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앞두고 둔 발행, 유통
개최지 베이징 등 11개 도시,홍콩 등서 시범 운영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는 디지털화폐(CBDC)가 결국 중국에서 가자 먼저 공식 화폐로 발행되어 유통될 전망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2월 개최)을 한 달 앞두고 중국 정부는 디지털화폐인 디지털위안화를 시범 공개했으며, 파일럿 버전을 IOS/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 출시하였다. 이는 중국의 공식 화폐 위안(元)화를 디지털화한 것으로 현재 올림픽 개최지를 포함한 11개 시범지역에서 먼저 선보이기로 했다. 그 후 중국 본토 전 지역과 홍콩/마카오 특별행정구 등에까지 확산시키고, 해외에서까지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해당 파일럿 버전은 중국어 이외의 영어 버전도 지원된다는 점이다. 즉 중국 본토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러한 편의성은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들에게 시범적으로 디지털위안화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또 중국 내 외국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코로나 팬데믹 극복의 상징이 될 자국 동계올림픽을 중국 금융당국이 측면 지원하는 성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범 공개된 디지털위안화는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두 도시인 베이징과 내몽골 자치구 장자커우를 비롯해, 상하이와 허베이성 슝안신구, 광동성 션전, 쓰촨성 청두, 산둥성 칭다오, 랴오닝성 다롄, 산시성 시안, 장쑤성 쑤저우, 그리고 성(省) 전체가 경제특구로 지정된 하이난성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지역 거주자들은 개인 핸드폰에 이를 등록하거나, 은행에서 승인을 받은 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오직 휴대폰 번호만으로 최초 개통이 가능하게 했고, 추후 은행당국에서 승인을 받아 인증 후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도록 설계함으로써 편의성을 높였다.
현재 시범 공개된 디지털위안화의 특징은 첫째 액면가가 고정되어 있고, 둘째 전자지갑으로 유통되어 비용 효율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거래내역이 디지털 기록으로 남아서 온라인 도박이나 돈세탁 등 불법행위에 대한 중국 공안부의 추적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통제 가능한 익명 시스템”으로 설정하였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리고 등급을 4등급제로 나누어 1등급은 운영기관에서 별도 서명을 받은 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으며 한도는 무제한다. 2등급은 신분증 및 은행계좌를 필요로 하는 개인 카드 연동으로 5만 위안이 한도이며, 3등급은 실명인증을 거친 신분증 사용으로 신분증이 필요하며 한도는 훨씬 낮은 5천 위안이다. 마지막 4등급은 신분증 없이 핸드폰 번호만으로 개통이 가능하지만 대신 한도는 가장 낮은 2천 위안으로 설정되어 있다. 각 사용자는 개인 핸드폰만으로 4등급을 부여받고 개통할 수 있으며, 한도를 증액하고 싶거나 해서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경우는 인증 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위안화의 운영기관은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건설은행, 교통은행, 초상국은행, 즈푸바오(온라인 은행), 웨이중은행(웨이신즈푸) 등이다. 온라인 플랫폼 중엔 바이두, 텐센트영상, 메이퇀 등 60개 플랫폼에서 결재수단으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한편 중국본토 외 특별행정구로 1국가2체제에 의해 중국본토와 별도의 행정부를 보유하고 위안화가 아닌 홍콩달러(HKD)를 사용하는 홍콩 정부 역시 중국본토의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12월 8일 중국 매일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홍콩금융관리국(HKMA) 위웨이원(余衛文) 총재는 “현재 홍콩금융관리국이 중국인민은행과 함께 디지털위안화의 역외지불 사용 시험을 준비 중”이라며 <금융기술의 세 추세, 역외자본> 제하의 글에서 밝혔다. 그는 “이미 중국 위안화는 홍콩 내에서 폭넓게 사용 중”이라며 “중국본토-홍콩 간 유통되는 현금 중 일부인 디지털위안화는 홍콩-중국본토 두 지역을 오가는 여행객들에게 큰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홍콩 내에서 디지털위안화를 도입하는 구체적인 시간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최소 디지털위안화가 홍콩 내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질 경우는 홍콩을 방문하는 중국본토인이나 중국본토를 방문하는 홍콩인들이 상호 소비 가능한 지급수단을 하나 더 갖게 되는 셈이 된다. 또 디지털위안화의 전면적인 역외사용을 앞둔 테스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홍콩의 디지털위안화 도입은 의미가 결코 적지는 않다. 중국의 이러한 디지털위안화 도입 목적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법정통화를 발행, 유통함으로써 달러 위주의 세계 기축통화구조를 재편하려는 목적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