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의 라이트스틱, 팬라이트, 마이크로컨트롤러 품귀, 가격 급등
로이터통신 “가장 큰 공급망 차질, 저가용 반도체 칩 전자소품들”

(사진=해시퍼플, 뉴스와이어)
(사진=해시퍼플, 뉴스와이어)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국제적인 반도체 칩 부족 사태가 세계에서 선풍을 일으켜 온 ‘K-팝’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 헤드라인으로 보도, 눈길을 끌고 있다. 로이터는 이날 K-팝 아이돌 그룹 BTS의 팬들이 1년 전에도 서울의 한 카페에서 ‘코로나19’ 방역 마스크를 낀채 라이브 스트리밍 온라인 콘서트를 즐기고 있는 사진을 배경으로 이같은 사실을 전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고의 ‘K-팝’ 공연이나 무대 행사에 필수적인 라이트 스틱이나, 마이크로 컨트롤러, 팬라이트 등과 같은 전자 소품들이 반도체 칩 부족 사태로 인해 천정부지로 값이 오르고 있다. 이는 K-팝 아미들이 부담없이 스트리밍이나 공연을 즐기는데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 오고 있다. 특히 K-팝의 하드코어 마니아들을 위한 필수 액세서리인 라이트 스틱은 스마트폰에서 자동차에 이르는 모든 ‘반도체난’으로 인해 점점 더 비싸지고 구하기 어려워졌다.

콘서트와 메타버스 공연 등에선 역시 공연장을 메워줄 아미들의 ‘선풍기 물결’이 중요하다. 선풍기에는 전원을 관리하고, 색상을 바꾸거나 전화기와 페어링하기 위해 이른바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장착되어 있다. 이 역시 최근엔 값이 무척 비싸졌다. ‘아미’나 BTS의 팬들이 사용하며 ‘아미 폭탄’으로 불리는 경봉 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스페인 출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직원이자 BTS 팬인 페르뷔쉬나 엘리자베타는 “많은 아미들과 다른 팬들 역시 그런 비싼 가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오로지 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의 보이 밴드 ‘세븐틴’의 팬들 역시 3달러를 더 주고 응원봉을 살 수 있었으나, 엑소, 샤이니, 소녀시대, YG 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와 같은 가수들의 팬들은 아예 그 마저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기도 했다.

SM 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샵은 “엑소, 샤이니, 소녀시대의 팬라이트는 매진되었고 블랙핑크의 팬라이트는 밴드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품절되었다”고 밝혔다. 또 하이베, SM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다른 한국 연예기획사들도 사정은 비슷하지만,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그럼에도 팬들의 열망은 반도체 칩 부족에도 식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즉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BTS가 11월과 12월에 로스앤젤레스에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라이브 공연을 계획하고 있는 반면, 다른 한국 가수들은 온라인 쇼를 계획하고 있다. 값이 무척이나 비싸졌음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조명봉을 켜고 채팅방에서 메시지를 공유하면서 그것들을 최대한 활용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오브젝티브 어낼리시스’(Objective Analysis)는 이에 대해 “라이트 스틱용 반도체는 오래된 기술을 사용하여 제조되고 있는데, 이러한 저가 칩은 특히 가장 공급량이 딸리는 부품”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보니 반도체 납품 대기시간이 통상 2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늘어났다는게 제조업체들의 얘기다.

BTS, 엑소, 슈퍼엠과 같은 밴드를 위해 라이트 스틱을 만드는 서울의 한 업체 대표는 “부디 내년 라이브 이벤트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며, 이를 기대하며 미리 마이크로컨트롤러 칩을 대량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송료가 3배나 올랐고 칩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30%나 올랐다는게 그의 말이다.

“라이트스틱을 구한다는게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늘 이를 찾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기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요.” 이달에 서울에 새로운 가게를 열었던 덴마크 국적의 K-팝 판매점인 ‘올인 K-팝’ 측도 “트와이스의 팬라이트가 그들의 새로운 전 영어 싱글 ‘The feel’을 내놓은 후 평소보다 더 빨리 매진되어 품귀현상을 빚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국제적인 반도체 칩의 공급망 차질은 K-팝 아미들과 팬들에게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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