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9% 획득 발표 직후부터 운영방식․기능에 사실상 ‘간섭’ 의사 비쳐
스스로 ‘편집 버튼’에 대한 찬반 투표 유도, ‘NFT’계정 접목에도 비판적
트위터 임원진 ‘겉으론 환영’, 그러나 그에 반발하는 기류도 만만찮아

트위터의 최대주주로서 변혁을 시도하려는 일론 머스크.(사진=로이터통신)
트위터의 최대주주로서 변혁을 시도하려는 일론 머스크.(사진=로이터통신)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머스크가 최근 트위터의 9.2% 지분을 획득, 최대 주주가 되었다고 공개한 후, 나스닥 시장에서 트위터는 폭등을 기록하는 등 실리콘 밸리에 또 한 번의 ‘머스크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이 사실을 밝힌 월요일(현지 시간) 2억 6천만 주가 넘는 주식을 거래하면서 트위터 상장 후 사상 최대의 기록적인 거래량을 보였다. 트위터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상장한 2013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꼽힌 것이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등 경제․금융 매체들은 “일론 머스크와 일군의 개인투자자들이 트위터를 둘러싼 경쟁에서 월가 분석가들과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며 금융 시장에 끼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매셔블, 테크레이다, 엔가젯, 더 버지 등 기술매체들은 트위터의 운영 방식이나 콘텐츠에 대한 머스크의 향후 영향력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WSJ, 블룸버그 등은 “머스크의 트위터 팬들은 월가의 전문 애널리스트들이 미처 보지 못한 가치를 발견하며, 트위터 주식에 몰려들고 있다”면서 “반면에 애널리스트은 머스크가 최대 주주로 등장했음에도 그로 인해 트위터가 획기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는데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분석했다. 즉 전문가 집단과 일반 투자자들이 벌이는 ‘한판 승부’가 볼 만 할 것이라는 논조다.

그러나 기술 매체들은 트위터가 현재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기능이나 운영 방식을 새롭게 ‘편집’하거나 간섭할 수 있다는 사실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 이는 테크 분야의 변화와도 맞물리기 때문이다. 매셔블은 “트위터는 사용자들을 위한 기능, 특히 NFT 계정을 추가하는 등 변화를 시도학 있다”며서 “머스크가 그같은 트위터의 사업 전략에 간섭하고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로이터는 5일(현지 시간)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이사회 의석을 요구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는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분 약 9%로 최대 주주가 된 머스크는 실제로 “트위터를 통해 앞으로 몇 달 안에 (트위터 CEO)패러그 애그러월, 그리고 이사회와 함께 트위터를 크게 개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다만 구체적인 자신의 생각을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평소 테슬라 경영을 통해 그가 보여준 태도를 감안하면, 앞으로 트위터에 ‘태풍급’의 변화가 닥칠 수도 있을 것이란게 이들 외신의 관측이다.

실제로 머스크는 평소 트위터의 NFT계정에 대해 매우 못마땅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그가 앞으로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관심사다. 이미 그는 트위터의 블루스키 프로젝트 방향과 편집 버튼 추가 등 전략적 의사결정에는 적극 관여할 것이라고 일부 정통한 소식통들은 전했다. 물론 트위터 강령의 온건성, 트위터상에 어떤 담론이 금지되고, 누구의 계정이 복원되는지에 대해 이사들은 발언권이 없다는게 트위터의 방침이다.

그러나 머스크가 이런 방침에 충실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우선 머스크가 ‘손을 볼 것’으로 보이는게 트위터의 ‘편집 버튼’이다. 이는 사용자가 글이나 콘텐츠를 올린 후 게시물을 편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동안 “게시된 게시물의 오타를 수정하거나 바이럴 트윗의 잘못된 표현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많은 사용자들의 요청을 고려한 것이다. 트위터 공식 계정은 지난 1일 공식적으로 “편집버튼을 만들고 있다”는 글을 올렸는데, 130만개 이상의 ‘좋아요’가 붙을 정도였다.

이에 머스크는 9.2%의 지분을 취득했다고 밝힌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편집 버튼을 원하는지 물었고, 평소 자신의 특이한 스타일대로 이에 대한 ‘예’와 ‘아니오’, 단 두 가지 옵션의 투표를 진행했다. 이에 지난 11월 잭 도시의 뒤를 이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패러그 애그러월은 “이번 여론조사의 결과가 중요할 것”이라고 사용자들에게 공지했다. 머스크가 트위터의 자유언론 원칙을 고수하는 것을 존중한다면서도 “신중하게 투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두고 분석가들은 “겉과 달리, 머스크의 질문을 조롱했을 수도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사실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에서 8천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계정의 소유자다. “(트위터에서 영구 퇴출당한) 도널드 트럼프가 남긴 공백을 메웠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트위터 임원들도 내심 착잡한 듯 보인다. 머스크의 지분 발표가 있을 직후 이들은 일단 트위터를 통해 축하의 말을 전했다. 머스크의 존재로 그동안 이용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던 플랫폼이 되살아나고,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긴 하다. 그래서 애그러월은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는 @Twitter와 이사회에서 장기적으로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에 대해 열정적인 신봉자이자 강한 비판자”라고 추켜세웠다.

실제로 머스크는 스스로를 ‘자유언론 절대주의자’라고 자칭하며, 트위터의 평소 정책에 매우 비판적이었다. 이번에 자신이 나서 트위터 여론조사를 강행한 것도 “트위터가 과연 언론의 자유 원칙을 고수한다고 믿느냐”는 질문이자 비판이다.

그러나 트위터 안팎에선 그에 대한 비판적 기류도 만만찮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석 분석가인 수잔나 스트리터는 “머스크가 자신의 개인 브랜드와 그의 회사들의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트위터 운영 방식에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트위터 대변도 “본사의 일상적인 운영과 결정은 트위터 경영진과 직원들의 몫”이라고 사실상 머스크를 견제했다. 그런 가운데 머스크의 여론조사는 월요일 오후 거의 230만 표를 얻어 ‘yse’ 74%, ‘on’ 26%로 나뉘었다. 일단 기존의 ‘편집 버튼’ 기능은 되살아나 유지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비판하며 없애려 했던 머스크의 첫 번째 ‘간섭’은 무위로 돌아간 셈이다. 그럼에도 트위터를 변혁시키려는 머스크의 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이란게 많은 사람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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