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급속 확산, 이미 일상화’
‘코로나19’로 어려움 처한 식당들, 배달 비용 아끼려 ‘로봇’ 선호

미국의 도심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음식배달로봇.(사진=AP통신)
미국의 도심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음식배달로봇.(사진=AP통신)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AP통신은 1일 한 자그마한 음식 배달 로봇이 미시건주의 작은 도시 앤 아버의 중심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큼지막한 사진을 게재했다. 그리곤 “음식 배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로봇들이 거리를 돌아다닌다.”고 자막을 달았다. 이처럼 미국에선 이미 가정이나 사무실에 대한 로봇 음식 배달이 급속히 일상화되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도 사실상 음식 배달 로봇을 실용화할 만큼 기술이 발달되어 있다. 그러나 보․차도 통행상의 안전문제나 배달 사고 등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실제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유용한 생활 도구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무릎 높이의 대형 피자 4판을 담을 수 있는 수백 대의 작은 로봇들이 현재 대학 캠퍼스를 누비는가 하면, 미국, 영국 등지의 일부 도시의 인도나 횡단보도를 ‘항해’하고 있다. 특히 “로봇을 만드는 회사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부족해진 노동력과 비대면 배달에 대한 선호에 힘입어 로봇을 급속도로 보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의하면 이미 20개의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로봇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또한 영국 밀턴 케인즈, 캘리포니아 모데스토, 에스토니아 탈린 등에서도 로봇 배달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이들 국가와 도시에서 일상화된 배달 로봇은 바퀴가 네 개 또는 6개다. 이들 로봇은 보통 카메라, 센서, GPS 그리고 레이저 스캐너를 사용하여 보행자 인도를 걸어가거나 길을 건너기도 한다. 속도는 보통 시속 5마일 가량이다.

현재로선 음식 배달 로봇들이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당 주인이나 종업원이 원격으로 한 번에 여러 대의 로봇을 감시하지만, 장애물에 부딪히거나 배달 사고가 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로봇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고객들은 휴대폰에 코드를 입력하여 로봇 뚜껑을 열고 음식을 회수한다. 다만 아직은 수시로 재충전해야 하고, 속도가 느리며, 미리 매핑(mapping)된 작은 반경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은 단점이다. 또 고객이 로봇에게 “음식을 그냥 문 밖에 두고가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 것도 문제다.

그럼에도 컨설팅 기업인 가트너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다. 즉 “이 로봇들이 기업이나 대학 캠퍼스, 혹은 보행자용 인도가 넓은 지역에선 매우 유용하게 보급될 것”이라며 “물론 휠체어 사용자의 동선을 방해한다든가 하는 정도의 사소한 문제는 있었지만, 금방 개선되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국에선 음식배달로봇이 널리 보급되자, 택배나 물류회사 등도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물류업체인 그럽허브는 최근 러시아 로봇 제조업체인 얀덱스와 협력하여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캠퍼스에 50대의 로봇을 배치했다. 그럽허브는 “앞으로 더 많은 대학 캠퍼스에 음식배달로봇을 추가,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시 AP통신이 인용한 데이터 및 컨설팅 회사인 NPD에 따르면 미국의 배달 주문은 지난 6월까지 한 해 동안 66% 급증했다. 많은 식당들은 ‘코로나19’로 작년에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면서 로봇 배달에 본격적으로 의존하기 했다. 한 레스토랑 측은 “배달 전문 기사가 모자라면 주문을 취소하거나 훨씬 더 비싼 요금을 부과하는 기존의 배달 회사보다 로봇을 선호한다”면서 “기존 배달업체들은 (인력 부족으로) 한 번 배달 나갈 때마다 여러 곳의 주문을 한꺼번에 처리하다보니 가끔 음식이 차갑게 식은채 도착하지만, 로봇은 그런 일이 없다”고 전했다. 로봇은 한 번에 한 가지 주문만 받는다는 얘기다.

미국 도미노 피자도 배달 로봇에 크게 의존하는 사례 중 한 곳이다. “현재 미국에는 배달 기사가 크게 모자라 음식업계가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한 도미노 피자 측은 최근 신생 로봇개발업체가 개발한 ‘누로’를 도입했다. 이는 6피트 높이의 자가 운전 로봇으로 인도가 아닌 거리에서 최고 시속 25마일로 달릴 수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휴스턴, 피닉스, 마운틴 뷰에서 식료품과 음식 배달을 시험하고 있다.

더욱이 비용 절감이란 측면에서도 배달 로봇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누로’ 로봇의 경우 아직은 인간 운전기사에 의존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비싸다. 그러나 “기술이 확장되고 더 정교해짐에 따라 비용은 줄어들 것”이란 기대다. 실제로 미화 5천달러(한화 약 600만원) 이하의 비용으로 보행자 인도나 차도를 걸어다닐 배달 로봇이 곧 출시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배달업체 운전기사들의 평균 연봉(한화 약 5500만원)의 10분의 1 밖에 안되는 셈이다. 그런 이유로 현지 로봇 전문가들은 “배달 로봇은 앞으로 인간을 대체하며, 날로 더욱 빠르게 보급될 것이다. 로봇개발업체들도 이에 맞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키워드

#로봇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