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거래소 ‘오픈씨’, 하루 1500만개 돌파 ‘열풍’ 지속
거래 시작 전 ‘디지털 지갑’, 이더리움 기반 암호화폐로 거래
자신만의 NFT 만들고 업로드 ‘민팅’으로 ‘일확천금’ 노리기도
증권가에서도 NFT 2차시장에 ‘눈독’, 블룸버그 “노스탤저 경제”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록’의 전설이라고 할 밥 딜런이나, ‘재즈의 황제’ 마일즈 데이비스의 음원이 NFT로 나온다고 해서 화제다. ‘코인데스크’가 인용한 ‘디크립트’에 따르면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 소니뮤직과 유니버설뮤직그룹(UMG)이 솔라나 기반의 NFT 플랫폼 ‘스노우크래시’(Snowcrash)와 손잡고 하반기에 밥 딜런과 마일즈 데이비스의 명곡 음원들을 NFT로 출시된다. ‘스노우크래시’는 밥 딜런과 그의 아들 제시 딜런(Jesse Dylan)이 공동 설립한 NFT 거래 플랫폼으로 알려져있다.
앞서 지난 연말 나이키도 NFT를 활용해서 메타버스용 운동화를 만드는 가상신발 스타트업 ‘RTFKT’사를 인수한 바 있다. 또 지난 연초에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NFT 미술작품 ‘Everydays : The First 5000 Days’가 무려 6,930만달러에 거래되었다. 이처럼 NFT가 이젠 단순한 ‘디지털 소유권’의 확인 방식이 아니라, 거래나 투자를 통해 거액을 벌어들일 수 있는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세간의 인식도 이젠 완전히 달라졌다.
실제로 세계 최대의 NFT 거래소인 ‘오픈씨’에선 하루 1500만개의 NFT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근 몇 개월 만에 100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NFT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날로 거래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를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아예 또 하나의 생계 수단 내지 직업으로까지 부상하고 있다.
NFT는 본래는 디지털 공간에서만 그 가치를 인정받고 거래를 할 수 있었다. “실물 거래도 아닌데 무슨 가치가 있을까”라는 의문도 가질 법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갖는 대상을 디지털 공간에서 ‘세상에서 유일한’ 것으로 공인 내지 인증을 받는다는 점에서 점차 사람들을 매료시키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매체인 ‘코인베이스’는 “특히 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예술적 재능이나, 고유한 디지털 자산을 온라인 공간에서 일종의 영구 특허처럼 인정받고 싶어한다. 또 이를 타인에게 팔 수도 있고 타인의 것을 구입할 수도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나름의 상품 가치가 높게 평가될 경우 거액이 매겨지기도 하는 경우가 많다.
NFT의 대상은 벼라별 것이 다 있다. 예술품이나 여행지서 찍은 사진은 물론, 개인의 하찮은 습관이나 경험, 은밀한 사생활 동선 등이 모두 대상이 된다. 그야말로 ‘나만의 세계 유일한 것’이면 모두 해당되는 것이다.
이를 거래하는 과정에선 디지털 지갑과 거래 수단인 암호화폐가 필요하다. 디지털 지갑은 암호화폐를 인출 내지 입금하는 곳인데, 최근 국내에선 주로 이더리움 기반 암호화폐들로 ‘지갑’이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현재 시중엔 ‘메타마스크’ 등 9개의 프로그램(플러그인) 중 하나를 설치해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픈씨는 특정 디지털 자산을 공인받거나 매매를 위해 업로드하는 대표적인 사이트로 꼽힌다. 이곳에선 매매를 원하는 당사자가 디지털 자산의 상품화를 위한 가격정보나 구체적인 설명 등을 올릴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자신만의 NFT를 만들고 업로드하는 것을 두고 ‘민팅’(Minting)이라고 하는데, 그 숫자는 매일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NFT 토큰 판매는 오픈씨 외에도 어씽크, 레리블, 민터블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사전 심사가 필요한 니프티 게이트웨이(Nifty Gateway), 그리고 삼성전자 투자전문회사인 삼성넥스트가 만든 슈퍼레어(SuperRare), 그리고 메이커스플레이스(MakersPlace), 노운오리진(KnownOrigin), 가상자산거래소가 만든 NFT 플랫폼인 바이낸스(Binance), 크립토닷컴(Crypto.com) 등도 활성화된 곳이다. 현재로선 물론 오픈씨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렇다면 만약 자신도 NFT 투자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제 거래를 위해선 디지털 지갑에 암호화폐를 입금시켜야 하고 이를 통해 사고팔 수 있다. 최근 NFT시장에선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구매해 자신의 지갑에 전송하거나, 블록체인 기반 국제송금업체 ‘와이어’를 통해 현금으로 암호화폐를 사서 지갑에 넣는 방법이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 분야 전문가들은 “‘와이어’의 경우는 소정의 수수료를 내야 하므로 거래 참여자들은 가급적 직접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구매하는게 좋다”면서 “알려지기론 ‘와이어’의 경우는 100달러마다 9.7달러의 수수료가 붙는다.”고 충고한다.
