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과기부 등 민관 합동으로 ‘지뢰탐지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지뢰의 위치, 지표투과레이더 신호 등 AI가 분석, 학습, 현장에 적용

사진은 현대로템이 개발한 지뢰 제거용 전차로서 본문 기사와는 직접 관련없음.
사진은 현대로템이 개발한 지뢰 제거용 전차로서 본문 기사와는 직접 관련없음.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위험한 지뢰 제거 작업도 앞으론 인공지능 기술로 안전하게 해낼 수 있게 된다. 관련된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군 장병이나 지뢰 전문가 대신 국내 곳곳에 대거 매설되어있는 지뢰를 안전하게 탐지하고 제거하는데 투입되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방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이같은 지뢰 제거 알고리즘을 개발하기로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지뢰매설량은 무려 83만발 가량으로 추정되며, 지뢰불발탄 피해자만 해도 그간 6,400여명에 달할 정도다. 특히 철원 등 접경지역은 집중 호우로 유실된 지뢰에 상시 노출되어, 폭발 사고 등의 우려가 커서 벼 수확마저 미루는 일도 자주 생긴다.

그러나 군에서 현재 사용 중인 금속탐지기(Metal Detector)는 플라스틱 지뢰나 목함 지뢰 등 비금속 지뢰 탐지에 한계가 있다. 이같은 비금속 지뢰 신호탐지를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부가 도입(`20년)한 지표투과레이더(Ground Penetrating Radar. GPR) 역시 신호·영상 데이터를 탐지·식별할 때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정확성에 큰 차이가 생긴다. GPR은 초광대역(UWB) 전자기파로 지표면, 지하매설물, 광물·유적, 지하벙커·땅굴 등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에 과기정통부와 국방부 등은 민․관 합동으로 새로운 ‘지뢰탐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는 금속, 비금속을 가리지 않고 지뢰의 신호나 영상, 매설환경을 분석하여 탐지하고 식별할 수 있다. 특히 지뢰 위치나 GPR 신호 등 데이터를 수집·가공·학습하여 AI솔루션을 개발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지뢰뿐만 아니라 유골(뼈) 등 지하매설물을 정밀분석·식별함으로써 군 장병들이 안전하고 정확하게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지뢰탐지 인공지능 기술은 상하수도 등 지하시설물을 점검하고, 폭발물을 검색하며, 씽크홀을 발견하는 등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미 건설업계에선 도로 씽크홀이나 포트홀 등을 식별해내기 위해 AI기술을 적용, 실용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단 군이 보유한 지뢰 데이터, 즉 지뢰의 위치, 지표투과레이더 신호 등을 인공지능으로 분석, 학습하도록 했다. 이들 데이터를 기계학습을 통해 AI가 숙지한 다음, 지뢰 제거 현장에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와 국방부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가공‧활용될 수 있도록 물리적 보안시설 및 통신망, 접근권한 설정‧관리 등 각종 보안시스템을 갖춘 실증랩(연구실)을 별도로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다양한 지하 매설물(지뢰, 뼈 등)을 탐지‧식별하는 인공지능 해결책을 개발하고, 군 지뢰탐지 장비와 연동되는 통합플랫폼에 시범적으로 적용해본 후 군의 지뢰 제거 작전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실증랩은 육군공병학교 내 총 면적 314㎡의 규모로 설치되었다. 내부는 개발실(100㎡), 장비실(16㎡), 표준시험장(198㎡)이 갖춰져있고, 지뢰탐지 신호‧환경 관련 데이터를 가공‧학습 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도 구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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