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대학교 미래형자동차학과 최수정 교수 ]
김부장은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하고 서둘러 아침밥을 먹고 15년 된 쏘렌트 자동차에 올라타 키를 돌려 시동을 걸고 하루를 시작한다. 복잡한 시내를 통과해 1시간 운전후 회사 지하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간부회의를 주재한다. 회의후 사내망에 올라온 서류를 보고 결재도 하고 팀장에게 간단한 업무지시를 한 후, 충남 아산에 있는 공장으로 현장 점검을 간다. 공장에서 어제 문제가 생긴 라인을 체크하고 점심을 먹고 서울로 올라온다. 오후에는 거래처와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친구 모임이 있어서 차를 가지고 약속장소에 갔다가 마치고 저녁 10시경으로 집으로 돌아오면 하루의 일과가 끝난다. 위와 같이 자동차는 이미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되어 있다. 자동차 없는 우리 생활은 상상할 수 없는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인간이 물건을 운반하는 수단으로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썰매였으며, 그리고는 썰매 밑에 구를 수 있는 바퀴를 달아서 마찰을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리고는 바퀴에 축을 관통시켜서 대차를 발명하여 소나 말과 같은 가축이 끌게 함으로써 운반수단에 동물의 힘을 이용하였던 것이다. 이와 같이 소나 말과 같은 동물을 이용하여 바퀴를 발명한 것이 대략 기원전 4세기 정도로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바퀴도 처음에는 1축 2륜이었고 그후에 2축 4륜으로 바뀌어 두 마리의 소가 끄는 것이 최초의 자동차로 보고 있다.
그후 기원전 2세기 경에는 속도를 내기 위해서 소 대신에 한 마리의 말이 끄는 이륜차가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바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하여 스포크(Spoke)를 이용하였고 또한 내구성을 높이기 위하여 청동제의 차축에 황동제의 림(Rim)을 붙이게 되었다.
그리고 로마제국시대에는 마차의 앞차축(Front Axle)이 자유로이 조종이 가능하게 하였고 사람이 타거나 무거운 짐을 적재시켜 돌로 만든 포장도로를 달렸다. 지금의 도로와 같이 마차시대에도 도로망을 구축시키려고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지금도 남아있는 로마의 아피가도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보았던 유명한 영화 “벤허”에서 마차경주에서 주인공 벤허와 마지막까지 우승을 다투었던 맷살라의 마차에서 보듯이 두바퀴에 청동으로 뽀족한 창을 달아 주인공의 마차를 부러뜨리는 장면이 지금의 “분노의 질주”와 같은 자동차 경주를 연상시킨다.
그후 1765년 영국인 제임스와트(James Watt)가 증기기관을 제작하여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되었고, 1765년 프랑스의 포병장교 니콜라스 조셉퀴노(Nicolas Joseph Cugnot)가 증기기관을 이용하여 포차를 시속 약 6Km의 속도로 움직이게 하였다. 1769년에는 세계 최초의 증기기관을 이용한 3륜자동차를 발명한 이래 약 1세기 동안 증기자동차의 전성기를 이루었다. 1886년 독일의 다임러(Gottlieb Daimler)가 최초의 가솔린기관을 탑재한 자동차의 시작에 성공하였다. 1893년에는 헨리포드(Henry Ford)가 포드 제1호 자동차를 제작하였고 1898년 독일의 루돌프 디젤(Rudolf Disel)은 압축착화기관을 개발하여 경유나 중유 같은 저급연료를 사용하여 현재의 트럭이나 버스와 같은 상용차에 적용되어 디젤엔진이 오늘날 널리 발전하게 되었다. 증기자동차 다음에는 가솔린자동차의 시대가 주축이 되었으나 그 사이에 약 35년간 지속된 전기자동차 시대가 존재한다. 직류전동기로 구동되는 전기자동차는 주기적인 충전의 필요성, 배터리의 무게, 낮은 출력, 그리고 가솔린 자동차의 발달 등에 의해 빛을 보지 못했다.
그후 1908년 헨리포드가 튼튼하고 값싼 “포드 T형”을 개발, 컨베이어 시스템에 의한 대량생산을 하면서 오늘날의 자동차 대중화시대를 열게 되었다. 1920년대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수요자들의 보다 우수한 성능, 세련되고 멋있는 스타일과 외장, 안락함 등의 시장변화와 고객욕구의 변화로 자동차 모델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차종도 다양화 되면서 고급화, 대형화의 자동차시대를 열었다. 그후 1930년대 들어서면서 대형프레스 도입으로 차체의 강판화, 서스팬션 등의 발전이 있었고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수요의 증대로 자동차 산업은 급속하게 성장하였다.
