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NFT 거래 플랫폼 룩스래어, 출시 첫날 거래량 1억달러 돌파
오픈시의 70% 수준 육박, “오픈시 독점체제에 균열 일으킬지도”
“이중거래 ‘워시 트레이드’, 자체 토큰 ‘에어드롭’ 등 비정상거래 덕분” 반론도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세계 최대이자 최초의 NFT 거래업체인 오픈시(OpenSea)의 독주체제가 끝날까. 지난 10일(현지 시간) 오픈시에 이어 등장한 경쟁업체 룩스래어(LooksRare)가 처음으로 NFT를 출시한지 이틀 만에 거래액이 1억 500만달러 이상 기록하면서, 오픈시의 기득권에 도전하는 상대로 부상할 것인지가 관심꺼리가 되고 있다.
이를 두고 ‘코인데스크’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분산형 오픈세어가 드디어 온 것일까, 아니면 매수와 매도를 같이 하는 ‘워시 트레이딩’ 투자자들 덕분에 거래량이 늘어난 것일까”라고 궁금증을 표했다. 그러나 많은 암호화폐 시장의 전문가들은 “지배적인 NFT 시장의 강자인 오픈시에게 마침내 내실을 갖춘 철저한 분산형 경쟁자가 나타난 것은 분명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로 ‘Dune Analytics’ 대시보드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룩스래어가 출시한 NFT는 1억500만 달러의 거래량을 유치한 후 몇 시간 만에 자체 토큰 스테이커에게 보상으로 배분될 플랫폼 수수료가 613 이더리움(약 200만 달러)이나 발생되었다. 이에 비해 지금까지 전체 거래량의 90% 이상을 차지해온 NFT의 선두주자인 오픈시는 월요일 1억6900만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는 이튿날 첫 출시만에 1억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신생 업체 룩스래어와 근소한 차이여서, 시장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현재까지 트레이더들은 룩스레어가 적어도 당분간은 이런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그 근거로 평균 3,500달러 상당의 룩스래어 에어드랍을 들었다. 룩스래어에 따르면 지난 2021년 6월16일~12월16일의 기간 동안 3ETH(이더리움) 이상을 거래한 오픈시 이용자에게 자체 토큰 ‘룩스’를 에어드롭해주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픈시 이용자를 적극적으로 빼앗으려는 전략에 다름 아니다.
그로 인해 자체 토큰 소유자들에게 무상으로 토큰을 주는 에어드랍을 청구한 이더리움 주소가 7만5,000개가 넘었다. 시가 역시 이날 38% 오른 3.58달러를 기록해 시가총액 상위 200개 암호화폐를 돌파하는 등 기염을 토한 것이다. 오픈시로선 그야말로 강적을 만난 셈이다.
이 수치는 룩스래어 NFT에 대한 견고한 시장 수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며, 첫 출시 하루 만에 이룬 획기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잖아도 지난 수 개월 동안 NFT 트레이더들은 오픈시에 대한 불만에 찬 요구 사항이 많았다. 우선 토큰을 출시하는 운영 방식의 일부를 분산화시킬 것을 요구해 왔다. 목전의 IP강제 정책도 그렇고, 탈중앙화 생태계의 중개인으로서 해킹당하거나 악용된 NFT를 상장 폐지할 것 등을 촉구해왔다.
물론 룩스래어의 이번 화려한 데뷔와는 별개로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도 있다. 즉 룩스래어의 급등이 곧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코인데스크’는 “주목할 만한 규모의 매출 가운데 상당 부분이 NFT 검증에 대한 보상을 노린 트레이더들의 이중적 거래, 즉 ‘워싱 트레이드’에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해 눈길을 끈다. 그러나 다시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 번 (룩스래어로) 빠져나간 트레이더와 토큰이 오픈시로 다시 회귀하거나 돌아올 것인가도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이번 룩스래어의 ‘히트’에 대해서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그 배팅 시기가 절묘했다는 해석도 있다. 오픈시는 분명 암호화폐 커뮤니티 안팎에서 최고의 신뢰도를 지닌 플랫폼이다. 그러나 많은 사용자들은 최근 자신들의 몫이 되어야 할 약 2.5%의 플랫폼 수수료가 오픈시 내부의 팀에게 돌아간 것에 불만이 크다. 또 NFT 물량 부족, 지적 재산권 청구에 대비한 시장별 패치워크 시행 등도 불만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해킹이나, 악용될 소지가 큰 토큰의 상장 폐지를 둘러싼 오픈시의 불투명한 정책은 ‘웹 3’ 비평가들의 비난의 표적이 되었다.
사용자들의 이런 불만은 곧 오픈시의 약점으로 간주되면서, 지난 1년 동안 룩스래어가 나름의 내실을 갖추며, 본격적으로 업계 주도권에 도전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즉, 분산형 금융(DeFi)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수한 인센티브를 통해 기존 프로토콜의 용량을 줄이려는 노력도 그 중 하나다. 물론 룩스래어 이전에 역시 오픈시의 아성에 도전했던 팬텀 블록체인 기반 NFT 마켓플레이스 ‘아션’(Artion)은 수수료 제로와 무료 트랜젝션에도 불구하고, 무위에 그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의 오픈시에 대한 시장의 여론과 사용자들의 불만은 룩스래어와 같은 또 다른 분산형 대안 플랫폼이 부상하기에 유리한 조건이라는 해석이다. 물론 이번과 같은 룩스래어의 성공은 자연스런 시장 메커니즘에만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한 사람의 투자자가 자산을 앞뒤로 매수, 매도하는 불법적 관행이라고 할 워시 트레이드가 거래 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룩스래어의 거래량이 향후 몇 개월 동안 꾸준히 유지될 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아직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룩스래어의 부상은 세계 NFT시장의 독점적 존재인 오픈시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긴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