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와 메모리를 단일 패키지로’, 삼성, 인텔 등 시도 불발
英 과학자들 성공적 연구, “실현되면 SSD․HDD 별도 구매 불필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5종.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5종.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울트라 램(UltraRAM)이 언젠가 스토리지와 메모리를 하나로 결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한 곳에 심는 ‘인 메모리 컴퓨팅’의 실현이다. 실제로 삼성이나 인텔이 RAM과 NAND의 장점을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하려고 시도했지만, 제한적인 성공만을 거두었다는 평가다. 새로운 유형의 비휘발성 메모리인 울트라 램이 실용화되려면 아직은 여러 시행착오를 극복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하나의 구성 요소로 결합한다는 아이디어는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지금까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 와선 그 실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디지트렌드’에 따르면 영국 랭커스터 대학의 물리공학과 과학자들은 최근 램과 스토리지 모두를 하나의 하드웨어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인 울트라램 연구에서 성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실제로 울트라램을 통한 통합 패키지 실현 가능성에 한층 가까원 졌다는 얘기다.

‘디지트렌드’가 인용한 이들 과학자들의 논문은 우선 울트라램에 대한 구체적 정의부터 내리고 있다. 즉 “데이터 스토리지 메모리의 안정성과 비볼륨성을 RAM의 고속 및 에너지 효율과 결합하는 기술”이라고 했다. 이들 학자들은 “비록 그러한 하드웨어(메모리와 스토리지의 단일 패키지)가 아직 생산되지 않았지만, 그것은 가능할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과거에 이미 울트라램과 같은 것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있었던 이유”라며 그간의 노력을 상기시켰다.

실제로 현대의 램과 초고속 SSD는 둘 다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들을 활용한다. 컴퓨터 메모리는 현재 사용되는 비영구 정보만 저장한다. 컴퓨터의 전원을 끄면 모든 데이터가 사라진다. 반면에 SSD와 같은 데이터 스토리지 장치는 정보를 영구히 저장하는데, 이런 유형의 메모리를 ‘비휘발성’으로 부른다.

그간 메모리와 스토리지 솔루션은 서로 유사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나마 가장 가까이 다가간 사례는 인텔 옵테인이 있는데, 이는 또 다른 플래시 메모리의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인텔은 모든 소비자 전용 옵테인 제품을 2021년에 단종시켜, 이런 기대를 무산시켰다.

한편 ‘디지트렌드’는 “울트라램에 대한 아이디어는 이전의 시도들로 볼 때 잃어버린 명분처럼 보였을지 모르지만, 이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랭커스터 대학의 5명의 물리학자들에 따르면, 가능할 수 있다.”면서 “울트라램은 ‘비휘발성’이면서도 오랜 시간 동안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지만 램을 대체할 만큼 충분히 빠른 차세대 메모리 및 스토리지를 정의한다”고 규정했다.

랭커스터 대학의 과학자들은 그들의 논문에 연구 과정을 기술하여, 양자가 결합된 실리콘 웨이퍼의 생산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는 인듐 비소(InAs) 양자 우물과 알루미늄 안티몬화물(AlSb) 장벽의 사용이 포함된다”면서 “양자 우물은 입자가 위아래로 움직일 수 없지만 다른 두 평면을 따라 이동할 수 있는 매우 얇은 층이다. 이러한 양자 우물과 장벽이 함께 삼중 장벽 공명 터널링(TBRT) 구조를 만든다.”고 원리를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 기술을 사용하여, “울트라램은 현재의 솔루션들이 제공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싸고 빠른 방법으로 모든 종류의 컴퓨터 장치들을 위해 생산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만약 앞으로 울트라 램이 실용화되면 이제 램스틱과 SSD 또는 HDD를 별도로 구매할 필요가 없게 된다. 그냥 어떠한 PC 구조에서도 SSD나 HDD의 기능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일정량의 스토리지를 갖춘 하나의 구성 요소만 구입하면 된다. 물론 아직은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럼에도 “실현 가능성이 확실한 가운데, 이를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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