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SS시장 급성장 계기, LG엔솔 등 국내 배터리 3사 맹렬한 시장 공략
“中 CATL, BYD 등 따돌릴 기회”로 판단, LG엔솔 “세계 배터리 시장 패권” 겨냥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미국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이를 선점하여 세계 배터리 시장을 석권하려는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중국 CATL 등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배터리 3사는 자체적으로 ESS를 구축하는 등 단순한 배터리 공급을 뛰어넘는 적극적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ESS시장은 탄소중립 정책과 맞물리며 가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2050년에는 탄소 중립을 완전히 달성하면서, 재생에너지 총량을 늘리기 위한 ESS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탄소중립에 걸맞게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즉 태양광이나 풍력, 조력 등은 기상이나 기후 여건에 의해 에너지 생산량의 기복이 심할 수도 있다. 그렇다보면 자연히 에너지 생산 주기가 불규칙하고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
이를 메꾸고 보완하기 위해선 그런 공백을 메우는 이른바 ‘부하 추종 용량 자원’이 필요하다. 이에 ESS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장분석기관인 IRS글로벌과 신한금융투자 등의 분석에 따르면 부하 추종 자원 중 ESS는 방전시간 2시간을 기준으로 234GW(기가와트)이며, 방전 시간이 7시간일 때 1638GWh(기가와트시)에 달한다. 이는 ESS 방전 시간이 현재는 2시간 정도지만 나중에 기술이 더 발달하면 4~10시간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평균 7시간으로 전망한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는 최근 시판되고 있는 배터리 전기자동차(BEV)로 환산하면 약 2600만 대에 필적하는 에너지”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가장 적극적으로 ESS사업을 가속화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기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하는 한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등 신제품 개발과, SI(시스템 통합) 역량 강화 등을 공표하기도 했다. 그래서 “2024년에는 미국 현지 공장의 생산 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본격적으로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이는 특히 CATL, BYD 등 중국의 EV 배터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배터리 기업들에 맞서,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는 데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그 동안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구축해온 위상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회사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배터리 사용량 조사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 배터리 시장 전체에서는 중국 CATL을 제치고 2위가 되었다. 또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합병 공장의 설립 등에선 1위를 노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특히 지난 2월에 미국 SI 전문 기업 NEC 에너지 솔루션의 지분 100%를 매수한 적이 있다. “단순한 배터리 공급을 뛰어넘어 대규모 ESS를 직접 구축하고 사후 관리하는 사업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는게 IRS글로벌의 얘기다. 또 미 현지의 미 육군 기지에 ESS를 공급하는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SDI도 이에 뒤질세라 ESS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주 전력용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ESS 공급을 늘리고 있고, 지난 2분기의 판매가 지난해 4분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이미 2021년에 미국 ESS 기업 IHI 테라선 솔루션과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에 협력하기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업계 자료에 의하면 이 회사는 전 세계 ESS 중에서 80~90%는 북미에 건설할 예정이며, 특히 IHI 테라선 솔루션과의 협업을 통해 관련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