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매출 기록…칩 공급난으로 고통겪는 고객들과는 대조적”
삼성, 인텔 제치고 1위 탈환, “2023년까지 반도체 부족 계속” 전망도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국제 반도체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2021년에는 사상 최대의 반도체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최근 가트너와 ‘테크리퍼블릭’에 따르면 반도체 칩의 공급난 속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은 2021년에만 25%나 성장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5천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는 “칩 부족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것이 반도체 산업이 2021년에 25.1% 성장하여 처음으로 5,000억 달러를 상회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면서 “일부 업종은 올해 말 정상화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전망치는 2023년 하반기까지 반도체 부족이 크게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즉 “새로운 팹(제조공장)이 건설되고 생산량이 증가할 때까지 공급이 수요를 계속 앞지를 것이며, 이는 결국 기록적인 이윤을 올리게 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테크리퍼블릭’과의 인터뷰에서 가트너의 연구 부사장인 앤드류 노우드는 “2021년 ‘포스트 코로나’를 겨냥한 경기 반등이 자동차 산업에 특히 큰 타격을 입힌 공급망의 부족을 초래했다”면서 “특히 물류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물론, 수요 호조가 맞물려 반도체 평균 판매가격이 높아지면서 2021년 전체 수익 증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테크리퍼블릭’이 전하는 가트너의 진단에 따르면 평균 판매가격이 오른 곳은 자동차 산업뿐만이 아니다. 가트너는 “2021년 단위생산이 두 배 증가한 5억5500만대에 이를 정도로 팽창한 5G 스마트폰 제조업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특기할 점은 미-중 관계다. 즉 “중국 반도체 제조사 화웨이에 부과된 미국의 제재가 퀄컴과 미디어텍과 같은 벤더의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가트너의 노우드는 “이에 비해 화웨이 칩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은 2020년 82억달러에서 2021년 10억달러 안팎으로 매출이 감소했다”면서 그야말로 치명적 타격을 입었음을 강조했다.
가트너는 특히 삼성이 도약에 주목했다. 즉 “삼성이 2020~2021년 31.6%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인텔로부터 반도체 업계 1위(매출 기준)를 탈환했다”면서 “반면에 인텔은 같은 기간 0.5% 성장에 그쳤다.”고 비교했다. 가트너는 또 삼성의 도약이 스마트폰 생산량 증가 때문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삼성 스스로 칩과 기기 판매 증가에 힘입어 50% 이상의 이익 증가를 발표한 점”을 부각시켰다.
가트너는 또 자체 집계 결과를 바탕으로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지형을 소개했다. 즉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브로드컴, 텍사스인스트루먼츠, 엔비디아, AMD 등이 10위 안에 최종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테크리퍼블릭’은 “늘 거론되었듯이, 칩 부족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촉발된 공급망 장애로 인해 야기되었다.”면서 “다른 업종은 모두 반등했지만 반도체 부문은 유독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매체는 “굳이 ‘팬데믹’ 탓이라기보단, ‘팬데믹’ 이전부터 어떤 사업을 어떻게 진행해왔느냐가 더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딜로이트의 평가를 소개하기도 해 눈길을 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