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아이템으로 악용, 기업 이미지와 맞지 않는 거래로 이미지 훼손”
저가 브랜드의 경우 NFT 판매 부진일 경우 ‘브랜드 가치에 치명적“
“NFT 보유자와의 관계나, 브랜드 평판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사진은 NFT이미지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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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나이키와 프라다 등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들의 NFT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유명 브랜드 프라다가 이른바 타임 캡슐 컬렉션(Time Capsule Collection)의 일환으로 NFT를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타입 캡슐 컬렉션은 한정판 패션 아이템을 선착순으로 발매하는 이벤트다.

그러나 이를 둔 우려의 시각도 날로 커지고 있다. 자칫 실물 명품을 NFT화한 나머지, 기업 이미지나 브랜드 가치를 실추시킬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다. 시장분석기관 스트라베이스는 최근 이런 국내외 동향을 분석하면서, “전통 브랜드들이 NFT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불안정한 가상자산의 특성상 투기 아이템으로 이용되거나 기업 이미지와 배치되는 NFT 사업 전략 등으로 인해 브랜드 평판이 훼손될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업계의 NFT시장 진출은 이제 하나의 ‘붐’을 형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이키는 이미 NFT 운동화를 출시한지 오래다. 이미 패션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NFT 시장에 진출해 나름의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등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다. 나이키는 2021년 말 NFT 스튜디오 ‘RTFKT’를 인수한 이후 ‘Mnlth’라는 명칭의 NFT를 공개했다. 또 지난 4월엔 패션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운동화인 ‘RTFKT x Nike Dunk Genesis CryptoKics’를 선보였다. 이는 메타버스에서 사용 가능한 디지털 웨어러블 아이템이다.

스트라베이스에 따르면 최근 프라다 역시 NFT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프라다는 자사 제품을 한정판으로 선보이는 ‘타임 캡슐 컬렉션’을 매월 선착순으로 24시간 동안만 판매하는 이벤트를 실시해왔다. 그래서 6월 에디션에서는 처음으로 100장만 제작된 흑백 버튼다운 셔츠와 함께 NFT를 함께 제공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컬렉션에 포함된 NFT는 프라다가 한정판 이벤트 홍보에 사용하는 흑백 캡슐의 ‘GIF’ 이미지로 만들어진 것이다. 종전의 에디션(Edition)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도 제공되어 더욱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처럼 금년 들어 NFT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것은 나이기, 프라다뿐 아니라, 패션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앞서 나이키는 NFT 디지털 스니커즈를 출시한 데 이어, 구찌도 AC 밀란 등 스포츠 클럽이나, 실물보다 더 비싼 가격의 디지털 가방을 NFT로 출시해 관심을 모았다. 이미 스포츠 분야에서는 NBA와 NFT 등의 스포츠 협회들이 유명 선수나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한 영상이나, 선수들의 싸인이 새겨진 의류 등을 NFT 카드로 제작한 바 있다.

또 다른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 역시 ‘포트나이트’ 게임 플레이어들에게 NFT 액세서리 콜렉션을 제공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들은 이러한 NFT를 사용자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메타는 자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사용자들이 NFT를 생성해 자신의 SNS 프로필에 전시할 수 있는 기능을 곧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파이도 이와 비슷한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티스트와 음반사들의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에 대해 “NFT 사업 진출로 인해 오히려 브랜드에 대한 평판이 떨어질 우려도 고려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앞서 언급되었듯이, 그런 우려의 가장 큰 요인은 NFT시장의 기반이 되는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정성 때문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그야말로 예측 불가한 오르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최근엔 가격과 거래량은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실제로 스페인의 ‘리얼 마드리드(Real Madrid)’와 같은 유명 스포츠클럽들은 관련 NFT를 보유한 팬들의 재정상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스트라베이스는 또 “팬들이 마치 투기를 하듯, NFT를 사고 팔면서 명문으로서 ‘품위’를 고수해온 클럽의 명성를 위협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면서 “심지어는 브랜드 자산의 통제권을 미지의 제3자에게 넘기는 셈이 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러면서 ‘자연’을 중시하는 이미지로 메이크업된 파타고니아(Patagonia)와 같은 패션 브랜드를 비유했다. “만약 화석 연료에 투자하는 사업가가 파타고니아의 NFT를 보유하고 있다고 떠들며 자랑할 경우, 고객들은 해당 브랜드에 대해 갖고있던 이미지와 괴리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그렇게 되면 브랜드가 생명인 명품 패션으로선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프라다나 구찌처럼 희소성을 가진 브랜드가 아닐 경우, NFT가 오히려 실물 상품의 판매를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 프리마크(Primark)와 같은 염가 소매품일 경우는 역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NFT를 출시하더라도 구매자들이 적어서 많이 팔리지 않을 경우, 오히려 브랜드 평판이 크게 실추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NFT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NFT 보유자와의 관계나, 브랜드 평판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거나, “만약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고객을 위한 가치 생성보다 그저 NFT 판매에 집중하다간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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