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애플페이’ 불공정 행위 끈질긴 비판, EU에 이의제기
유럽위원회 애플 상대 반독점 소송, “페이팔의 집요한 공격 주효”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최근 EU가 애플에 대한 반독점 소송 등 제재의 고삐를 죄고 있는데, 그 이면에는 동종 업계 경쟁자인 페이팔(페이팔 홀딩스)의 치열한 반격과 이의 제기 등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페이팔의 이간질’이 먹혀들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은 “페이팔은 애플의 모바일 결제수단 ‘애플페이’(Apple payment) 지불에 대한 EU 반독점 소송에 박차를 가하는 데 일조했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간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페이팔이 끈질기게 유럽위원회에 우려를 제기함으로써 애플과 아이폰 결제 시스템에 대한 공식적인 반독점 제소를 촉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바람에 유럽의 규제 당국은 2일 “애플이 모바일 결제 통제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소위 말하는 이의제기로 애플을 공격했다.
그 핵심은 애플의 자체 결제 수단인 애플 페이에 모든 결제 방식을 묶어놓는 것이다. 즉 “다른 경쟁 결제 플랫폼들도 사용자들이 결제 수단으로 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아이폰의 ‘탭 투 페이’ 기능을 통해 오로지 자체 애플 페이 서비스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도록 예약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놓았다”는게 비판의 핵심이다.
특히 경쟁사인 페이팔은 가장 극렬하게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자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팔은 유럽위원회에 공식․비공식적인 불만을 제기하는 한편, 다른 어떤 온라인 결제 업체보다도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며 공개적인 비판을 해왔다. 비록 세계적인 빅테크인 애플이라 할지라도 EU 당국의 규제 1순위가 되지 않을 수 없도록 ‘충동질’을 해왔다는 것이다.
다른 온라인 결제업체 관계자들은 블룸버그에 페이팔의 이같은 그간의 ‘로비 아닌 로비’의 내막을 상세히 전하기도 했다. 대부분 익명을 요구한 이들 업계 관계자들은 “페이팔은 안드로이드폰에서 탭 투 페이 옵션을 제공하며 애플의 아이폰에서도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작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페이팔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문제의 ‘탭 투 페이’ 서비스는 근거리 무선 통신 또는 근거리 무선 통신이라는 표준에 근거한다. 그러나 애플은 자사의 결제 시스템이 아이폰의 근거리 무선 통신 칩을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스퀘어의 캐시 앱이나 삼성전자, 알파벳의 구글 서비스를 포함한 다른 앱들을 방해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이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올해부터 애플은 타사처럼 아이폰의 근거리 무선 통신 칩을 사용하여 소기업들을 위한 결제를 받아들이도록 허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쟁 결제 수단을 가진 소비자들이 그러한 방식으로 결제를 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불편과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그 선두에서 페이팔이 가장 크게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하며, 애플에 대한 성토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에 유럽위원회는 “이런 상황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공정 경쟁을 해친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애플은 이에 “페이팔을 포함한 애플페이 경쟁사들이 심지어 탭 투 페이 옵션 없이도 아이폰에서 여전히 인기가 있다”면서 자신들의 방식을 옹호했다. 그리곤 “애플페이는 이미 유럽 내 2500개 은행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위원회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유럽 소비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이 선택한 결제 옵션에 접근할 수 있도록 위원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페이팔은 물론, 나머지 대다수의 온라인 결제업체들이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애플의 시스템을 비판하고 있다. 결국 또 다른 글로벌 결제업체인 페이팔이 공룡 기업 애플을 궁지로 밀어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