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거래소들 ‘슈퍼볼’ 광고 점령…“암호화폐가 주류 화폐로 위상 승격”
일명 ‘크립토볼 광고’로 불리기도, ‘메이저리그’․‘NBA’ 등에도 대대적 광고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매년 2월 미식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슈퍼볼’은 미국에서 가장 큰 스포츠행사이자, 전국민적 축제다. 그런 만큼 하프타임과 경기 도중의 TV광고는 브랜드 홍보 효과가 최고로 인정되면서, 해당 기업들로서도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NBC를 통해 중계된 ‘슈퍼볼’ 경기에선 특히 눈길을 끄는 광경이 있었다. 한국에서도 TV녹화를 통해 확인이 가능했던 이날 ‘슈퍼볼’ 경기 중계에선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암호화페 거래소들이 대거 광고를 내보냈다.

이날 TV광고에선 세계 최대의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외에도 ‘FTX Trading Ltd.’나, ‘크립토 닷컴’과 같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자사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를 지켜본 ‘블룸버그’나, ‘디크립트’, ‘크립토퀀트’ 등과 같은 암호화폐 전문매체들은 그런 사실 자체에 크게 의미를 부여했다. ‘블룸버그’는 “‘슈퍼볼 광고’를 하는 것만큼 어떤 기업이 주류사회에 진입했다고 선언할 수 있는 거창한 방법은 없다.”면서 “그래서 코인베이스의 슈퍼볼 광고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고 평했다.

즉 ‘슈퍼볼 광고’를 할 만큼 이제 암호화폐의 위상이 달라졌고, 나아가선 통화체제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날 ‘코인베이스’ 광고는 그 자체가 암호화폐 예찬에 가까운 것이었다. ‘디크립트’가 묘사한 바에 따르면, 화려한 이미지 광고를 통해 코인베이스에 가입하는 새로운 사용자들에게 무료 비트코인으로 15달러를 제공하는 등 노골적인 ‘고객 유인’책을 시도했다.

이처럼 코인베이스나 FTX Trading Ltd., 크립토닷컴 등의 거래소들이 슈퍼볼 광고를 점령하면서 이들 외신은 “슈퍼볼이 아니라 ‘크립토볼’이 된 것 같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이들 매체 평가에 의하면 광고 기법도 매우 세련되었다는 평가다. 유명인을 내세워 처음엔 암호화폐 거래에 회의적인 척 하다가 마음을 바꾸는 내용인가 하면, 크립토닷컴의 경우는 CGI를 통해 도지 코인의 이미지를 표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암호화폐 업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메이저리그나 전미농구협회와의 스폰서 계약을 통한 NBA 광고 등 ‘주류 마케팅’에 침투해왔다. 그러다가 이번에 30초짜리 ‘슈퍼볼 광고’를 700만 달러에 구매, 대중을 향한 대대적인 광고전에 나선 것이다.

이들의 이같은 광고 공세는 최근 암호화폐 산업의 분위기와도 밀접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코인 가격의 등락이 반복되고, 다양한 규제를 앞두고 있으며, 때론 해킹이나 사기와의 연관성도 거론되는 실정이다. 반면에 아마존 등이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도입한다든가,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매체들도 이제 암호화폐를 주류 통화수단의 하나로 사실상 인정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의회에선 암호화폐를 통해 280억 달러를 모으기 위한 초당적 인프라법 개정안도 발의된 바 있다.

또 지난해 마이애미주는 자체적으로 암호화 화폐인 ‘마이애미 코인’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는 암화화폐 거래를 통해 공공 인프라에 투자하게 하거나, 도시의 프로젝트와 행사에 쓰이도록 한다는 취지다. 마이애미 재무부가 이를 주도함으로써 사실상 법정통화에 버금가는 공적 지위를 부여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송출된 이번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광고는 특히 각사의 경품거래와 함께 진행됨으로써 대중들의 시선을 한층 집중시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번 ‘슈퍼볼 광고’ 혹은 ‘크립토볼 광고’가 얼마만한 광고 효과가 있을까.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그렇잖아도 암호화폐에 열광하는 계층이 많은데, 이번 대대적인 광고는 분명 암호화폐 참여자들을 대규모로 끌어 들이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면서 “잘만 된다면 오히려 그 동안 암화화폐 시장을 왜곡시킨 투자자들을 압도하는 건전한 투자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반대로 ‘30초짜리 우스꽝스러운 광고’는 암호화폐를 불신하거나 위축된 사람들이 거래를 다시 시작하도록 설득하기에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슈퍼볼’ 시즌의 대대적인 광고 공세는 일반 대중에게 큰 영향을 줄게 분명하다는 의견이다. 심지어는 다른 분야의 기업들도 이젠 자사의 광고 콘텐츠에 ‘코인’ 이미지를 등장시키거나, 암호화폐 거래 수익으로 여행을 가는 상황을 묘사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크립코볼’ 광고는 앞으로 암호화폐 기장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는게 ‘블룸버그’의 예상이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