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스마트폰 수요 감축 ․ 재고 증가에 주 4일 근무로 단축
타아응우옌 공장 노동자들 “월급 절반 줄어…감원 있을까 걱정”
베트남에서만 삼성 전체 출하량의 절반 생산, “베트남 경제에도 타격”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스마트폰 매출 감소로 인해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있는 대규모 스마트폰 공장의 생산량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로이터 통신이 ‘단독’이란 컷을 달고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삼성 공장이 위치한 베트남 북부 타이응우옌성에서 이런 분위기가 강하게 감지되고 있다. 이 지역은 삼성의 베트남 현지의 중심적인 기지라고 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은 베트남 정부를 인용,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삼성전자)가 이 나라에서만 자사 휴대폰 생산량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2개의 모바일 제조 거점이 있다”면서 “지난 2021년 기준으로 연간 약 2억 7천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한 삼성은 이 공장(타이 응우옌)에서만 연간 약 1억 대의 기기를 만들 수 있는 공정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세계적인 스마트폰 매출 감소로 인해 사정이 달라졌다는 소식이다. 28세의 공장 노동자인 팜 티 트엉은 “당분간 일주일에 3일만 일할 계획인데, 일부 라인은 6일 근무가 아닌 4일 근무로 조정되고 있으며, 물론 초과 근무는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라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그는 또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이맘때도 지금보다 생산활동이 활발했는데, 지금은 너무나 침체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이 베트남 공장의 생산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다른 제조기지로 생산을 이전하고 있는지 여부는 규명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한국과 인도에서도 전화기를 만든다.”고 생산 이전의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그러나 “삼성은 베트남에서 연간 생산 목표를 줄이는 것에 대해 사전에 논의한 바 없다”고 로이터 통신은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주 실적발표에서 “공급 차질이 대부분 해소됐으며 수요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심지어 한 자릿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 스마트폰 수요를 비교적 낙관했다. 나아가선 하반기 폴더블폰 판매가 과거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를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8월 10일에 가장 최신의 접이식들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장 밖에서 인터뷰한 12명의 근로자들은 거의 모두가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삼성에서 약 5년 동안 일해 온 트엉과 그녀의 친구들은 지금보다 더 크게 생산량을 줄인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트엉은 “물론 매년 6~7월경에 종종 비수기가 있지만, 그런 경우도 OT(연장시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할 뿐, 지금처럼 조업일수 자체가 줄어든 적은 없다”고 돌이켰다. 그녀는 또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재고량이 많고 새로운 주문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고 로이터에게 전했다.
그런 가운데 글로벌 리서치업체 가트너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소비지출 감소와 중국 내 판매량 급감으로 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 삼성은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자이자 수출국으로 스마트폰과 관련 부품을 대부분 베트남 북부 산업 거점인 타이응우옌과 박닌에서 생산하고 있다. 또 호찌민시의 냉장고와 세탁기 제조공장 등을 포함해 전국에 6개의 공장이 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180억 달러를 투자하여, 이 나라의 경제 성장에 힘을 실어주었다.”며 “삼성이라는 한 기업이 베트남 전체 수출의 5분의 1을 기여하고 있다.”고 베트남 현지에서의 삼성의 비중을 강조했다.
수도 하노이에서 약 65km 떨어진 타이 응우옌은 삼성의 현지 생산 거점이자, 약 10년 만에 한적한 농경지에서 활기찬 산업도시로 변모한 곳이다. 최근에는 샤오미를 포함한 중국 브랜드의 스마트폰도 생산하는 광활한 산업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삼성은 이곳에서 무료급식과 숙박을 포함한 후한 복지 혜택으로 수 만 명의 젊은 근로자들을 그 지역으로 끌어들였다. 그러나 지금에 와선 줄어든 노동 시간으로 인해 많은 직원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또 다른 노동자인 구옌 티 트오는 “4일만 일하고 남은 일주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냈기 때문에 지난 달 월급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아직 감원 이야기까지 나오진 않았다. 그러나 적잖은 노동자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초조해하는 분위기다. 삼성에서 일하는 한 익명의 노동자는 “감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현재의 세계 시장상황에 맞는 약간의 노동시간 단축이 있을 뿐이다”라고 희망섞인 전망을 했다. 그러면서 “저는 현재의 노동시간 감축이 오래 지속되지 않고 곧 정상적인 속도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간절함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