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최근 ‘주가 하락 행진’
“그럼에도 ‘압도적 시장 지배력’과 기술력으로 독보적 수익 창출 건재 과시”
일부 시장 불투명 요인 불고, “고용․임금 늘리고, 신사업과 신규투자 늘려가”

사진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메타 본사 앞의 대형 로고 간판.
사진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메타 본사 앞의 대형 로고 간판.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지난 20일자 ‘뉴욕타임즈’는 “월스트리트에서 빅테크가 무너지고 있다”고 썼다. 그러나 “그들(빅테크)에게는 ‘좋은 시간’이다.”라고 했다. 사뭇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메타(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은 최근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기록함에도 불구하고, “

평소처럼 현금이 넘쳐나다보니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힘과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하락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오히려 더 ‘호시절’을 누리고 있다는 비아냥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과 구글의 모기업들은 올해 들어 영국의 연간 국내총생산에 해당하는 2조 7천억 달러의 가치를 주식시장에서 잃어버렸다. 그렇다면 그야말로 ‘비상’이 걸릴 법도 하다. 그러나 이들이 요즘 취하고 있는 경영 방침은 전혀 그와는 반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의 보너스를 두 배로 늘렸고, 구글은 더 많은 엔지니어를 고용하기로 약속했으며, 애플은 최고 20만 달러의 보너스를 사내 브레인들에게 지급한 바 있다.

증시와 경제 전문가들은 “증시에서의 고전에도 불구하고, 이들 거대 기술기업들이 ‘평상의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오히려 이들은 각자의 시장 영역에서 우월적 지위를 한층 더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힐 정도다. 이들 빅테크들은 여전히 소셜 미디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자 상거래, 클라우드 컴퓨팅, 검색창 등의 영역처럼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들에 대한 강력한 장악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 바람에 월마트나 타겟과 같은 다른 대기업들이 이들에게 밀려 고전하고 있고, 자신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현상이다. 그 결과 “그런 사한 분야에서의 공고한 그들의 지배력은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고통에서도 예외가 될 것”이라는게 ‘뉴욕타임즈’의 분석이다.

한편 20일 현재 S&P500 지수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고, 오후 늦게 상승세로 돌아섰다. 해당 지수는 7주 연속 하락한 3%의 하락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오랜 기간의 손실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이같은 주식시장의 흐름은 이들 빅테크와는 별개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앞으로 몇 달 안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아마존은 지난 몇 년 동안 구가했던 성장세에는 다소 못미치더라도, 더욱 고용을 늘리고, 더 많은 기업을 사들이며,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그들만의 호황을 누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보니 런던의 투자자문회사 아레트 리서치의 설립자인 리터드 크레이머는 “빅테크들은 ‘경제상황은 잊어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대신에 현금이 넘쳐나면서, 그들은 얼마든지 (침체 국면의) 적절한 틈새를 통해 투자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즈’에 밝혔다.

예를 들어 애플은 3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애플은 상장한지 40년이 지난 2018년 시장가치가 1조 달러에 달했다. 지금에 와선 그 세 배의 가치가 있다.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들의 행보는 또다른 기술 기업들과도 대비된다. 즉, 우버 등 채산성이 떨어지는 기업의 주가가 45% 하락했고, 펠로톤도 58% 하락하면서 최고 경영진이 감원이나 정리해고를 검토하게 된 것이다. 벤처 캐피털 자금 조달이 둔화되면서 수많은 스타트업들도 인력을 정리하고 있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이들 빅테크들은 최근 ‘군침’을 흘리고 있다. 리서치 전문회사인 번스타인의 기술 분석가 토니 사코나기는 “연방무역위원회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스타트업 등에 대한) 인수 움직임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대형 거래는 어려울 수 있지만 새로운 기술자나 엔지니어를 위한 소규모 인수 거래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데이터 업체인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동안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010년까지 100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했다. 애플의 칩 회사 P.A. 인수를 포함하여, 그러한 거래들 중 일부는 오늘날 빅테크 사업이 핵심이 되었다. 또 애플의 새로운 노트북 프로세서 개발에 기여한 세미, 그리고 구글의 모바일 광고 사업 창출을 도운 애드몹(AdMob)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의 슬론 경영대학원 부학장인 마이클 쿠스마노 등 전문가들은 “큰 것은 더 커질 것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질 것”이라며 “이는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런 평가에 대한 이견도 있다. 즉 경제가 계속 악화되고 소비자들이 그들의 지출을 훨씬 더 줄인다면 빅테크들의 계획은 항상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빅테크 중 어떤 회사들은 다른 회사들보다 더 취약하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플랫폼은 사업이 장기 도전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최근 실적은 동종 업체보다 나쁠 수 밖에 없다. 틱톡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용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정책 변화로 인해 광고 개인화 능력이 저해되면서 수익 하락을 기록했다.

