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이 2027년까지 371조원 이상 성장 전망

[애플경제 진석원 기자]

전 세계적으로 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게임 이용량은 더욱 늘어났으며 게임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여러 업계에서는 메타버스, XR등 신기술을 이끌어갈 플랫폼으로 게임을 꼽고 있다. 게임을 단순 오락을 넘어 하나의 스포츠이자 산업경쟁력으로 인식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중국에 시장 점유율을 많이 내주고 있는 국내 게임 업계도 새 정부를 맞아 어떤 변화로 E스포츠 강국이라는 위상을 이어나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 및 운영 플랫폼을 제공하는 유니티(Unity)는 게임 관련 콘텐츠 개발자 23만 명으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2 게임 업계 보고서'를 18일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게임 산업이 2027년까지 약 3000억달러(한화 약 371조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유니티의 분석에서도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대부분 산업이 침체를 겪고 있는 것과 달리 게임 산업은 오히려 호황기를 누리고 있으며 이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게임 관련 총 매출이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자체 매출만이 아니라 광고 매출과 IAP(앱 내 결제) 매출이 모두 25%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게임산업의 성장은 코로나 19 규제가 완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다시 외부 활동을 즐기게되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실상은 달랐다. 기존 게이머들의 게임 이용량도 늘었고, 새로운 이용자들도 게임 시장에 진입했다. 2019년 초 이후 PC 및 콘솔 게임의 일간 이용자 수(DAU)는 62%, 모바일 게임의 DAU는 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DAU가 정점을 찍었던 2020년 3월 이후 18개월이 지나서도 게이머의 수는 여전히 50% 이상 증가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게임 이용 시간은 약 55%~ 71% 늘어났다.

보통 게임 일간 이용자 수(DAU)는 평일보다 주말에 더 높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이후에는 이러한 격차가 없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DAU 수치가 높을 수록 게이머의 게임 습관이 안전화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높은 게임 이용량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는 것이 유니티측 설명이다.

개발 스튜디오 전반에서도 다양한 툴과 서비스 활용을 늘리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스튜디오 중 91% 이상이 플레이어 참여 및 세분화 서비스를 사용 중이며 이밖에 인앱 구매 서비스(88%), 분석(76%), 인증 및 개인 정보 보호 서비스 등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스튜디오 역시 수익화 및 사용자 확보 솔루션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인 앱 결제(IAU)와 광고 매출이 크게 늘어났으나 대규모 시장인 한국,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의 IAU 및 광고 매출은 2019년 이후 3배 이상 증가했다. 유니티 측은 팬데믹으로 야외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없는 소비자들이 게임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은 IAU와 광고 매출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아시아 지역의 대부분 게임들이 과도한 결제 유도 성향으로 소비자들의 염증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이슈 등으로 소비자들이 IAU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국내 게임 업계는 확률형 아이템 등으로 막대한 수익 올리면서 불투명한 확률 정보로 유저들의 불신을 받아왔다. 특히, 얼마 전엔 확률형 아이템 조작 사실까지 밝혀져 불매 운동까지 일어났다.

이에 따라 최근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도 후보 시절부터 국내 게임 소비자 권익 보호를 공약으로 내세운바 있다. 새 정부는 게임을 질병으로 보는 기존의 시선을 개선하고 게이머에게 가해졌던 불공정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세웠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의 완전 공개를 약속했는데 일정 규모 이상 게임사에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 위원회 설치하도록 할 방침이다. 게임업계의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방송사의 시청자위원회처럼 이용자들이 직접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나 규제 내용이 정리되지 않아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국내 게임사들 대부분이 확률형 아이템 공개 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마찰도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정작 게임 산업의 가장 큰 화두인 P2E나 블록체인 등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지키고 있어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새 정부가 게임을 중요한 산업 경쟁력으로 인식하고 게임 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은 분명해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게임 산업 활성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라며 "해외에서도 게임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그 수익원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고, 블록체인과 NFT 등 신기술을 활용한 P2E 게임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이를 위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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