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세계 최고 부자가 글로벌 소셜 플랫폼의 주인되다”
머스크 “‘언론의 자유’ 활짝 피는 소셜미디어 돼야” 일성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주식회사’(TWTR)를 440억 달러(한화 약 53조원)에 인수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 매체들은 이같은 사실을 일제히 대서특필했다. 특히 로이터는 “수백만 명의 사용자와 글로벌 리더들이 ‘살고 있는’(가입되어 있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통제권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에게 이양하는 거래가 성사되었다”면서 “월요일(현지 시간) 440억 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긴급 타전했다.
로이터는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공공 ‘광장’(소통의 장) 중 하나로 떠올랐으며, 현재 일련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16년 된 이 회사에게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했다. 그 동안 머스크는 자신을 ‘언론자유 절대주의자’라고 부르며 트위터의 (우유부단한 눈치보기 등) 온건주의를 비판해왔다. 또 트위터의 우선 순위 알고리즘이 공개돼야 하며, 광고하는 기업에 지나치게 많은 힘을 실어주는 것을 비판해왔다.
문제는 머스크가 트위터의 주인이 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금지된 개인들의 재가입, 그리고 절제되지 않은 트윗이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머스크 자신은 편집 버튼이나 원하지 않는 트윗을 엄청나게 많이 보내는 ‘스팸 봇’을 물리치는 것과 같은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 조작을 강조한 바 있다. 이는 그 동안 머스크가 인수를 위해 트위터측과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그 실현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이젠 가시적인 내용이 된 셈이다.
앞서 트위터는 줄다리기 끝에 머스크가 제안한 주당 54.20달러 조건을 받아들여 그가 회사를 인수하는데 동의했다. 협상 성사 직후 머스크는 성명을 통해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트위터는 인류의 미래에 필수적인 문제들이 논의되는 디지털 타운 광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위터 주가는 월요일 5.7% 오른 51.70달러에 마감했다. 이 거래는 머스크가 9% 이상의 지분을 샀다고 발표하기 전날, 종가에 비해서도 거의 40%나 오른 것이다.
그 동안 트위터의 주식 시장 가치는 경쟁사들에 뒤처져 있었다는 평가였다. 작년에 트위터는 한때 70달러대에 이르렀는데, 이번에 머스크와의 협상가격 역시 이를 밑도는 수준이다. 트위터의 지분을 보유한 보야르 밸류 그룹의 조나단 보야르 전무는 “만약 회사가 변혁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면, 우리는 머스크가 현재 제공하고 있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더 많은 것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의미심장한 코멘트를 남겼다.
이같은 머스크의 행보는 2013년 제프 베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하는 등 영향력 있는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억만장자들의 관심과 욕망의 연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트위터는 머스크가 255억달러의 자사 부채와 대출액을 부담하고, 210억달러의 지분약정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포브스’에 따르면 무려 2700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머스크는 돈보다는 트위터의 공적 성격 내지 미디어로서 위상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최대한 신뢰받고 광범위하게 포괄하는 공공 플랫폼을 갖는 것은 문명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 저는 경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라고 즐겨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트위터의 콘텐츠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다. 패러그 아그라왈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24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일단 (머스크와의) 거래가 성사되면 플랫폼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 수 없다”고 말한 것도 그런 뉘앙스다.
‘포브스’에 따르면 또 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이번 거래가 트위터에 다양한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면서 “트위터 주주들에게 이것은 좋은 소식이다. 왜냐하면 회사가 곧 일을 바로잡을 것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그는 “머스크가 EV(전기차) 경쟁에서 승리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트위터에 많은 관심과 공을 들이는데 대해 테슬라 주주들이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4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은 테슬라의 중요하고 자유로운 홍보와 마케팅 도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트위터 인수 협상 타결은 최종적으로 테슬라 이사회에 의해서도 승인되었고, 곧 주주 투표만 남겨두고 있다. 현재 예상하기로는 별로 어려움 없이 통과될 것이란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다.
트위터는 외형에 있어선 메타플랫폼사(옛 페이스북) 등의 10분의 1 크기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함께 트위터 역시 ‘아랍의 봄’ 항쟁을 일으키는 것을 도운 것으로 인정받고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 특히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을 급습하는 데도 역할을 한 것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나중에 미국 국회의사당 공격에 따른 폭력 선동에 대한 우려로 트위터가 트럼프의 계정을 삭제하자, 머스크는 이를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웨스트코스트(실리콘밸리 등 서부지역) 첨단기술에 대해 사실상의 언론자유 결정권자로서 매우 불만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위터에 맞서 현재 ‘트루스 소셜’을 만든 트럼프는 지난 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위터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도 24일(현지시간) 머스크의 거래에 대한 언급을 피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힘을 오랫동안 우려해왔다고 밝혔다.
AP통신에 의하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의 우려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플랫폼들이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통령은 트위터 등을 포함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힘에 대해 오랫동안 우려해 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