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국내서도 잇딴 금리인상 압박 거세질 듯’
미국, 유럽 등 주요국 긴축 행보로 금리 상승 압력 확대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주요국의 긴축 정책이 잇달아 나오면서 국제적으로 금리 상승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나름의 분석을 통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경로(속도)가 종전에 비해 매우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첫 금리 인상 시점이 내년으로 앞당겨지고, 2024년까지 총 7회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따르면 테이퍼링은 11월 FOMC에서 공식 발표된 이후, 늦어도 12월에 시행되어 내년 중반 종료될 전망이다. 그럴 경우 금리인상 시점은 광범위한 고용 회복 여부가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럴 경우 국내금리는 한은 및 주요국 정상화 행보를 주시하며 대외금리에 연동될 전망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연준의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 단행이 금리인상 신호는 아니라고 재차 강조하고, 완전고용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조기 금리인상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고 약간의 여지를 남기기는 했다.

앞서 미국채 10년 금리는 9월 FOMC(미 공개시장준비위원회) 결과가 대체로 인상 기류로 해석되고 영국, 노르웨이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 기조가 부각되면서 무려 1.4%대로 상승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연내 추가로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기대와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 등으로 3년물 금리가 22개월래 최고치(1.58%)를 갱신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9월 FOMC에서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 확대를 경계하면서 11월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해 내년 중반 완료할 방침을 시사했다.”면서 “국내금리 역시 대내외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대외금리에 연동된 (인상 기조의)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3%로 전월보다 둔화되며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다소 약화되었으나, 소매판매와 제조업 지수가 호조를 보이면서 여전히 견조한 금리 인상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이를 뒷받침할 다양한 국제 경기 동향과 세계 금융시장의 기조를 전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에 따르면 우선 최근 몇 달간 물가상승을 견인했던 미국의 중고차 가격이 전월대비 1.5% 하락했다. 또 중국 인민은행은 성장 둔화 우려에다 헝다그룹의 파산위기가 겹치며 시장의 불안이 확산되자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3천9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와 자산매입 규모를 일단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나, 이에 반발하는 기류도 강하며, 노르웨이는 선진국 중 최초로 기준금리를 0%에서 0.25%로 인상했다.

앞서 인용한 바와 같이 미국채 10년 금리는 9월 FOMC 결과에 대한 매파적 인식이 알려진데다, 영국, 노르웨이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이 부각되면서 지난 23일 기준으로 +13bp(0.13%)나 급등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금리도 연내 추가 금리인상 기대에다,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 영향으로 상승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에 앞서 있은 지난 8월 금통위 의사록을 다시 언급해 관심을 끈다. 즉 “당시에 다수 위원들은 성장·물가 면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하며, 금융불균형에 대응한 추가 인상 여지를 남겼다”면서 “반면에 소수의견을 제시한 위원은 기준금리 조정을 통한 주택가격 통제에 회의적 입장을 밝히며, 통화정책 변경 시 경기·물가 등 기준 충족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음을 환기시켰다. 즉 여전히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 기류가 강하다는 뜻이다.

한편 연구소에 따르면 CD를 포함한 단기금리는 8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정과 은행들의 자금조달 확대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8월25일부터 9월 23일까지 CD 91일물 금리는 21bp(0.21%) 상승한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시장금리 역시 대외금리 상승과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의지에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로 상승 국면을 보였다.

한편 9월 FOMC에서 11월 테이퍼링을 발표한 후 미 연준은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를 유지했다. 그러나 곧 테이퍼링을 시행하고 내년 중반까지 마무리할 방침을 다시금 강조해 눈길을 끈다. 연구소는 특히 “연준은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을 반영해 올해 전망을 하향조정하는 한편, 물가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향조정하며 인플레 누증이 테이퍼링 단행 배경임을 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9월 FOMC 이전 1.2%~1.3%대를 등락했던 美 10년물 금리는 연준의 정상화 행보가 부각되고 주요국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경우 상승 압력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특히 중국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미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국제적 상황으로 인해 국내 금리는 8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비교적 완만한 흐름을 보여왔다. 그러나 11월 추가 인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미 연준의 정상화 기조와 맞물릴 경우 상승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국고채 3년, 10년 금리는 각각 1.50%~1.65%, 2.05~2.30% 범위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런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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