메타의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일부 역할에 대해 ‘임시 고용 동결’을 시행함으로써 대응했다. 최근 직원들과의 전체 회의에서 직원들은 “해고가 뒤따를 것”인지 물었다. 대변인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회사의 현재 계획에는 감원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 않다”면서 “대신 그는 회사가 지출을 줄이고 성장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도 지난달 실망스러운 실적을 올리자 직원들에게 비슷한 신호를 보냈다. 투자 분석가들과의 통화에서, 아마존의 재무 책임자인 브라이언 올사프스키는 “아마존이 팬데믹 주문에 발맞추기 위해 창고와 직원들에 대한 비용 지출을 두 배로 늘렸다”면서 “그러나 사람들이 직장과 여행으로 돌아가면서 아마존으로부터의 구매량을 줄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아마존은 필요한 숫자보다 더 많은 직원과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좋은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 웹 서비스, 즉 A.W.S.는 계속해서 이익을 내고 있다. 이에 회사는 데이터 센터에 대한 지출을 늘림으로써 향후 몇 개월 동안 더 큰 성과를 올릴 계획이다. 또한 회사 직원의 기본 보상 한도를 16만 달러에서 35만 달러로 올리기로 약속했다. 이는 38개의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려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한 인공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또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아마존은 지난 3월 말 부채를 제외한 현금 규모가 3000억달러에 육박했다고 기술연구 전문 투자회사 룹벤처스가 ‘뉴욕타임즈’에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현금 보유고는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가속화된 주식 매입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면서 “그렇게 하는 것은 그 회사들의 주당 수익을 증가시키고,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전달하며, 그들의 회사가 월스트리트가 인정하려고 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다는 것을 시장에 알리는 ‘신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빅테크는 애초 ‘코로나19’의 와중에 집에 격리된 사람들이 디지털 세계에 더욱 몰두하는 바람에 크게 도약했다. 아마존의 경우 손 세정제부터 인스턴트 포트까지 모든 것에 대한 고객 주문이 급증했다. 오프라인 매장까지도 온라인 판매로 전환했고 구글과 페이스북 광고를 늘렸다. 원격근무자들이나 원격 수업을 하는 학생들은 새로운 아이폰, 아이패드, 맥에 돈을 쏟아부었다.

역시 기술 대기업인 마이크로소프도 이런 경제 불안의 시기와는 걸맞지 않은 시도를 하고 있다. 즉, 직원들의 급여를 줄이고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700억 달러에 달하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게임 제국’을 위해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슷한 행티가 구글과 애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알파벳 자회사인 구글은 “최근 성과 검토 과정을 전면 개편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또한 성장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에 대한 지출을 늘릴 계획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평소부터 “경기침체 속에서도 애플이 미래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오랜 철학을 갖고 있다. 그 바람에 지난 금융위기 동안 직원을 두 배 이상 늘렸고 매출은 거의 세 배가 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일부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에 대한 보너스가 20만 달러나 증가했다고 한다. 애플의 전 최고 경영자로서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시스코 시스템즈를 이끌었던 존 챔버스는 “시스코 시스템즈의 강력한 사업과 막대한 자금력 덕분에 소규모 경쟁사들로선 비현실적으로 여겨지는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그렇다고 이들 빅테크의 앞날이 마냥 장밋빛으로 여겨지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의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 오토모티브의 경우, 주가가 65% 이상 폭락해 76억 달러의 액면가 손실을 냈다. 또한 “애플의 서비스 상품 매출은 마케팅 자금을 벤처 캐피털 펀딩에 의존하는 앱 개발자들의 광고 둔화로 인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애널리스크들의 분석이다. 그리고 애플의 클라우드 고객들인 스타트업들은 자신들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면밀히 살펴 감축의 여지가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의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는게 애널리스트들고 클라우드 임원들의 얘기다.

또한 눈앞에 닥친 법적, 제도적 규제는 빅테크들의 앞날에 드리우는 먹구름으로 받아들여진다. 곧 입법화될 유럽의 ‘디지털 시장법’은 기술 플랫폼의 개방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구글을 아이폰의 디폴트 검색 엔진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그로 인해 애플이 알파벳으로부터 거둬들이는 약 190억 달러가 사라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애플의 세전 이익의 3%가 날아가 버린다.

그러나 현재 빅테크들은 법정에서 이 법에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며, 잠재적으로 수년 동안 이 법안을 동결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에 애널리스트들은 “빅테크가 더 강력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로선 당국의 그 어떤 조치도 전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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