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직원들 강력 저항에 주3일 출근 방침 연기, “사실상 철회”
테크기업들 출근 여부 둘러싸고 갈등, 전문가들 “이미 오프라인 근무 시대는 끝”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코로나 19’로 인한 원격 재택근무에서 다사 사무실 복귀를 택하면서 직장인들의 피로감과 거부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던 각국 테크기업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들 빅테크는 이미 재택근무에 숙달된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를 명령하면서 큰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이런 최근의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 4월 11일 이후 직원들에게 주 2회 근무를 명령하고, 5월 23일부터는 주 3일 이상 근무할 것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직원들의 반발과 함께 퇴사가 줄을 잇는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면서 지난 17일 회사측은 주3일 근무 계획을 무기한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겉으론 ‘연기’이지만, 사실은 철회인 셈이다.
그 동안 원격근무를 줄이고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하던 직원들 중에선 아예 회사를 그만 두는가 하면, 그 빈자리를 채울 만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도 매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코로나’ 이전의 오프라인 출퇴근 제도에 대한 직장인들의 거대한 저항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애플은 그런 부작용과 갈등이 가장 극명하게 표출된 기업이다. IT업계 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개방적인 분위기의) 애플 같은 회사는 직원들이 각기 다른 위치에서 일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지난 2년 동안 원격근무를 하면서 오히려 부가가치를 높여왔다.”며 회사 복귀에 저항하는 직원들의 편을 들고 있다. 실리콘밸리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사측은 직원들을 다시 회사 건물로 돌아오게 하는 바람에 스스로 수렁에 빠지고 있다.”고 평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애플 직원들의 반발과 저항은 매우 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 머신러닝 팀의 팀장급 고급 인재들까지 회사의 일방적인 사무실 복귀 전환 지시에 반발하며 사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현지 IT업계 안팎에선 오히려 원격근무가 더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재택근무 초기에는 IT 인프라를 설치하기 위해 일시적인 고정 비용만 들었을 뿐”이라며 “회의나 출퇴근 시간 등 시간 낭비가 줄어들었고,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쉬면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는 것이다. 원격근무는 이처럼 큰 비용이 들지도 않고 일의 효율성도 오히려 높여준다는 얘기다.
그래서 필수 요원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재택근무에 오히려 최적화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지난달 11일 직원들에게 주 1회 사무실 출근을 지시한 데 이어 이달 2일부터 주 2회, 오는 23일부터는 주 3회 출근을 지시했다. 이에 많은 직원들이 반발하며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네거티브 출근 제도’를 주장하기도 했다. 즉 원칙적으로 출근을 해선 안되도록 규칙을 정하고, 만약 부득이하게 출근을 해야 할 경우엔 회사나 관리자와 상담, 허락을 받도록 한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에서 직원들이 집단 반발하게 되자, 애플은 할 수 없이 17일부터 출근 의무화 방침을 철회하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언제 완전히 종식될지도 모르지만, 설사 코로나가 종식된 후라도 이미 완전한 대면 근무나 출근 문화는 서서히 사라질 수도 있다”면서 원격 재택근무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