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와는 달리 두 양자 상태 서로 중첩되거나 겹치는 형태
정보처리의 경우의 수가 늘어나고, 속도도 무척 빨라져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양자 컴퓨팅은 인터넷 시대를 뛰어넘는 4차산업혁명의 차세대 핵심 기술로 늘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 많은 연구기관과 과학자들이 그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렇다면 양자 컴퓨팅은 대체 어떤 원리이며, 어떤 고성능을 지닌 것인가. 일반인들은 막연한 개념만 갖고 있지만, 실제로 국내 연구기관들은 그 실용화를 위한 상당한 수준의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가을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디지털대전환’에 양자 컴퓨팅 기술을 출품했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현장 설명을 통해 “양자 인터넷은 기존 2진법(디지털)과는 달리, 두 양자 상태가 서로 중첩되거나 겹치는 형태로 작용함으로써 한층 정보처리의 경우의 수가 늘어나고, 속도도 무척 빨라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쉬운 표현을 통해 그 원리를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양자 컴퓨팅은 기존의 2진법 원리의 인터넷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른바 ‘큐비트’(qubit : quantum bit)가 그 핵심 키워드다. 큐비트는 다시 말해 여러 개의 값들을 갖는 비트다. 디지털 정보인 비트(bit)는 0 또는 1로 나타낸다. 이와는 달리, 양자정보의 단위인 큐비트는 서로 완전히 구별되는 두 양자상태가 중첩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즉, 0 또는 1의 두 가지 값을 가질 뿐 아니라, 0과 1을 동시에 작동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당연히 그런 중첩되고 복잡하게 뒤섞인 방식으로 작동하고 존재하는 큐비트는 비트를 사용하는 현재의 기술보다 크게 발달한 것이다. 즉 큐비트를 사용하는 양자컴퓨터는 현재의 컴퓨터보다 지수 함수(제곱)적으로 빠른 계산이 가능하고, 이를 활용한 양자 통신은 비트를 연계한 현재의 인터넷에 비해 더욱 복잡한 암호화 효율적인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정보사회지능원은 ‘양자정보처리의 원리’를 통해 좀더 자세하게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양자 이론은 양자 상태, 양자 다이내믹스, 측정, 관측 가능량으로 구성된다. ∙이때 큐비트가 양자정보처리의 단위가 된다. 비트에서 큐비트로의 변환하는 과정은 양자 상태가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즉 “양자 측정은 큐비트에서 비트로의 변환에 해당한다”면서 “양자 컴퓨팅은 양자 다이내믹스에 기반하여 양자 상태의 변환을 통해 구현된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양자 통신은 큐비트를 주고 받는 과정이다. 즉 “양자정보처리는 기존 정보처리 에 비해 더 빠른 컴퓨팅, 더 높은 수준의 보안성을 지닌 암호, 더 효율적인 통신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트가 정보처리의 단위라면, 큐비트는 양자정보처리의 단위다. 또 “큐비트는 측정 전 양자 물리계를 의미하는데, 정보의 관점에서 세상은 비트로 나타낼 수 있는 정보와 큐비트로 나타낼 수 있는 정보로 구분된다”는 설명이다.
좀 더 알기쉽게 설명하면 인터넷은 정보를 연결하는데, 이 경우 정보는 비트를 통해 표현된다. 즉, 인터넷은 전 세계에 분포된 비트를 서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양자 인터넷은 비트로 표현된 정보뿐 아니라 큐비트로 표현된 정보를 포함하여 서로 연계한다. 큐비트와 비트를 모두 포함한 거대한 네트워크가 형성되며, 그 만큼 성능도 크게 확장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양자기술을 적용한 NISQ 기반의 컴퓨팅은 기존 컴퓨팅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빠른 속도의 컴퓨팅 기법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양자컴퓨팅을 구현하는 알고리즘인 ‘QAOA/VQE’ 등이 있다.
특히 앞서 진흥원은 “양자 컴퓨팅은 큐비트에 준비된 양자 상태의 변환 과정을 컴퓨팅 과정에 응용하는데, 그 상태 변환은 세 가지 방법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요약했다. 즉 개별 큐비트의 조작과, 양자 단열-변화, 다체계 얽힘 상태 생성과 측정이 그것이다.
이때 ‘개별 큐비트 조작’은 양자 회로로 표현할 수 있다. 또 ‘단열-변화 컴퓨팅’이나, ‘얽힘을 활용한 측정-기반 양자 컴퓨팅’ 모두 하나의 양자 알고리즘(‘QAOA/VQE’ 등)을 각 모델에서 동등한 계산 복잡도로 구현할 수 있다. 이때 ‘단열-변화 컴퓨팅’과 ‘측정-기반 양자 컴퓨팅’은 ‘개별 큐비트 조작’을 우회하여 양자 컴퓨팅을 수행할 수 있다. 진흥원은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양자오류 정정은 양자 회로의 큐비트 조작에서 잡음을 제거하는 기법이며, 현재의 양자 기술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또 양자 통신은 큐비트를 주고 받는 과정이다. 이때 양자키 분배 프로토콜은 “정보론적 보안성을 지닌 비밀키를 공유하는 방법”이란 설명이다. 큐비트를 네트워크 통신에 활용하면 더 높은 채널 용량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양자키분배 프로토콜의 구현 과정은 양자 상태, 분배 및 측정에서 불완전한 요소들을 포함하며, 현재의 구현에는 흠결이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다만 ‘장치-무관 양자키분배 프로토콜’은 구현 과정에서의 흠결을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러한 양자 소프트웨어를 구현할 수 있는 클라우드 양자 컴퓨팅 서비스의 활용 또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결국 양자 컴퓨팅은 현재까지의 양자 기술의 미흡함을 보완, 극복하여 현재 기술에 비해 더욱 뛰어난 역량의 정보처리를 가능하게 할 것이란 기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