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AI 재난심리평가 모델’로 심리회복 플랫폼 개발
서울․수도권 유례없는 폭우와 인명피해 직후 발표된 내용에 “관심”

지난 9일 산사태로 인해 경기도 외곽의 한 도로변에 토사와 함께 쏟아진 물이 흘러넘치고 있다. 사진은 운전자가 자동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급히 찍은 것이다.
지난 9일 산사태로 인해 경기도 외곽의 한 도로변에 토사와 함께 쏟아진 물이 흘러넘치고 있다. 사진은 운전자가 자동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급히 찍은 것이다.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수도권에 100년 만의 폭우가 쏟아져, 숱한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초래했다. 이런 재난 상황을 겪고 나면 그 후유증은 일종의 ‘외상 후 트라우마’로 남아 두고두고 고통을 안겨준다. 때마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연구원’)이 AI기술을 접목한 외상 후 스트레스 평가와 치유를 위한 모델을 개발한다고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원은 11일 “재난을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국민을 위해 ‘재난유형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평가 방법 및 심리회복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진, 태풍, 전쟁, 화재, 건물 붕괴, 펜데믹 등 다양한 재난을 겪은 사람들의 심리회복을 위해 ICT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재난심리 평가 AI 모델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자연어 처리뿐만 아니라, 영상과 음성을 함께 분석하는 ‘멀티 모달’ 기반의 AI 모델도 개발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자체적으로 보유 중인 코버트(Kor-BERT) 언어모델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재난을 겪은 후의 심리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한다.

그렇게 되면 인간 상담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AI를 통해 누구나 쉽고 정확하게 본인의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 피상담자의 상태에 적합한 상담사를 매칭시켜 주고, 접근성 높은 원격 심리진단시스템도 구축한다. 이를 통해 “AI를 활용한 모니터링이 이뤄져 상담자의 회복 여부 및 적절하고 정교한 치유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에선 좀더 정교한 데이터 마이닝이 수반될 예정이다. 모델 성능을 높이기 위해 “기존 설문지 방식과 달리 국민의 접근이 쉽고 친근감을 줄 수 있도록 사람의 감정표현이 가능한 ‘디지털휴먼’을 활용해 데이터를 축적할 예정”이라는 연구원의 설명이다. 또 재난 심리전문가를 AI를 통해 매칭하고, 심리회복 상태를 평가해 수준 높은 ‘재난 심리회복 지원’시스템을 만든다. 또한 이를 원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AI 기반 ‘재난 심리회복 플랫폼’과 이를 위한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프로젝트의 공식적인 명칭은 ‘재난피해 복구 역량 강화 기술개발 사업’이다. 즉, 재난유형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평가히고 심리 회복을 도모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연구원은 “성인뿐만 아니라 아동, 청소년 등 다양한 연령대의 심리평가 도구가 될 것”이라며 “이는 국지적 재난뿐 아니라 펜데믹과 같은 전국 규모의 재난이 발생할 경우 효과적인 온라인 원격 지원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그 과정에서 한국트라우마연구교육원, ㈜솔트룩스이노베이션, ㈜트로닉스, (주)후트론, 광신대학교 컨소시엄과 협업을 할 계획이다. 또 AI 모델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광주광역시가 조성 중인‘국가 AI 데이터 센터’의 고성능 컴퓨팅 자원과 개발환경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이들 공동연구기관과 함께 ▲재난생존자와의 초기 신뢰 형성을 위한 감정표현 AI 디지털휴먼 ▲재난 심리회복지원플랫폼 ▲CRM 컨택센터 기술을 적용한 재난 심리 전문가형 원격대면 상담시스템 ▲재난회복탄력성적도 ▲재난 후 성장척도 등도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원은 또 기술개발과 더불어, 재난피해자들의 효과적인 심리회복을 위해 상용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계해 가상공간에서의 자조모임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에는 광주광역시와 협력하여 심리코칭 및 상담부스 운영 등 실증을 통해 인공지능 기반 재난 심리회복플랫폼의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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