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홍보 사이트에서 삭제돼, “2022년 출시 물건너 간 듯” 추측 만발
괴기스런 외관에 ‘괴물’ 같은 성능으로 화제, ‘CES 2022’에서도 시선집중
반도체 수급난, 디자인 문제가 걸림돌?, “고의적인 사전 마케팅” 시각도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이번 ‘CES 2022’의 가상공간 쇼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던게 테슬라의 ‘괴물’ 자동차인 사이버트럭이다. 그러나 12일부터 갑자기 웹사이트에서 사이버 트럭에 대한 이런저런 출고 관련 정보가 싹 사라져버렸다. 이에 네티즌들은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은 어디 있죠? 아니면, 더 중요한 건, 언제 출고되죠?”라는 궁금증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일론 머스크 특유의 ‘잔꾀’가 깃든 사전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는 추측도 쏟아지고 있다.
‘매셔블’이나 ‘더 버지’ 등 외신들도 이날 이 사실을 긴급 타전하고 있다. 그 만큼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세계 자동차 역사상 보기 드문 ‘괴물 자동차’로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 스스로도 “2022년 중에 출시될 것”이라고 했으며, 오스틴 공장 주변에선 최종 출시를 앞둔 주행시험을 하는 장면이 일부 언론과 얼리어댑터들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테슬라 웹사이트에서 사이버 트럭에 대한 언급이나 구체적 안내 문구가 모두 사라져버림으로써 그런 기류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되었다. 테슬라는 애초 ‘괴기스런’ 철갑 상자 모양의 차세대형 전기 픽업 트럭에 ‘사이버 펑크 트럭’이란 이름을 붙이고, 출시 전부터 맹렬한 사전 홍보전에 나선 바 있다. 처음엔 소비자들의 반응은 “엉뚱하다”거나 “괴짜인 일론 머스크다운 희한한 자동차”라는 등의 평이 많았다.
처음 공개되었을 때 소비자들은 “마치 철판을 그냥 붙여놓은 것처럼 생겼다”거나, “너무 못생겨서 누가 사기나 하겠느냐”는 등의 비아냥을 퍼붓기도 했다. 더욱이 사이드 미러가 없고, 범퍼가 너무 높아서 세계 각국의 교통 법규를 통과할 수 있겠느냐는 등의 의구심도 제기되었다. 흔히 대중이 선호하는 고급 차량의 이미지, 즉 유려한 곡선과 부풀어 나온 휀다. 매끈하고 세련된 알루미늄 힐 등을 모두 무시한 듯 했다.
특히 사고라도 일어날 경우 보행자가 다칠 가능성이 높은 범퍼 디자인이 논란을 불렀다. 그럼에도 그야말로 ‘괴물’스러운 이 차의 성능이 알려지면서, 한껏 기대가 높아졌다. 사이버 트럭은 제로백 2.9초~4.5초만에 480~800km의 주행거리를 과시한다. 그야말로 ‘괴물’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성능이다. 사전에 알려진 판매 가격은 비교적 합리적이란 평가다. 싱글 모터 RWD가 한화로 4600만원, 더블 모터 AWD가 5700만원, 트리블 모터 AWD가 6900만원이다. 주행거리는 각각 400km, 480km, 800km이다.
물론 테슬라는 진작부터 사이버 트럭에 대한 나름의 보안 전략을 구사해왔다. 지난 10월에는 사이버 트럭 사이트에서 모든 가격이나 모델 정보를 삭제하기도 했지만, “2022년 본격 생산과 출고”라는 등의 중요한 안내 사항은 그대로 게시했다. 또 호기심어린 소비자들이 이 사이트의 주문 페이지로 이동하면 “2022년에는 생산이 가까워지면 구성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는데, 최근엔 ‘2022년’이란 문구를 빼고 그냥 “생산이 가까워지면 구성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라고만 적혀 있는 등 미묘한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12일에는 사이버 트럭에 대한 모든 안내 정보가 송두리째 없어져 버린 것이다. 기술 매체 ‘매셔블’, ‘더 버지’ 등은 “이번 변경으로 일부 예약자들은 생산 일정이 더욱 지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 트럭은 애초 2019년에 처음 발표된 후 지금까지 연기를 거듭해왔다”고 되짚었다.
그러다가 특히 ‘2022년’이란 연도를 삭제하게 된 것은 지난 크리스마스 직전쯤이었다. 이 무렵에 분명 상황 변화가 있었다는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계획대로라면 사이버 트럭은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테슬라의 최신 기가 팩토리에서 만들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현지 소식통에 의하면 비로소 이번 주에 공구와 장비가 대량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테슬라는 2019년에 사이버트럭을 처음 선보이며 2021년 말에 출고할 것이라고 했지만, 다시 ‘2022년 출시’로 말을 바꿨다. 그러다가 이번에 아예 그런 스케줄에 관한 모든 언급이나 자세한 사양을 모두 삭제함으로서 출시 일짜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이에 대해 ‘매셔블’은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도 그 원인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진작부터 제기되어온 바처럼 교통법규에 맞지 않는 범퍼 등 디자인 문제도 일정 부분 작용했을 것이란 짐작이다.
사정이야 어찌됐건, 테슬라 사이버 트럭은 당분가 출시가 무한정 미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023년으로 연기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정작 테슬라측은 각종 언론매체들의 확인 취재 요청에 대해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한켠에선 이를 두고 “일론 머스크 특유의 ‘치고 빠지는’ 페인트 모션과 닮은 마케팅 수법”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귀추가 주목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