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기법과 서비스 등에 스마트폰 대신 ‘메타버스’ 접목
가상공간 넘나들며 음성, 동작, 움직임으로 서비스 제공
국민․신한․IBK기업은행 등 메타버스 플랫폼 ‘실용화’ 단계

사진은 KB국민은행 홈페이지 캡처 화면.
사진은 KB국민은행 홈페이지 캡처 화면.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최근 금융업계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면서 이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과 컨텐츠 산업이 점차 활발해지는 가운데, 실제 VR, AR 등 메타버스와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그 파급 속도가 날로 빨라지면서 곧 ‘메타버스 금융’이 일상화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자본시장 포커스’를 통해 “금융업의 경우 메타버스를 통해 정보의 전달력과 고객의 편리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국가적 차원에서도 다양한 활동 및 지원이 이뤄지는 가운데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나, 개인정보 보호 이슈와 결제 인프라 구축 등은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라고 짚었다.

이에 따르면 실제로 VR이나, AR 등 메타버스와 연계된 금융기법이나 상품을 제공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메타버스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고객 업무나 금융 상품 등을 망라한 시스템이 지금의 모바일 환경에서 메타버스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다.

또 메타버스 환경이 구축될 경우 지금과 같은 스마트폰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즉 화면(디스플레이)을 들여다보는 수준에서 벗어나서, 실제 가상공간을 넘나들며 음성이나 동작, 움직임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런 경우 “금융회사는 보다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 전달이 가능하며, 고객은 점포 방문 없이도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전망이다.

특히 시대 추세가 ‘비대면’으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비대면 자산관리와 자금중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메타버스 시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메타버스를 통해 자금조달, 중개, 투자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금융회사나 증권사 모델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내외 금융회사의 경우 초기에는 소통이나 홍보 채널로 메타버스를 활용해왔으나, 최근에는 직원 교육과 고객의 서비스 체험을 위한 용도로 확장하고 있다”면서 국내외 사례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JP모건은 매년 110억달러를 투자해 VR(Virtual Reality)을 활용한 인턴십 프로그램인 ‘Software Engineering Virtual Internship’을 제공하고 있다. 누구나 희망하는 사람은 시간 및 공간의 제약 없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고, JP모건의 빅데이터, 모바일, 전자결제, 머신러닝 등 다양한 솔루션 개발을 경험할 수 있다.

또 KB국민은행도 적극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케이스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gather.town)을 활용한 ‘KB금융타운’을 구축해 경영진 회의나, 외부업체와의 회의를 개최하고, 재택 근무자와 사무실 근무자 간 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도 ‘신한 솔버스 메타금융스토리’를 시행해 초등학생들에게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저축, 투자 등 금융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의 경우는 ‘메타시티포럼’과 협업을 체결해 자체적인 메타버스 환경 구축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금융교육, 자산관리, 모의투자, 중소벤처기업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또 해외 주요국은 메타버스 관련 디바이스나 콘텐츠 육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실을 디지털에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활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즉 미국 정부는 이른바 ‘NITRD’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65억달러(2021년 예산 기준)의 투자 규모로 VR, AR 등 IT 분야의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은 이른바 ‘XR17’을 활성화하기 위한 국가전략으로 2018년 ‘Immersive Economy’를 발표해 실감경제의 높은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기존 산업과 XR 기술의 융합을 촉진하는 창의산업 클러스터 프로그램(Creative Industries Clusters Programme)을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도시 전체를 3D 가상현실로 구현한 ‘Virtual Singapore’ 플랫폼을 구축하고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도시 문제를 시뮬레이션하며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선 2025년 XR 경제효과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경제사회 전반의 XR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2021년 9월에는 ‘디지털 트윈 활성화 전략’을 발표해 기술 개발, 데이터 활용 관련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2020년 12월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을 발표한 후 2021년 5월 관련 업계, 유관기관, 협회 등으로 구성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그런 가운데 특히 금융 부문에선 개인정보 보호나, 결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체계가 중요하다는 주문이다. 또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이용 접근성 등도 과제로 지적되었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 사용으로 개인의 얼굴이미지, 사적정보 등이 유출되거나 악용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게 연구원의 주장이다.

연구원은 “앞으로 메타버스가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의 영역에서도 활성화될 경우 콘텐츠를 구매하거나 결제하는 등 경제 활동이 늘어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제도, 규제 등 체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면서 “국가적 차원에서도 다양한 활용 및 지원이 이뤄지는 가운데 금융 부문에서도 메타버스가 활성화될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더욱 개인정보 보호 이슈와 결제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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