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수출 3대 시장 ‘수입구조 변화’, “수출편중구조 개선, 경쟁력 회복 필요”

부산항에서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1800TEU급 다목적선 HMM 두바이호가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은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출처=에이치엠엠)
부산항에서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1800TEU급 다목적선 HMM 두바이호가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은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출처=에이치엠엠)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 3대 시장은 중국, 미국, 베트남이다. 그러나 이들 수출 대상국들이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이나 비중이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 크게 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베트남의 한국산 수입은 상당한 폭으로 줄고, 반면에 미국은 꽤 큰 폭으로 늘어났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이들 3개국이 우리 수출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9.8%에 달한다. 거의 절반의 수출이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셈이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한 국제 무역 환경 변화로 인해 최근 3개국별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변화했다.

중국, 자급 및 자체 생산역량 향상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며 단연 최고의 수출 대상국이다. 그러나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에서의 점유율은 2015년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베트남 역시 2020년에는 수출비중이 9.47%까지 상승하긴 했지만, 2017년 이후 추세를 보면 점유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미국에서는 특히 미·중 무역 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수출 점유율이 소폭 상승하는 추세다.

연구원은 “이같은 점유율의 변화 원인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불변시장점유율(CMS) 분석을 시행한 결과, 각기 다른 요인으로 인해 변화가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우선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하락한데는 석유화학 등 주요품목에 대한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진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우리의 대중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중국 자체에서 본격적으로 현지 생산함으로써 수급에 모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생산 역량이 발전하는 등 자체적인 자급 능력이 커진 때문으로 요약된다. 특히 우리의 대중국 주요 수출품목인 디스플레이, 스티렌,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 품목에 대한 중국의 자급률이 상승한 것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분야에서 한국산의 수입비중이 낮아지면서 전체 중국 내 한국산 점유율이 떨어진 것이다. 연구원은 이에 “앞으로도 중국이 제조업 고도화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갈등 속 한국산 ‘어부지리’

미국 시장에서는 사정이 좀 달랐다. 팬데믹 이전까지는 미국내 한국산 제품이 경쟁력이 약화되고, 이로 인해 판매와 매출이 부진하면서 수입 점유율이 떨어졌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최대 수출품목인 완성차와 전기·전자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개선하며 점유율이 반등해 팬데믹 위기 속에서도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는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미·중 무역분쟁이다. 이로 인해 일부 품목에서 미국은 한국으로 수입선을 전환하는 등 ‘어부지리’의 득을 보면서,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반면에 팬데믹에 의한 미국 내 경기 침체로 인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의 수입수요가 감소한데 따른 구조적 변화가 있었고, 이는 오히려 (미국 내 한국산의) 점유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베트남, 팬데믹으로 인한 수입구조 변화

“베트남 시장에서의 (한국산) 점유율은 2015~2019년 동안 주요 경쟁국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는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특히 베트남의 수입구조 변화가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수출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수요적 요인에 의한 점유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최근 팬데믹으로 인한 현지 생산 차질, 가전 등 주요품목의 수요 감소로 점유율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나 미국보다 팬데믹이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반면에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들 중에서 이들 3개국에 수출을 더 많이 한 경우도 있다. 이는 우리와는 사뭇 다른 경우여서,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3개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점유율이 높아진 국가들 또한 “대부분 해당 수입시장의 수입구조 변화”로 인해 그런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해선 호주와 대만의 수출이 크게 늘었고, 미국에 대해선 대만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앞으로도 이들 3개국 내의 시장환경과 이로 인한 수입 패턴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자급률은 높아지고, 내수중심으로 성장기조가 바뀌며, 미국은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등 대대적인 수입구조 변화가 예고된다”는 연구원은 “그로 인해 수요 양상의 변화가 (우리나라의 수출) 점유율 변동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이에 대한 향후 대응책도 내놓았다. 즉 “향후 주요 수출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 주력품목의 경쟁력을 개선하고, 특정 품목에 대한 편중도가 높은 수출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력품목의 경쟁력 회복 뿐만 아니라 ‘신성장 품목’의 수출을 확대하든 등 중장기적인 수출 확대 전략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자료 : 국제무역통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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