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순위 10위권 중 8명이 디지털기술과 가상경제 투자
가상화폐, NFT, 메타버스, 가상부동산 등에 대규모 투자
공식 통계 밖 세계적 가상경제 부호들 많아, “20~30위권 진입 가능”

가상경제를 통해 부를 쌓은 세계적인 부호들이 많은 가운데, 일론 머스크 역시 이를 통해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한 바 있다.
가상경제를 통해 부를 쌓은 세계적인 부호들이 많은 가운데, 일론 머스크 역시 이를 통해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한 바 있다.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2009년 블록체인 기술 이후 이를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과 게임, 가상부동산 등 ‘가상경제’가 발달하면서 세계 ‘부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 해도 전 세계 부자 순위를 보면 워런 버핏이나 월마트 창업주 월튼 가문 사람, 에너지기업 코크인더스트리의 창업주 가문들이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포브스에 의하면 최근엔 세계 10위권 중에 1위인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8명이 디지털 기술로 돈을 번 부호들이다. 그 중 대부분은 가상경제로 큰 돈을 번 경우이며, 사실상 통계에 잡히지 않은 가상경제 거부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21년 연말 기준으로 세계 10대 부호들을 보면 3위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10위인 워렌 버핏을 제외한 나머지는 1위 일론 머스크를 비롯, 제프 베이조스, 빌게이츠, 래리 엘리슨(오라클), 래리 페이지(구글 공동창업주), 세르게이 브린(구글 공동창업),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발머(마이크로 소프트) 순이다.

이들 대부분은 유통이나 온라인 거래, 앱스토어 등 디지털 기술은 물론, 가상세계와 가상자산 등을 통해 큰 돈을 버는 경우가 많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등은 이미 가상화폐 등에 앞장서 뛰어든 대표적인 케이스다.

포브스에 의하면 일론 머스크는 총 재산이 500조 원 정도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블룸버그, WSJ 등에 의하면 그 외에도 통계에 안 잡힌 재산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가 도지코인이나 비트코인으로 얼마나 큰 돈을 벌었는지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 외신들의 추정에 의하면 현재 그의 자산의 10~20% 정도는 가상경제로 번 재산일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코인데스크 등에 간간히 드러나는 사례를 보면, 암호화폐 ‘리플’을 처음 만든 크리스 라센은 한때 암호화폐 보유액이 한화로 약 60조 원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 그런데 이들은 정작 포브스 등의 통계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 등은 제도권 밖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중앙대 컴퓨터공학과 김상윤 교수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지난 10년 간 가상화폐나, 가상자산을 통한 부의 축적을 함께 집계하면 세계 부자들의 순위가 크게 바뀌어버릴 것”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적어도 20~30위권에 대략 7~8명의 가상경제 부호들이 랭크될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가상경제는 이미 실물경제 못지않게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미 금융권 등에서도 가상자산 등에 대한 투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작년에 모건 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상장사 53개사가 이미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으며, 기존 금융회사들과 종전의 전통적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한 금액이 세계적으로 약 7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들, 즉 가상경제와 관련된 메타버스나 암호화폐, NFT, 가상부동산 등이 이들의 주요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 심지어는 게임 시장 역시 이들이 겨냥하는 주요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게임 안에서의 거래, 즉 게임으로 돈을 번다는 개념의 P2E(Play to Earn)가 대표적이다. 게임 안에서 실적을 쌓아 키운 캐릭터나 아이템을 타인과 사고 파는 P2E는 일반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규모가 크다는 얘기다.

또 이런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NFT로 전환해서 거래를 하면서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이뤄진다. 리니지나, 엑스인피니티 등과 같은 게임이 대표적이다. 이들 게이머들은 자신이 착실히 실적을 쌓아 키워둔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NFT로 거래하면서 큰 돈을 벌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거래만을 노리고, 아이템 장사를 하는 시장이 크게 융성하고 있다는게 관련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런 가상의 시장에서 이뤄지는 것이 바로 가상경제이며, 실물시장 못지 않게 부의 축적의 기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김상윤 교수는 “분명히 가상경제라는 것이 있는데도 아직은 주류적인 시선은 부정적이지만,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면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며 지난 십 수년 간 수많은 사람들이 가상세계에서 부를 창출하고 있는 것은 현실이며, 그런 가운데 세계 ‘부의 지형’도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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