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나 챗봇 너머, 사회적 수준의 근본적, 체계적인 변화 견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분석 보고서, “연말경 완성, 전 국민에 배포”
‘개방성, 상호운용성, 기술중립성, 서비스결합성’ 등 4가지 원칙 선언
“국민이 공정한 데이터 소유권자, 데이터 접근에 대한 제어 권한 부여”
핀란드 국민 요구에 기반한 운영 모델이 목표…“자국민 행복 구현”

핀란드 헬싱키 반타 공항의 삼성전자 스마트 LED 사이니지.(사진=삼성전자)
핀란드 헬싱키 반타 공항의 삼성전자 스마트 LED 사이니지.(사진=삼성전자)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정책기획팀이 14일 공개한 ‘핀란드, AI를 활용한 사람 중심 사회 실현-오로라AI 프로그램’이 관심을 끌고 있다. 흔히 인공지능의 폐해와 이로 인한 인간 소외 등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EU 등에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별도의 ‘인공지능 윤리’ 관련 제도나 입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디지털 강소국으로 알려진 핀란드가 ‘AI를 활용한 사람 중심사회’의 카테고리에서 구축하고 있는 ‘오로라AI 프로그램’은 특히 디지털 기술의 명과 암이 교차하는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을 만하다는 평가다.

핀란드는 진작부터 AI‧스마트시티 분야에서 자국민의 ‘인간 행복’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해왔다. 인간과 기계의 대립을 우려하는 현실과는 전혀 맥락이 다른 접근이다. 특히 “미국이나 중국과의 경쟁이 아니라, AI를 국민이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은 둔다”고 함으로써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있다. 그 실천 정책으로 내세운 것이 이른바 ‘오로라AI’다. 이는 “AI 분야 최고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라는게 핀란드 정부의 표현이다.

‘오로라 AI’는 핀란드 정부가 “국민 삶의 편리성 향상, 일하는 방식의 혁신,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을 위해 국가 인공지능(AI) 전략을 추진한다”는 모토하에 금년 말까지 이를 완성해서 전국민에게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즉 “모든 핀란드인이 AI로 비롯된 혁신적 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AI로 인해 변화된 노동시장의 지식‧기술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핀란드를 AI 활용의 세계 최고 국가 중 하나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정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정책기획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로라AI는 기술이나 챗봇에 관한 것이 아니고, 사회적 수준에서의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변화에 관한 것이다. 공공‧민간이 협력해 국민 삶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쉽고 편리하게 해결하도록 돕는 사람 중심 사회를 실현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표다. “그 핵심은 삶의 이벤트에 맞춰 능동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가 서로를 찾도록 지원한다.”면서 “다양한 삶의 상황과 사건에 처한 국민을 적시에 지원하기 위해 개별 제공되는 서비스를 원활히 연계하도록 운영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전한다.

오로라AI는 또 핀란드 국민 요구에 기반한 운영 모델을 구현하는 것으로, 국민과 기업이 적시에 윤리적으로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AI기술을 활용하게 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특히 오로라AI는 개인 생애주기에서 특정 타이밍에 발생하는 이벤트 요구에 맞춰 AI 어시스턴트가 개인화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정의된다. 강화 학습과 장기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특정 사용자 그룹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식별하고, 우선순위를 부여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현재 가족 구성원의 변화(결혼·출산 등), 취업 기회 확대, 이사 등 세 가지 구체적인 ‘생애 이벤트 시나리오’별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시범 운용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국민을 공정한 데이터 소유권자 위치에 놓고 누가 어떤 조건으로 개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제어 권한을 부여한다”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개인은 데이터를 직접 생성하면서, 데이터 컨트롤러에서 사용 가능한 디지털 서비스 형식으로 접근이 가능하게 한다”고 천명했다.

‘오로라 AI’는 또 개인 생애 이벤트 전환을 자동으로 지원하는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AI 솔루션을 활용하고, 개인 맞춤화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국민 개인의 데이터, 즉 마이데이터나, 스마트 건강 장치를 통한 수집된 데이터 등과, 인구 수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또 기관별로 분산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주고, 공공‧민간‧제3섹터가 협력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연계시킨다. “예컨대 이직(移職)과 같은 특정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별도의 실업 기간 없이 다른 직업으로 바로 전환할 수 있도록 공공‧민간기관이 협업해 지원한다”는 것이다.

