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월가 사상 최대 낙폭 26% 급락, 페북 하루 이용자도 급감
‘틱톡’ 등과의 경쟁, 암호화폐 실패, 광고에만 ‘올인’한 것도 패인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메타(페이스북)가 창사 이래 최대의 수모를 겪고 있다고 할까. 아니면 위기에 처했다고 할까. 3일(현지시간) 메타 주가가 26% 급락하면서, 미국 증시에서 단일 기업 주가의 하루 낙폭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에 외신들은 이를 일제히 대서특필하며 ‘메타의 추락?’이란 헤드라인을 뽑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소셜 네트워크의 사상 처음으로 일일 사용자도 감소한 메타의 설립자가 저커버그가 회사를 다시 성장으로 이끄는 것을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라고 비관적 코멘트를 달기도 해 주목을 끌었다.

앞서 메타는 사명을 바꾼 뒤 처음으로 발표된 분기 실적에서 당초 목표액 300달러에 훨씬 못미치는 280억 달러 안팎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여러 외신들은 다양한 원인 분석과 전망을 내놓았다.

그 중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세계 최대의 SNS인 ‘페이스북’의 침체다. 그 동안 월스트리트(미 증시)는 페이스북의 강력한 영향력과 광고 흡인력에 대해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내부고발자에 의해 페이스북의 야비하고 반인륜적 마케팅 행태가 드러나거나, 이를 무마하고 만회하고자 상호를 ‘메타’로 바꾸면서 새로운 미래를 약속했을 때도 관용적이었다. 그러나 정작 메타에 대한 가장 중요한 평가의 잣대는 페이스북, 즉 이 회사 총 매출의 98%를 차지하는 SNS 도구였다.

지난 수 년 동안 저커버그와 그의 경영진에게 페이스북의 ‘일상 활동 유저’는 그야말로 매출을 올려줄 ‘귀하신 몸’이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최근엔 그 숫자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분석가들이 여전히 투자를 위한 ‘매수’ 종목으로 분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은 JP모건체이스 등 4개 은행에 의해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페이스북은 하루 이용자가 19억3000만명에서 지난해 4분기엔 19억2900만명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물론 메타는 페이스북의 ‘하루 이용자 20억 명’을 여전히 목표로 하면서, 창업자 저커버그 스스로 이를 기정사실인양 확신하고 있지만, 쉽게 도달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메타는 이에 대해 틱톡 등과의 경쟁 심화가 실적 부진의 이유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이처럼 날로 커지는 경쟁에 직면한 속에서 메타버스 사업이라는 새롭고 매력적인 시도조차 쉽지 않으면서 이 회사는 마냥 쇠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더욱이 메타는 지난 달 19일(현지시간) 애플의 개인 정보 보호정책 변경으로 인해, 올해 광고 사업에서 약 100억달러(약 11조원)의 손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또 신 사업인 메타버스를 위한 계획이 수립되고 있는 ‘리얼리티 랩’ 부문 역시 지난 2021년에 102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최근에 웹3, 메타버스 관련 신사업에 102억달러 가량을 쏟아부은 것 역시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뭐니뭐니 해도 메타의 가장 큰 어려움은 페이스북이 처한 심각한 경쟁 구도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글로벌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해왔지만, 페이스북 워치에서부터 인스타그램 릴스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은 목표치에 미달하거나,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메타가 새로 만든 암호화폐 디엠(Diem) 역시 2년 여 전에 처음 호기롭게 출발했으나, 이젠 문을 닫고 말았다.

지난 10년간 디지털 광고가 페이스북의 수익을 지배하게 된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그야말로 “광고에 중독된 탓”이란 얘기다. 외신들은 “몇 년 동안, 페이스북의 광고 사업에 대한 중독이 커지면서, 날이 갈수록 그 수익의 일부분은 거의 없어졌다. 이로 인해 가장 다각화되지 않은 빅테크 회사인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감소하고, 광고시장에서도 위축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메타 내부에서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미 페이스북 시절의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이 지난해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이 회사의 범죄적 마케팅 실태를 고발하면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었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줄어드는 것처럼, 사내에서도 전도 유망한 인재들의 탈출이 줄을 잇고 있는 형편이다.

제도와 시장 환경도 메타에겐 매우 불리하다. 지난 2012년 한때 저커버그가 그랬듯이, 10억 달러를 들여 인스타그램을 사들인 것과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메타버스 시장에서 로블록스와 같은 막강한 경쟁자를 상대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게다가 규제 당국은 빅테크의 각종 거래에 대해 더욱 엄격한 조사와 규제를 다짐하고 있어 이 역시 메타로선 넘어야 할 산이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