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학습에 엄청난 비용, 3나노 반도체 공정 설계엔 6억달러 추산
가트너 ‘28.2% 성장률’ 예상…“국가적 지원, 지속적 투자가 중요”

사진은 뉴로반도체.
사진은 뉴로반도체.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AI 반도체는 통신기기나 컴퓨터를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첨단 ICT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AI기술이 한층 활발하게 이용되기 위해선 AI 반도체의 발전이 그 관건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를 설계, 개발하는데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를 감당할 만한 수준의 글로벌 기업이나 국가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GPU나,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s), 뉴로모픽 등 다양한 아키텍처의 필수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를 위한 AI기술을 개발하고, 초미세공정의 반도체를 설계하는 데엔 엄청난 비용과 함께 전력이 소보될 수 밖에 없다.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최재호 연구원은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특히 학습을 위한 소비전력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이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특히 지난해 열린 ‘삼성 AI포럼’에서 전문가들은 “단순한 자연어 처리를 위한 GPT-37(Graphics Processing Unit) 모델의 경우 한번 학습에 약 1.3기가와트시(GWh)를 소비한다.”면서 “이는 한국 전체에서 약 1분간 소비하는 전력량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 드는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AI 반도체의 경우는 그 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든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의 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이들 전문가들에 의하면 특히 초미세공정 반도체 설계에는 EDA 등 SW 라이선스 비용이나, 반도체 설계자산(IP) 비용이 크게 증가해 기업들에게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실제로 언론보도에 의하면 시장조사업체 IBS는 28나노 공정을 설계하는데 드는 비용은 4천만 달러 수준인데 비해, 3나노 공정설계비용은 최대 5억 9천만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시제품을 개발하는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 비용도 최선단 공정의 경우 20~40억원 수준에 달한다. 이는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큰 부담아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KDB미래전략연구소의 최 연구원은 “그럼에도 빅테크나 스타트업 업체들이 앞다퉈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첨단공정의 반도체 개발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AI 반도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아마존은 AI 가속기 ‘인페렌시아(Inferentia)’를 자체 개발, 사용 중이다. 구글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자체 개발해 활용 중이다. 이 외에 미국과 영국의 여러 팹리스 스타트업들도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에서 독립한 사피온코리아가 AI 반도체 ‘SAPEON’을 개발하고 있고, 퓨리오사 에이아이는 ‘Warboy’를 개발해 상업화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건은 역시 하드웨어 성능 못지 않은 소프트웨어 기술과 전력소모 절감 여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그래픽 엔진으로 출발한 엔비디아의 GPU는 이를 위한 별도의 효율적인 개발환경인 쿠다(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 CUDA)를 개발, 활용하고 있다. 또 구글도 유명한 개발환경인 텐서플로(TensorFlow)를 활용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가트너는 AI 반도체 시장규모가 2019년엔 134억9천만 달러였으나, 2025년에는 767억7천만달러로 증가하면서 연평균 28.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22년에는 444억4천만달러 규모로서, 2021년보다 23.7%나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반도체의 응용분야는 통신기기(63.5%), 컴퓨터(26.1%) 분야가 약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동차, 가전 등이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AI 반도체 중에서 GPU는 동시 계산 요구량이 많은 그래픽 영상 처리를 위해 고안된 병렬처리 기반 반도체다. 수천 개의 코어가 탑재되어 대규모 데이터 연산 처리를 할때 CPU보다 성능이 우수하다. FPGA는 회로 변경이 불가능한 일반 반도체와 달리, 용도에 맞게 회로를재구성할 수 있는 반도체다. 활용 목적에 따라 유연성이 높은 점이 특징이다. ASIC은 특정 용도를 위해 제작된 주문형 반도체로, 가장 속도가 빠르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 이에 비해 뉴로모픽 반도체는 기존 반도체 구조가 아닌 인간의 뇌(뉴런시냅스 구조)를 모방하여 연산처리, 저장, 통신 기능을 융합한 가장 진화된 형태의 반도체라고 할 수 있다.

<자료 : Weekly KDB Report 등>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