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앞두고 디지털 위안(e-CNY) 앱 버전 출시
자메이카 중앙은행, 국립상업은행 등도 시험 기간 거쳐 내년 3월 출시
유럽, 스웨덴, 남태평양 팔라우 등 세계 각국으로 빠르게 확산 조짐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중앙은행의 CBDC가 중국을 필두로 점차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조짐이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2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자체 CBDC인 디지털 위안(e-CNY) 애플리케이션 파일럿 버전을 출시했다. 동계올핌픽을 앞두고 중앙은행의 CBDC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코인데스크’와 ‘코인데스크 코리아’에 따르면 4일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디지털 위안화 파일럿 버전 앱이 중국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출시됐다”면서 “앱에서는 디지털 위안화 지갑 개설과 관리, 송금, 거래 등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e-CNY’는 은행의 승인을 거쳐 이용할 수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은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건설하면서 디지털 위안 결제를 위한 인프라도 함께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드는 선수단이나 방문객들에게 중국 독자적인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홍보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코인데스크’는 “현재 중국은 대중을 대상으로 한 CBDC 개발에서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유럽중앙은행(ECB), 일본, 스웨덴 등이 CBDC를 연구하고 있지만 기관용이 아닌 소매용으로 CBDC 발행과 유통 단계에 들어선 국가는 중국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미국은 CBDC 개발에 아직 소극적이란 평가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9월 “디지털화폐를 구현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빨리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게 중요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해 중국인민은행은 이번에 출시한 디지털 지갑과 함께 실물 형태의 지갑을 통해서도 CBDC를 유통시킨다는 계획이어서 대조를 이룬다. 디지털 지갑의 인 앱에서는 인증방식과 실명확인 정도에 따라 1종~4종으로 구분해 CBDC로 결제하거나 거래할 수 있다. “실물 지갑은 카드, 팔찌 등 형태로 보급하며 현금처럼 익명으로 취득해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라고 ‘코인데스크’는 전했다.
한편 이번 ‘e-CNY’ 앱은 오는 2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 장자커우(张家口), 션쩐(深圳), 쑤저우(苏州), 슝안(雄安), 청두(成都), 상하이, 하이난, 창샤(长沙), 시안(西安), 칭다오, 다롄 등에서 먼저 운영된다.
그런 가운데 카리브해의 자메이카 공화국 역시 CBDC를 시범적으로 운영키로 하고, 3월 이전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역시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자메이카 중앙은행인 뱅크오브자메이카(BOJ)는 “2021년 12월 31일에 8개월간의 CBDC 발행을 위한 파일럿(실험 과정)을 완료했다.”면서 이같은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코인데스크’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애초 실험 과정에 8개월씩이나 걸릴 정도로 시행착오가 컸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게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비로소 지난 연말 결실을 보게 되었다는 얘기다. 그 결과 자메이카는 2022년 1/4분기에 CBDC를 출시할 예정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르면 BOJ는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기술 회사인 ‘eCurrency Mint’와 제휴, CBDC 에 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다만 CBDC가 통용되는 대상은 우선 디지털 지갑 제공 업체로 한정되었는데, 이들은 “이미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은행 뿐 아니라, 이 나라의 국립상업은행(NCB)도 “CBDC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를 테스트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혀 실용화 범위를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앞서 중앙은행의 실험 단계에선 약 2억3천만 자메이카 달러(약 150만 달러) 상당의 디지털 화폐를 발행되었다. 이는 중앙은행 조폐국 내의 디지털지갑 제공업체를 대상으로 한 100만 자메이카 달러도 포함되었다. 또 국립상업은행에 대해선 우선 500만 자메이카 달러를 발행했다.
국립상업은행은 또 37개 계좌를 통해 개인간 거래, 현금 입출금 거래 등을 한 57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이를 제공했다. 중앙은행은 “이 거래에는 지역 공예 보석상, 신발 디자이너, 패션 및 의류 부티크 등 소규모 상인들과의 거래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코인데스크’는 이런 소식과 함께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들의 등록도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테스트를 진행 중인 2개의 디지털지갑 제공업체가 추가로 고객에게 CBDC를 배포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다양한 디지털지갑 제공업체들이 고객 간 거래를 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엔 남태평량의 팔라우 공화국도 금년 상반기 중에 디지털 통화를 상용화하기로 하는 등 세계 각국으로 디지털 통화 실용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팔라우 공화국의 경우는 대외 결제용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크립토 솔루션 공급업체인 리플(Ripple)과 제유, XRP 레저(XRP Ledger, XRPL)를 기반으로 한 팔라우 첫 국가 디지털 통화 및 이용 사례를 검토하기로 했다.
팔라우 공화국과 리플은 우선 달러화와 연계한 팔라우 디지털 화폐 및 대외 결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국가 스테이블 코인을 2022년 상반기에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리플은 이 과정에서 기술·사업·설계·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달러화와 연계한 스테이블 코인 및 기업 등기소를 비롯한 관련 XRPL 이용 사례 검토는 팔라우 공화국과 같은 국가에 실행 가능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리플은 “XRPL은 작업증명(PoW) 블록체인보다 에너지 효율성이 12만 배 높고 탄소 중립적인 오픈소스 기술이기 때문이다. XRPL은 확장성과 속도, 비용 측면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다.”고 장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