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콘크리트 받침대와 임시 지지대 상시 감시, 건물 상태 모니터링
광섬유 센서로 건물 뒤틀림, 진동 수 측정
붕괴위험 미리 예측하여 예방

콘크리트에 광섬유 센서를 매립한 모습(사진:ETRI)
콘크리트에 광섬유 센서를 매립한 모습(사진:ETRI)

[애플경제 진석원 기자] 지난달 11일 발생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건 등 해마다 곳곳에서 건물 붕괴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ICT기술 등을 접목해 이런 재난 사고를 막기 위한 연구도 한창이다. 그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붕괴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예방하기 위한 건물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여 눈길을 끈다.  

콘크리트 속에 센서를 심어 콘크리트의 강도를 예측하는 기술도 개발 중에 있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건물 뿐 아니라 댐, 송유관, 지하 상수도관 등 넓게 활용되어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광섬유 센서를 이용하여 건물의 인장력이나 뒤틀림, 진동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건설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시제품 제작과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10월경 상용화를 예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건설업 재해율을 일반 산업 재해율과 비슷한 0.5%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다. 붕괴 사고를 미리 예측하고 막기 위해 광섬유 센서와 지능형사물인터넷(AIoT) 기술을 융합해 건축물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었다. ETRI는 이를 '광기반 다중 어레이 센서 시스템'으로 명명했다. 건물의 콘트리트 받침대는 물론, 임시 지지대를 상시 감시하고 건물의 현재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콘크리트 단위면적(3m x 3m)당 1mm크기의 광섬유를 삽입하여 센싱을 통해 건물 균열 등을 감시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콘크리트 속 센서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31평 기준 아파트의 경우 20여개의 센서가 필요하다. 지능형 건축물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은 노트북 정도의 크기로, 광섬유 센서로부터 수집된 온도, 재료변형률, 진동 측정값 등 데이터를 쉽게 알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는 콘크리트 양생 시 발생하는 수화열도 측정할 수 있다. 콘크리트 양생이란 콘크리트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다. 콘크리트가 습기를 유지하게 하기 위해 물을 공급한다. 이 과정에서 시멘트가 수화, 응결, 경화되면서 화학반응을 일으킬 때 열이 발생한다. 이를 측정하여 콘크리트 배합 비율과 내부 온도, 외부 환경을 고려해 콘크리트의 장기적인 강도를 예측할 수 있다.

현재 연구진은 시스템의 건설 현장 적용성 평가를 위해 시제품 제작과 테스트베드를 만들어 겨우철 콘트리트 수화열과 적산온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의 건물 내부 강도를 예측하기 위한 압축강도 실험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콘크리트 양생 품질과 장기적 강도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추가로 구현해 시스템에 반영할 예정이다. 

ETRI는 '광섬유기반 센싱기술'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광섬유 센서를 통해 콘크리트 강도 예측과, 균열 추이 모니터링, 외부소음측정 등 여러 응용 기술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콘크리트 배합비율과 같은 건설 시공사의 맞춤형 수요를 받아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추가로 개발해 기술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이를 건설 현장에 적용하여 거푸집 제거 시기를 예측하거나 콘크리트 열화 및 건물 수명 예측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한편  ETRI 이길행 호남권연구센터장은 “중대 재해 사고로 매년 발생하고 있는 건설 현장 거푸집 제거 시 콘크리트 슬래브 붕괴, 콘크리트 불량 타설 및 공사 기간 단축 등 인명 사고를 ICT를 활용해 줄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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