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 ‘벌금’ 등 강력 규제, 애플 ‘법적 소송’으로 맞대응

사진은 애플 홈페이지의 앱스토어 이미지.
사진은 애플 홈페이지의 앱스토어 이미지.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애플은 미 연방법원으로부터 개발자들에게 앱 밖의 다른 결제 수단을 허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선 구글에 이어 애플도 국회의 ‘반 구글 인앱결제’ 법안이 시행되면서 조심스런 행보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에선 이를 무시하고 종전처럼 앱스토어 이용자들에게 인앱 결제를 강제하다가 분쟁에 휘말렸다.

앞서 러시아 당국은 한국이나 미국처럼 애플의 이런 결제수단 강제를 규제하는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애플은 이번엔 순순히 응하지 않고 이에 정면으로 법적 대응을 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6일 로이터통신은 “애플은 러시아 내에서 앱스토어 플랫폼에서의 대체 지불 옵션과 관련된 분쟁으로 러시아 반독점 규제당국에 대한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고 법원으로부터 나온 소식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시 말해 러시아 당국을 상대로 정식 소송전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 10월 말 애플에 대해 앱스토어 사용 시 앱 개발자들이 고객에게 대체 결제 옵션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비난하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즉 애플의 인앱 결제 말고도 타사 결제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사실을 사용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사실상 자사 앱 안의 결제만을 강요한 것이란 주장이다. 만약 러시아 당국의 규제가 최종 확정될 경우 애플은 러시아 내에서 올린 수익에 비례한 천문학적 금액의 벌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모스크바 중재법원도 본격적인 소송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1일 발간한 공문서에서 애플을 청구인으로, ‘러시아 연방 반독점 서비스’(FAS) 당국을 ‘행정적 법적 관계에 대한 경제적 분쟁’의 피고인으로 명시했다. 일단은 러시아 정부를 피고로 하고 소송이 시작된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소송을 앞두고, 애플에 대해 사태에 관한 논평을 요청했으나 즉각 응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도 “애플은 2일 이 사건에 관한 추가 자료를 추가할 것을 법원으로부터 요구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언론 ‘포브스 러시아(Forbes Russia)’도 역시 같은 사안을 크게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8월 30일 애플이 앱스토어 밖에서 구매한 사용자들도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사실이 적발되었다”면서 “이에 대한 경고와 관련된 소송이 진행될 것”일고 FAS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당국은 애플에 대해 지난 9월 미연방 법원이 “개발자들이 다른 결제 시스템에서도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제하는 판결을 내린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러시아 내에서 자사의 앱스토어 규정에 대한 반발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하면서 규제 대상이 된 것이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