1974년 제1차 오일쇼크로 인한 산업여건의 변화로 소비자의 수요형태도 경제적인 소형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기 시작하였다. 자동차기술은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발전하면서 오늘날과 같이 이제 우리생활에서 필수 불가결한 도구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편리함 이면에는 우리 인간이 희생해야 할 불편한 진실도 엄습해 오고 있다. 자동차로 인한 환경오염이 인간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1952년에 대도시인 영국 런던에서 석탄연로 사용에 의한 공기오염사고가 발생하면서 공기오염방지법이 제정되기 시작하였으며 1954년 이후 미국 LA시가지를 뒤덮었던 스모그의 원인이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N0x와 HC가 주원인임이 밝혀져 미국의회에서 머스키법을 제정하는 등 자동차에 의한 오염방지법이 제정되었다. 그후 60년대부터 배출가스 정화를 위한 새로운 기술개발이 계속 개발되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자동차로의 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다. 세계 각국은 공기오염을 줄이기 위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등 그동안 100 여년간 지속되어 온 내연기관의 종식을 선언하고 친환경자동차로의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친환경자동차는 내연엔진과 전기자동차의 축전지 엔진을 동시에 장착하거나 차체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등 기존의 일반차량에 비해 연비 및 유해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차세대 자동차를 말한다. 전기자동차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유해가스를 기존의 차량보다 90% 이상 줄일 수 있고 대도시의 공기와 주변환경을 개선 할 수 있어서 친환경자동차(Eco car)라고 한다.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는 엔진과 모터를 같이 두 개이상의 동력원을 가진 자동차로 정의 될 수 있고 전기자동차는 순수 축전지를 사용하는 자동차로 정의 할 수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는 배기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으며 내연기관에 비해 부품수가 현저히 감소하고 낮은 속도에서도 높은 토크를 내는 장점이 있다. 궁극적으로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가 전기자동차의 과도기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방법에는 연료전지와 축전지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외부로부터 전기를 충전, 저장해야 하는 축전지 방식은 수백파운드의 무거운 축전지팩이 필요한 데다가 운행거리에 제한이 따르고 3-6년에 한번씩 축전지를 교환할 때 많은 돈이 든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연료전지 방식에 더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는 축전지에 비해 작고 가벼우며 빠른 시간에 재충전하는 장점이 있다. 또 수증기만 방출하기 때문에 가장 깨끗한 미래형 동력원이 될 수 있다. 전기자동차는 주행시 배기가스를 배출하지는 않지만 화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한다면 화석연료를 생산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무공해 자동차롤 분류하기 어렵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화학적 축전지 대신에 작은 발전소에 비할 수 있는 연료전지(Stack)를 싣고 다닌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데 아직은 수소저장 및 운반기술이 미흡하고 충전소도 많지 않아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관련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수년내에 대중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나온다, 이러한 과정을 역으로 하면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키면 물과 전기를 발생하는데 이때 발생한 전기를 이용해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다. 물 이외에는 전혀 공해물질을 베출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성과 대체에너지의 조건을 완벽하게 만족시킨다. 그래서 세계 각국이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환경친화적 미래형자동차의 최종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미래의 자동차는 어떤 모습일까? 도로를 달리는 지금의 자동차와는 달리 하늘을 날거나 물위를 날거나 다양한 최첨단 시스템이 적용된 자동차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상상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서 우리가 누리게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먼저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해 질 것이다. 자율주행차란 자동차 스스로 주변환경을 인식하고 위험을 판단하고 스스로 주행경로를 계획하고 운전자의 주행조작을 최소화시키는 인간친화형 자동차라고 할 수 있는데 자동차 스스로 자동차에 탑재되어 있는 센서와 카메라 또는 레이더를 통해 스스로 주변환경을 인식할 수 있고 스스로 정해진 목적지까지 운전경로를 계획해 주행속도와 도로선택 등의 주행계획을 할 수 있게 해 운전자가 주행조작을 최소화하거나 전혀 하지 않아도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것이 최종적인 자율주행차의 개발목표다.
