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디즈니, 왓차 등 국내시장 점령 vs 토종 OTT 분발 절실
웨이브, 티빙, 쿠팡 등 나름대로 ‘선방’…콘텐츠 제작 과감한 투자 필요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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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으로 억만금을 긁어모으며, 새삼 주목을 받고 있지만, 국내 OTT시장은 그 못지않게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의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국내 OTT시장은 약 60% 이상 볼륨이 늘어났다. 특히 디즈니 플러스나, 왓차 등과 같은 미국의 신흥 플랫폼들도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영역을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이래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나타난 재택근무와 이동축소 등의 사회적 현상도 크게 작용했다. “실내나 집에만 있다보니, OTT를 시청하는 인구가 급속히 늘어났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그러면 한국 토종 OTT의 상황은 어떨까. 이들 역시 국내 시장에서 활발하게 지분을 확대해가면서 해외 글로벌 업체들과 피튀기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을 보면 넷플릿스가 회원 2억4천만에 달하고, 그 뒤를 잇는 디즈니 플러스가 1억2천만명을 헤아린다. 그러나 업계에선 “하나의 계정으로 식구들이 돌아가면서 보거나, 함께 보는 경향을 감안하면, 그 수치에다 곱하기 4를 해야 맞다”고 본다. 그대로라면 넷플릭스는 무려 10억명, 디즌시 플러스는 5억에 가까운 회원을 둔 셈이다. 그야말로 지구촌은 이제 OTT세상으로 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올해 들어 작년의 2배 가까운 OTT 인구가 늘어났다. 익명을 요구한 쿠팡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지난 3월까지만 벌써 1천만명에 달할 정도”라고 전했다. 애초 세계 OTT시장은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며, 시장을 재편해왔다. 이에 비해 프랑스나 독일 등 유럽쪽은 역량이나 규모 등에서 넷플릭스, 디즈니 등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비하면 한국 업체들은 비록 아직 규모는 작지만,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고 각자 내실을 기하고 있다”는게 이 관계자의 말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통신사와 협업한 웨이버가 약 400만명, 티빙이 620만명, 그리고 후발 주자인 쿠팡 플레이도 1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쿠팡의 경우는 “미국의 아마존의 영업 전술을 벤치마킹하여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디즈니 플레이를 추격하고 있다”는게 앞서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구독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양질의 콘텐츠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장 큰 변수는 디즈니 플러스가 지목되고 있다. 디즈니는 아직 나라마다 자체 생성된 콘텐츠는 없지만 이미 60개국에 진출했고, 점점 글로컬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디즈니는 애초 어린이들의 동심을 겨냥한 만화와 동화에 특화되어 있는 기업이다. OTT 콘텐츠에서도 그런 점을 적극 부각해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까지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유․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둔 학부모들로선 동심을 겨냥한 OTT콘텐츠를 거부하는게 심정적으로도 어렵다는 것이다. 즉 “아이들이 유튜브에 매달리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많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래서 디즈니가 본래부터 보유해온 ‘스타워즈’와 같은 디즈니 콘텐츠를 갖고 전 세계는 물론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란 예측이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예를 들어 (디즈니의) ‘마블’만 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매월 9900원, 1년에 10만원 가량으로 아이들에게 교육적이면서 재미있는 볼거리를 선사하는 것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정서와 콘텐츠 경쟁력을 감안하면,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2위 사업자로 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많다. 더욱이 이미 국내 한 통신사와 협업, IPTV 유료결제를 영화 서비스를 하고 있어 더욱 그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토종 OTT들은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가.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그러나 양질의 콘텐츠가 가장 큰 무기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콘텐츠 제작자들로선 제2의 황금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들도 결국은 콘텐츠로 승부를 걸며, 경쟁적으로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투여하고 있다.

그래서 K팝, K필름 등이 북미와 남미, 유럽의 공고한 장벽을 넘어선 것처럼 OTT콘텐츠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더욱이 ‘오징어게임’에서 보듯, 초기 투자를 망설이다 결국 넷플릭스에게 모든 부(富)를 빼앗긴 것과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일각에선 또 누구나 로그인 없이 무료로 OTT에 접근할 수 있는 공영방송이나 공영플랫폼도 생각할 만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궁극적 대안은 과감한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다.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종사자들 다수가 많은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제작자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게 토종 OTT산업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조건”이라는게 업계를 잘 아는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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