‘글로벌 스타트업 게놈’ 통계, “서울, 세계 스타트업생태계 16위”
“ICT업계 등 창업률, 투자환경, R&D투자, 기술・지식 등은 우수한 편”
“낮은 생존율, IPO에 대한 높은 회수의존도, 시장규모 한계는 취약점”

사진은 '2022국제인공지능대전'에 출품한 스타트업들로서, 본문과는 직접 관련없음.
사진은 '2022국제인공지능대전'에 출품한 스타트업들로서, 본문과는 직접 관련없음.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우리나라의 스타트업들은 창업률은 높지만 생존율이 낮아서, 고용이나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오히려 미미하거나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내 IT업계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이 스타트업이란 점을 감안하며, 이에 대한 지속 가능한 대책이 시급한 셈이다. 최근 KDB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는 “생낮은 생존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혁신형 창업비중을 확대하고, 미래성장 분야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진단하며, 이에 국내 스타트업 현실을 비교, 분석한 KDB미래전략연구소는 일단 “스타트업생태계 국제비교에서 우리나라의 순위는 상승 중”이라고 밝혔다. 또 “국제비교를 통해 본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창업률, 투자환경, R&D투자, 기술・지식 등은 우수한 편이나, 창업기업의 낮은 생존율, IPO에 대한 높은 회수의존도, 시장규모의 한계 등이 취약점으로 평가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생태계는 세계 16위 수준이며, 글로벌혁신지수는 5위, 기업가정신지수는 6위에 올랐다. 특히 창업생태계 순위에서 서울은 지난 2020년 처음 30위권에 진입한 후, 2021년에는 전년 대비 4단계나 상승한 16위로 평가되었다. 또 ‘글로벌혁신지수’는 ‘200년 10위에서 2021년 5위로, 기업가정신지수는 2020년 9위에서 2021년 6위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통계의 출처인 ‘스타트업 게놈’에 따르면 서울은 아시아도시 중에서 베이징, 상하이, 도쿄에 이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위상의 서울의 창업생태계 가치(Ecosystem Value)는 54조원으로 평가되었다. ‘스타트업 게놈’이 매긴 세계 30대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중 1위는 미국 실리콘 밸리가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뉴욕, 런던, 베이징, 보스톤, LA, 텔아비브, 상하이, 도쿄, 시애틀이 10위권을 구성했다. 또 11위인 워싱턴 D.C에 이어 파리, 암스테르담, 토론토, 시카고, 서울, 스톡홀름, 중국 선전, 오스틴 등이 20위권, 샌디에고, 베를린, 벵갈루루, 시드니, 항저우, 애틀랜타, 덴버, 필라델피아, 벤쿠버, 솔트레이크 등이 30위권이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을 부문별로 보면 창업률과 창업의향은 높으나, 창업기업 생존율이 해외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또 창업률은 15.3%(2019년)로 OECD 31개국 중 두 번째로 높았고, 창업의향률은 25.9%(2020년)로 이스라엘, 미국, 독일, 영국 등 주요국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우리나라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은 32.1%(2019년)으로, 2015년 이후 개선되고 있으나, EU 등 해외와 비교하여 취약한 편이었다. EU 평균 5년 생존율은 44.6%(‘18년), 프랑스는 48.8%(‘19년), 독일 38.54%(‘19년)으로서, 그 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률이 낮을 경우 스타트업이 창출하는 고용의 질이 불안정해지고, 경제에미치는 혁신과 고용창출의 효과가 낮아진다는 점에서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게 KDB미래경제연구소의 진단이다.

금융환경면을 보면, GDP 대비 벤처투자 비중은 OECD 4위이며, IPO에 대한 회수의존도가

개선되는 등 양적·질적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보면 GDP 대비 벤처투자 비중은 0.16%(2020년)에 달해 OECD 31개국 중 4위를 차지한 것이다. 특히 연구소는 “그간 취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회수단계에서의 IPO 의존도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해외의 경우, M&A를 통한 회수건수가 IPO를 통한 회수건수의 약 10배 이상이나 된다”고 비교했다. 즉,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M&A를 통한 회수비중이 낮고, IPO를 통한 회수비중이 높은 편이다. 특히 2021년에는 매각을 통한 회수가 증가하며 IPO에 대한 의존도가 개선되었다는 해석이다.

또한 스타트업의 해외진출도 중요하지만, “해외인재나 해외 스타트업의 국내유입을 통해 생태계의 글로벌 개방성을 확보하는 지원이 병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곁들여졌다. 미국, 중국은 내수시장 규모가 충분히 크고, 유럽은 범국가 차원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자국 외 국가 대상의 비즈니스가 활발하다. 또한 동남아시아는 중산층이 확대되고, 모바일경제가 확산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내수시장의 한계로 글로벌화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견이다.

또 창업 후 이른바 ‘죽음의 계곡’(데스밸리)을 넘지 못하고 망하는 기업들도 많다. 최현희 연구위원은 이에 “스타트업의 데스밸리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나타나므로, 병목이 발생하지 않도록 성장 단계별로 지족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또 “국가전략기술 및 산업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정책금융의 설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므로, 정책금융의 적정규모와 민간투자 유도를 위해 정책 목적과 상업적 이익간의 균형을 어느 수준에서 맞출 것인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한편 OECD에 따르면, 창업 5년 이내의 초기기업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고용의 17%, 신규고용의 42%에 이른다. 전 세계 벤처펀드 연간 결성규모는 2011년 522억달러에서 2021년 2,133억달러로 1 년간 4.1배 증가하였다.

이번 스타트업생태계 국제비교 평가방식에서 ‘글로벌 창업생태계 순위’는 ‘Startup Genome’이 2012년부터 GSER(Global Startup Ecosystem Report) 보고서를 통해 도시별 창업생태계 경쟁력을 평가하여 발표한 것이다. 이는 전세계 스타트업 임원 1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한 것이며, 2021년의 조사대상은 100개국 275개 도시에 달했다.

또 ‘글로벌 혁신지수(Global Innovation Index)’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2007년부터 매년 유럽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 미국 코넬대와 함께 세계 130여개국의 경제혁신 역량을 측정해 발표하는 지수로서, 총7개 분야, 21개 항목, 81개 세부지표를 토대로 평가된다. ‘기업가정신지수(GEM National Entrepreneurship Context Index)’는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GEM)’가 발표하는 것으로 국가별 기업가정신 수준을 진단해 경제성장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데 목적이 있다. 전문가와 만18세~64세 일반 성인 대상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2021년 조사대상은 50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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