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 핀테크, 사이버 보안, 이동 및 수송 기술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바이오 및 의료기술 등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세계 최대의 가전박람회인 ‘CES 2022’에선 여느 해보다 다양한 ICT 및 디지털 기술이 등장했다. 전문가들이 이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과 전망을 내리는 가운데, 특히 푸드테크, 핀테크, 사이버 보안, 이동 및 수송 기술,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바이오 및 의료기술 등이 눈에 띄고 있다.

주최측인 CTA(전미소비자협회) 자료와, CES, 그리고 한국무역진흥공사 등의 자료를 종합해보면, 이들 기술이 금년 행사의 차세대 기술 키워드로 요약된다. 이를 두고 CTA측은 ‘전환 기술(Transformative Tech)’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는 곧 금년 이후 펼쳐질 미래 기술의 큰 흐름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푸드 테크’다. 이는 대체육 식품이나, 인공지능(AI)에 의한 식료품 주문, 3D 프린터로 만든 식품, 배달 서비스 앱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식품문화가 날로 스마트해지며 늘 새로운 기술로 덧입혀진다. CTA는 “소비자의 생활 습관도 변화하면서 푸드 테크는 우리가 요리에 접근하고 식품을 주문하고 음식을 만들고 먹는 방식 자체를 송두리째 변화시키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농수산 분야에서부터 요리·음식배달·요식업 등을 아우르는 식품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농축산 분야에선 가축 사료 간소화, 탄소 배출 감축, 물 사용의 절약 및 쓰레기의 최소화를 추구하는 기술로 확장되고 있다. 또 “농업 엔지니어링, 식물 과학, 컴퓨터 기반의 환경 제어 기술이 집약돼 농작물의 질을 높이고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푸드 테크 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정의한다.

‘CES 2022’에선 특히 금융 부문에서 ‘핀테크(Fintech)’ 기술의 발전 양상도 가늠할 수 있게 했다. CTA는 “‘핀테크’는 소비자와 기업이 자금을 보다 더 쉽게 그리고 더 적은 비용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무한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규정했다.

핀테크의 가장 큰 특징은 불필요한 금전거래비용의 절감과 이를 위한 분산화(디파이) 내지 블록체인 기술에 의한 거래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의 경우 은행 등 금융기관이 중개하던 기존의 금전 거래 방식과는 달리, 모든 사용자가 거래 내역 등의 암호화된 데이터를 함께 분산해 저장한다. 모든 거래 데이터가 분산돼 기록되는 장부를 의미하는 블록체인상에서는 전통적인 거래 방식의 약점으로 꼽혔던 데이터의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며 데이터를 증명해줄 중앙 관리자도 필요치 않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도 이런 블록체인에 의해 탄생되었다. 최근에는 또 대체불가토큰, 즉 NFT와 같은 가상 자산도 등장시켰다. 이 밖에 달러 등 기존의 정부 발행 화폐와 가치가 연동돼 비교적 안정적인 가상화폐인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미국 정부 연방준비제도에서 준비 중인 디지털 화폐 ‘페드코인(FedCoin)’, 그리고 가상 암호화폐로 운영되는 탈중앙화 금융을 의미하는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2021년은 랜섬웨어 공격과 Log4j 취약성 등 유한히 사이버 보안 이슈가 많았다. 미 동부의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을 비롯해 페이팔, 아멕스, MS 익스체인지 등 미국의 주요 금융 기업 및 인프라 관련 기관들의 사이버 공격 피해를 비롯해 소비자 개개인의 사이버 피해도 속출했다. CTA는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2022년에 주목할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사이버 보안’을 꼽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고 대면 만남이 아닌 디지털 소통이 급증하면서, 온라인 인프라의 사용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사이버 공격이 극성을 부리게 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로 인해 그 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다양한 사이버 보안 이슈들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고, 해커들의 활동도 증가했다. CTA는 그래서 “2022년에 특히 주시할 주요 사이버 범죄는 ‘데이터 절도(Date theft)’, ‘랜섬웨어(Ransomware)’, ‘디도스(DDoS) 공격’”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날이 갈수록 기업 관련 피싱(Phishing, 사칭을 통한 개인정보 탈취 수법) URL보다 소비자 관련 피싱 URL이 훨씬 늘어나고 있다”면서 “정부 및 산업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수준에서도 사이버 보안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드론, 하늘을 나는 ‘에어 모빌리티’ 등도 ‘CES 2022’를 통해 드러난 2022년 이후 주목할 기술이다. 그 중 ‘전기차’와 ‘자율주행’은 미래의 수송 기술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CES 2022에서도 승용차뿐만 아니라 트럭, 버스에서부터 여객용 드론과 우주 항공기까지 무수히 많은 산업 분야를 아우르는 수송 기술의 미래에 대해 엿볼 수 있었다.

CTA는 “올해는 특히 물류 수송 분야에서의 연료전지(Fuel Cells)와 전기 배터리 기술이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트럭·버스·건설장비를 생산하는 스웨덴 기업 볼보 그룹은 2050년까지 화석연료 차량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 대신에 인조 디젤, 바이오가스, 수소 등의 대체연료 사용과 생산 차량의 전기화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특히 대형 상용차량 분야에서는 배터리 전기(BEV) 및 연료전지 전기(FCEV) 기술을 적극 도입할 것이란 소식이다.

날아다니는 택시와 같은 ‘에어 모빌리티’ 시대도 곧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미 수 년 전부터 전기 수직이착륙(eVTOL) 교통수단과 이를 위한 수직 이착륙 비행장 등 관련 산업의 발전이 올해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는 장차 우주공간까지 향하고 있어 ‘Blue Origin’이나 ‘Virgin Galactic’, ‘Space X’, ‘Sierra Space’ 등 우주 교통 분야의 선두 기업들의 활약도 예상된다”는 CTA의 전망이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의학적 판단을 내리거나, 의약품 복용량과 치료 방식의 결정을 돕는 ‘디지털 치료법(DTx)’도 점차 실용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 와중에서 이른바 디지털 치료 소프트웨어는 신체적, 정신적, 행동적 건강 상태나 문제들을 예방·관리·치료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 당뇨 환자를 위해 디자인된 디지털 운동 프로그램에서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환자를 위한 가상현실(VR) 기반의 정신 건강 관리 앱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치료법의 영역은 매우 광범위하다.

CTA는 “이처럼 광범위한 분야를 커버하는 만큼, 현재 해당 시장에서는 너무 다양한 용어와 정의가 사용된다는 점을 CTA는 이 시장의 숙제로 꼽았다. 향후에는 보다 통일된 디지털 치료법 영역의 원칙과 정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CTA는 ‘Reportlinker.com’의 조사를 인용해 “2020년 약 3억4720만 달러였던 글로벌 디지털 치료법 시장은 그 이후 7년간 연평균 약 25% 성장하며 2027년에는 약 1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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