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가장 병이 많은 곳에 가야한다”
중외학술복지재단 제정, ‘제10회 성천상’ 수상
“20여 년 동안 노숙인 위한 희생과 봉사의 삶”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의사란 모름지기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곁에 있어야 합니다.”
평소 투철한 의료인으로서 신념을 지켜온 인물로 잘 알려진 최영아 서울시립서북병원 내과전문의(52세)가 JW그룹의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이 제정한 제10회 성천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성천상은 JW중외제약 창업자인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려, 사회에 귀감이 되는 참 의료인을 발굴하기 위해 2012년 제정되었다. 최 전문의는 평소 “의사는 가장 병이 많은 곳에 가야한다”면서 대학병원의 교수직 제의도 사양하고 20여 년간 노숙인들을 위한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면서 생명존중의 정신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성천상을 받게 됐다.
1989년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한 최 전문의는 “예과 2학년 무료급식 봉사활동에서 길가에 주저앉아 폭우 속 빗물섞인 밥을 먹는 노숙인들을 목격하곤, 앞으로 이들을 위해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돌이켰다.
의료봉사를 꾸준히 이어가던 그는 2001년 내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현재까지 20년 넘게 노숙인 치료의 여정에 나섰다. 2002년 ‘밥퍼 목사’로 알려진 최일도 목사와 함께 ‘다일천사병원’을 세우고 의무원장을 맡았다.
최 전문의는 다일천사병원 이후에도 노숙인, 독거노인 등 의료취약계층을 위해 자선병원, 비영리법인 설립에도 앞장섰다.
2004년부터는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있는 ‘요셉의원’에서 자원봉사 의사로 근무했다. 그는 “당시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일이 건강을 지키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2009년에는 노숙인 지원 사업을 하는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내에 ‘다시서기의원’을 설립하고 여성 노숙인 쉼터인 ‘마더하우스’를 만들었다”고 지난 봉사의 삶을 회고했다.
최 전문의는 2014년 자선병원 도티기념병원 내과 과장을 거쳐, 2017년부터는 공공의료기관인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노숙인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성낙 성천상위원회 위원장은 “최영아 전문의가 안정된 생활을 선택하는 대신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노숙인들을 위해 평생 인술을 펼쳐왔다는 점이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과 부합된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9월 21일 JW중외제약 본사(서울 서초동)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은 1945년 조선중외제약소(현 JW중외제약)를 창업한 뒤 ‘국민 건강에 필요한 의약품이라면 반드시 생산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회사를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