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 설문조사 결과 개발자 중 70%는 NFT에 '관심없다' 반응
게임사, 투자자들은 '환영' vs 개발자들 "피라미드 사기" 혹평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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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경제 진석원 기자] 게임산업의 화두였던 메타버스와 NFT에 대한 개발자들은  70% 이상이 NFT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게임 산업에 있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NFT가 화두인 점을 생각하면 예상 밖의 일이다.

여러 글로벌 게임사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지향하거나 NFT를 활용한 게임 거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게임 산업에 NFT의 융합은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기대가 되기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개발자들의 입장은 이와 매우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이는 임 개발자들의 연례 축제인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가 게임산업의 주요 이슈에 대해 게임 개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났다. 3월 열릴 컨퍼런스를 앞두고 펴낸 '2022 GDC 연례조사' 보고서가 그것이다. 이는 전 세계의 게임 개발자 2,700명을 대상으로 게임 플랫폼, NFT와 암호화폐에 대한 전망, 메타버스 관련 계획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의견을 조사했다.

그 결과 게임 개발자들 중 17%만이 "소속된 스튜디오에서 메타버스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암호화폐나 NFT를 고려 중인가?"라는 질문에는 72%의 응답자가 "관심 없음"이라고 응답했고, 결제수단이 아닌 방식으로의 NFT 활용에 대해서도 70%가 "관심 없음"이라고 응답했다. 반면에 NFT를 도입했다는 응답률은 전체에서 1%에 불과 했으며 도입에 관심이 있다는 비율은 21%에 그쳤다.

개발자들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경제 시스템이 불완전하며 기존 게임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다. 설문조사에 응한 개발자들은 암호화폐와 NFT에 대해 “피라미드 사기일 뿐이다”, “jpg 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열대우림을 불태우는 것을 지지할 수 없다”, “현재 NFT 기업에 근무하고 있지만, 회사를 그만둔다” 등 부정적 의견을 표현하기도 했다. 

개발자뿐만 아니라 게임 이용자들도 NFT에 대해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임사들이 게임의 재미를 위한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 모델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최근 대형 게임사들이 출시한 게임들은 게임 완성도와 콘텐츠면에서 부실함을 보이면서 대부분 혹평을 받았다. 

반면 투자자들과 대형 게임개발사의 입장은 이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은 대부분 블록체인이 기존 게임 산업을 크게 뒤바꾸고 독립적인 게임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요소가 될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세가(Sega), 코나미(Konami), 유비소프트(Ubisoft),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와 같은 대형 퍼블리셔들은 모두 NFT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 14일 세가는 '세가 NFT(Sega NFT)'와 '세가 클래식 NFT 콜렉션(Sega Classics NFT Collection)’ 두 개의 자체 NFT를 발행했다. 

코나미는 프랜차이즈 35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Castlevania NFT를 제작했다. 또 지난달 16일 첫 NFT 경매에서 자체 NFT인 'Konami Memorial NFT Collection'을 출시하며 한화 약 1억 9천만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비소프트는 안좋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작년 12월, 자사 NFT 플랫폼 쿼츠(Quartz)를 출시했다. 쿼츠는 유비소프트의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NFT인 디짓(Digits)을 통해 경제 활동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으로 쿼츠를 활용한 거래는 매우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츠다 요스케 '스퀘어 에닉스' CEO는, 2022년 새해를 맞아 발행한 서한에서 "메타버스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며 블록체인과 NFT와 관련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퀘어 에닉스의 주가는 NFT 언급 이후 8%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보면 투자자들도 블록체인과 NFT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게임사와 투자자들은 NFT에 대한 이용자들과 개발자들의 여론이 좋지 않음에도 계속 NFT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투자자들과 게임회사, 그리고 그와는 반대의 개발자들의 여론이 앞으로 게임과 블록체인, 메타버스, NFT의 향방을 어떤 방식으로 이끌 것인지가 주목된다.  업계 일부 관계자들은 "3월 열리는 'GDC 2022 컨퍼런스'에서 어떤 형태로든 조정과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한편 'GDC 컨퍼런스'는 세계 최대의 게임 개발자 회의로 참가자만 수만명에 달한다. 회의는 게임산업에서 화두가 되는 이슈와 기술에 대해 다룬다. 이번 'GDC 2022'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오는 3월 21부터 25일까지 열려 주요 산업 이슈인 메타버스, NFT, VR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기업인 위메이드도 참가할 예정이다. 위메이드는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인 위믹스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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