이러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카메라 렌즈, 센서 등을 통해서 주변환경을 인식하고 GPS로 위치인식을 할 수 있게 하며 인공지능을 이용한 어디로 가야하는지 방향과 속도 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술과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제어기술, 주변의 차와 사람과 중앙통제시스템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소통기술이 요구된다, 또한 자율주행차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에선 스스로 내장되어있는 소프트웨어에 의해 주행하므로 개발시 차간거리 유지 서비스, 자동운전지원 서비스, 차선변경 서비스, 주행지원 서비스, 자동주차 서비스 등 핵심 서비스개발도 필요하다. 현재 미국도로교통안전청이 분류하는 기준과 미국자동차기술학회가 분류하는 기준을 보면 0단계에서 4단계, 1단계에서 5단계로 나뉘는데 0단계, 1단계는 자동차기술이 전혀 지원이 되지 않는 단계이고 4단계와 5단계는 완전자동차가 된 단계이다. IT업계에선 현재는 3단계에서 4단계 상태로 자율주행차가 시험주행단계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투자를 하여 개발하고 있다.
두 번째는 커넥티드카다. 커넥티드카는 인터넷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달리는 스미트폰이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와 인터넷이 만나 스마트폰처럼 자동차를 자유롭고 편리하게 구현할 수 있는 미래형 자동차를 의미하며 커넥티드카만 있다면 자동차를 통해 인터넷 검색과 실시간 네비게이션을 작동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각종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도로의 수많은 신호체계, 교통정보, 다른 자동차 등과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원격 차량제어가 가능하기도 하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 자동충전 등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실현될 수도 있을 것이다. 커넥티드카는 2016년 중국 최대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상하이자동차와 함께 만든 세계 최초의 커넥티드카 로위(Roewe) RX5를 통해서 선보였다. 알리바바가 개발한 운영체계로 시동을 걸고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플랫폼인 “알리페이”를 이용해 톨게이트요금을 내던 로위 커넥티드카의 가능성을 보여주어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의 SK텔레콤과 BMW가 함께 세계최초의 5G커넥티드카(T5)를 선보였는데 특히 5G서비스는 4G서비스의 부족한 면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커넥티드카가 상용화되면 음성인식으로 자동차 내부 환경을 제어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동차의 성능을 관리하며, 건강체크, 자동온습도 조절까지 운전자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또한 교통상황의 안전과 원활한 통제도 가능하다. 카메라를 통해 차량주변을 사각지대 없이 모두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차량간 통신을 통해 안전거리를 자동으로 확보해 주니 교통사고가 날 위험도 적어진다. 만약 사고가 난다해도 자동제어장치와 자동구조요청장치를 통해 더욱 신속하게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고장이 나기전에 자동차가 알아서 체크해 주고 경찰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도난이나 범죄 걱정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므로 해킹의 위험이 있고 개인정보 유출 등에 따른 인권침해 문제, 미래형 신종범죄의 위험성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양산을 위해서는 무선인터넷, 클라우드, 모바일 디바이스 등이 연결되는 복잡한 시스템을 단순화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세 번째는 플라잉카이다. 플라잉카는 1917년 에어로플레인(Aeroplane)이라는 자동차와 비행기가 결합된 모양의 항공기를 미국항공박람회에 전시하면서 알려졌다. 많은 기업들이 플라잉카를 개발할려고 했지만 비행기보다 작은 기체에 도로주행과 비행이 가능하도록 무리한 설계를 했기 때문에 실패를 거듭했다. 최근 항공과 드론기술이 발전하면서 플라잉카 기술개발을 앞당기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와 비행기가 결합된 플라잉카는 높은 가격과 부족한 활용성 때문에 플라잉카를 직접 소유하고 운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틈새시장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드론과 항공기가 결합된 형태의 플라잉카는 승객을 직접 수송할 수 있고 택시처럼 대중교통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더 빠르게 상용화될 전망이다. “우버엘리베이터”나 독일의 “아우디” 등 여러 회사들이 플라잉카를 플라잉텍시로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플라잉카의 가장 큰 문제는 날개문제다 비행할 때는 날개가 필요하지만 육로 이동때는 날개가 오히려 무게를 증가시켜서 효율을 떨어뜨린다. 앞으로 플라잉카가 상용화되면 하늘을 날아서 목적지까지 최단거리로 갈 수 있고 하늘과 땅으로 교통이 분산되기 때문에 지상의 교통과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동안 육로중심의 물류운송이 플라잉카를 이용한 초스피드배송시스템으로 변화하면서 유통혁신도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자동차의 모습이 현실이 된다면 우리는 또 다른 상상을 통해서 새로운 자동차를 꿈꿀 것이다. 기술의 진화는 끝이 없고 인간의 꿈 또한 멈추지 않고 노력을 통해서 현실화시킬 것이다. 어쩌면 이번 세기내에 자동차라는 도구가 사라지고 새로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운송수단과 뭔가가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