오픈씨는 그래서 날이 갈수록 그야말로 짭짤한 ‘돈벌이’ 창구로 인기 폭발이다. 일단 경매 방식이어서, 적정 선에서 가격이 형성되어야 거래가 된다.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앞다퉈 NFT를 만들어 올리다보니 때론 ‘과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오픈씨에 연동된 ‘크래프터스페이스’는 한 사람의 NFT 일일 발행 개수를 10개로 제한하기도 한다. 크래프터스페이스는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가 만든 NFT 제작 시스템이다.
우선 이에 투자를 하려면 ‘디지털 지갑’부터 만들어야 한다. 디지털 지갑은 나의 암호화폐가 들어가고 나갈 계좌 역할을 한다. 자산 거래는 이더리움 기반 암호화폐들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크래프터스페이스’의 경우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에서 통용되는 가상자산 클레이(KLAY)를 거래 수단으로 삼는다. 이는 암호화폐가 아니라 거래를 위한 일종의 가상자산이다.
혹자는 이런 NFT를 두고 “단순한 추억이나 향수, 과거를 ‘돈’으로 만들어 먹고사는 경제”라고 평하기도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이른바 ‘향수(노스탤지어) 경제’라고 이름붙이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역사에서 당신에게 아직도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을 말하라. 그러면 그것을 NFT로 만들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VR이나 AR 등이 주로 미래나 실현되지 않은 상황을 복제 내지 상상하는 것이라면, NFT는 과거의 일을 복기하고, 추억하며 이를 상품화해서 돈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에 블룸버그는 각종 다양한 사례를 들며, ‘노스탤지어 경제’의 다양한 모습들을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선 일련의 기업들이 이처럼 역사적으로 기념할 만한 것들을 디지털 세계로 전환시키는 산업에 대거 뛰어들고 있는 현상도 눈에 띈다.
블름버그는 특히 “‘향수(노스탤자)의 경제’는 최근에 와선 현실세계와 경제에서의 새로운 트렌드에 힘입어 활기를 띠고 있다.”며 밀레니엄 세대의 사례를 들었다. 이에 따르면 이들은 아직은 젊지만, 어린 시절에 대한 나름의 향수와 추억을 지닌 밀레니엄 세대가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으며, 그 중 많은 돈을 실제 및 가상현실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가처분소득도 어느 정도 있고, 비록 집을 살 정도는 아니지만 “포켓몬 카드에서 적은 재산을 모을 정도”는 된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서도 이미 NFT 2차 시장이 또 다른 유력한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애널리스트들도 이를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적극 권하며, 이와 관련된 다양한 투자분석 보고서와 전망 리포트를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그 중에서도 유진투자증권이 최근 펴낸, ‘NFT 메가트렌드가 될 것인가’ 제하의 투자 전망 리포트는 NFT 거래 플랫폼에서 실제 NFT상품이 거래되고 중개되는 메커니즘을 소상하게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리포트에서 유진투자증권은 오픈씨를 비롯한 국내외 거래 플랫폼들을 두루 소개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NFT 시장이 태동하면서 창업을 한 오픈씨는 설립 두 달 만에 50 만달러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이는 이더리움 기반 디지털 자산 거래를 지원하는 P2P(Peer 2 Peer) 방식의 오픈마켓이며, 디지털 아트워크, 컬렉터블, 도메인명, 게임 아이템 등 모든 유형의 NFT 와 관련된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리포트는 특히 오픈씨의 거래방식 3가지를 자세히 소개, 눈길을 끈다. 이는 NFT시장 거래의 일종의 교과서와도 같은 내용이라는게 리포트의 취지다. 이에 따르면 오픈씨는 고정가격거래(Fixed-price listings), 일반경매방식(Highestꠓbid auctions), 가격하락거래(Declining-price listings) 등 세 가지 방식으로 거래한다. 거래수수료는 판매대금의 2.5%가 자동으로 공제된다. “오픈씨의 월 거래액은 지난 8월 34.3억달러를 기록하였기 때문에, 8월 한달간 오픈씨는 약 0.9 억달러의 수수료 수익을 수취하였을 것”이라는게 리포트의 추정이다.
또한, NFT창작자는 거래소가 아닌 창작자에게 지급되는 추가 로열티를 설정할 수 있다. 통상 판매자는 총 10%의 수수료를 거래소와 창작자에게 지급한다. 유진투자증권의 노경탁 선임연구위원은 “NFT는 블록체인에 기록된다는 특징 때문에, 작품의 1차 판매 수익 외에도 2차 시장에서 거래가 될 때에도 창작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으며,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처럼 NFT가 날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NFT 시장을 더욱 대중화하며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이를 활용한 제품을 거래하는 2차 시장인 마켓플레이스다. 특정 재화나 사물, 현상에 대한 NFT가 만들어지면, 다시 이를 재판매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가 활성화되고, 이를 겨냥한 투자자들이나 후원자들의 자금이 모여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