현재 핀란드 정부는 연말까지 오로라AI를 구축하기 위해 공공‧민간의 긴밀한 협력 모델을 작동시키고 있다. 즉 기업의 디지털화와 AI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공공과 민간의 긴밀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기업 혁신 활동에 투자를 확대하고, 효율적 민관 협력 모델을 구축하며, 비즈니스 분야의 전문성과 역량 개발을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공공·민간기관 간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 지능형 배포채널을 제공하여 여러 공공서비스를 자동으로 상호 연결하는 서비스 인프라도 구축”하는 한편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 기업, 협회 등에서 자체 서비스를 공유하여 모든 국민에게 시기적절한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게 한다”고 전했다.

이에 다르면 오로라 AI 네트워크는 4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먼저 ‘개방성’이다. 이는 모든 공공·민간기관은 오로라AI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자체 서비스 연결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다음은 ‘상호운용성’이다. 즉 모든 디지털 및 비디지털 서비스에 단일화된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술중립성’을 통해 오로라 AI 네트워크 내에서는 구현 기술의 제한이 없도록 했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플랫폼에서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서비스 결합’을 통해 웹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기관 간 경계를 허물고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맞춤형 패키지에 서비스를 자동으로 결합시키도록 했다.

누구나 오로라AI 네트워크에 연결된 앱을 통해 관련된 서비스 패키지를 검색하고 제안받는 방식으로 서비스 창구를 일원화한 것도 특징이다. 이같은 오로라AI 네트워크는 ‘핵심구성 요소’와 ‘네트워크 서비스의 참조 구현’ 등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개발 중이며, 2022년 말에 개방되어 배포될 예정이다.

그 중 핵심 구성요소의 경우, 오로라AI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서비스 간 자동 구성 및 상호 작용이 가능토록 구성했다. 즉 오로라 API는 오로라AI 네트워크 서비스 간의 기술적, 의미론적(semantic)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개방형 인터페이스로서, 데이터 이동성을 촉진하고, 서비스 검색 가능성을 높이며, 서비스 간 기능 공유 촉진 등으로 기관 간 경계를 허무는 것이 목표다.

서비스 디렉토리는 서비스에 대한 설명과 기타 필수정보를 기계가 판독 가능한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 목록이다. 이는 데이터 저장장치를 분산하여 개별 서비스 내에서 구현되는 익명의 디지털 ID를 제공하는 등 프로필을 관리한다. 데이터는 중앙 저장소에 수집되지 않고 개별 조직에서도 관리되지 않으며 유출되어도 철저하게 익명의 상태가 유지되는 형태로 관리한다. 또 개인의 선호도나, 이용자 속성 및 과거 데이터에 따라 추천 엔진은 최상의 서비스 조합을 이용자에게 제안한다.

다음으로 ‘네트워크 서비스의 참조 구현’ 요소의 경우, 개발자에게 서비스 참조 프레임 또는 모델을 제공하며, ‘참조 구현’은 그대로 사용하거나 필요에 맞게 수정할 수 있게 했다. ‘참조 구현’은 하드웨어 혹은 소프트웨어 구현을 돕기 위해 제공하는 샘플 프로그램이다.

오로라AI 챗봇은 서비스 검색을 지원하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다. 이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오픈소스 형태의 솔루션으로 제공되며 개발자가 자체 콘텐츠나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한다. 생애주기 서비스도 특징이다. 이는 ‘어떻게 지내시나요?(How am I doing?)’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가 처한 상황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군을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하여 이용자의 목표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인공지능 기반 인간중심의 활동으로 전환하되, 기관에서 필요한 참조틀, 툴킷, 구현 예시 등을 개발하여 제공한다.

우선 인공지능 기반 인간중심의 활동으로 전환하기 위한 참조틀이 눈길을 끈다. 이는 전략, 서비스, 자원분배, 정보관리 등을 포함한 주요 관점과 상호의존성을 기반으로 인간중심의 AI 기반 활동으로의 전환에 대한 큰 그림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 인공지능 기반 인간중심의 활동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툴킷도 있다. 이는 공공기관이 구체적으로 활동을 바꾸고 인공지능 기반 인간 중심 사회로 전환하는데 도움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복지 관련 상황인식이나, 특정 대상군에 대한 미래 전망, 개인 복지관리를 위한 툴, 윤리 툴 등이 툴킷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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