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대출 등 금융상품 제시, 신용카드로 빅데이터 구축도
기존 카뱅․K뱅크도 긴장, 시중은행들 “우리도 인터넷은행 하자”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오는 10월 5일 새로운 인터넷뱅크인 토스뱅크가 출범하면서 이른바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뱅킹 시장은 그 동안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사이좋게’ 양분해온 양상이다. 그러나 이에 토스뱅크라는 새로운 ‘다크호스’가 나타나면서 이제 본격적인 3파전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이미 출범 전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7월 은행연합회에 정식으로 가입하고 정상적인 은행 업무가 가능하게 되었다. 대출이나 예금은 물론, 신용카드 영업도 조만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인터넷뱅킹 은행을 추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수신 전략을 펴는 한편, 파격적인 대출 상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은행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조건 없는 연 2%’, ‘예적금, 수많은 입출금 통장들, 통장 하나로 끝’, ‘단 한 번의 조회로 어렵고 복잡한 과정 없는 대출, 토스뱅크에서는 가능’ 등의 문구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자사의 표현대로라면 “귀찮게 찾아다닐 필요 없이 채우고, 비우고, 제약 없이, 자유롭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토스뱅크의 공격적인 대출전략과 예․수신 마케팅은 당장 기존 두 인터넷뱅킹 은행에게 ‘발등의 불’이 되었다. K뱅크도 부랴부랴 ‘2분만에 신청하는 간편한 전세대출’을 내세웠고, 최저 연 연 1.94%를 제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전세와 주담보대출까지 규제하는 것과는 사뭇 결이 다른 것이다.
카카오뱅크도 가만있지 않았다. 카카오뱅크는 ‘비상금대출은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모바일 비상금’이라거나, ‘소액 마이너스 대출 최대한도’ 등의 문구를 내걸고 고객 유치전에 나섰다. 또 300만원, 최저금리 연3.68%, 평균소요시간 60초 등의 상품을 내걸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기존의 인터넷뱅킹들은 대부분 1~3등급의 고신용자들에 한해 대출을 해온 점에 비춰 이런 마케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에 비해 토스뱅크는 폭넓은 대상을 겨냥, 공격적 대출정책을 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이런 인터넷뱅킹들의 공격적 마케팅에 기존 시중은행들도 대응에 나섰다. 우리은행 등은 아예 자체적으로 인터넷뱅킹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터넷뱅킹 사이트를 통해서도 ‘주거래 직장인 최대 2억 대출’ 등의 정책을 펴왔는데, 이를 독립된 뱅킹 사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국민은행도 ‘우대금리하의 직장인 3억대출’과 같은 기존 인터넷뱅킹 사업을 더욱 활성화시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존 인터넷뱅크는 물론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긴장하는 것은 토스뱅크의 독특한 운영 매뉴얼때문이기도 하다. 토스뱅크는 이미 수익성이 한계에 달한 신용카드업 신청을 한 것도 예사롭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용카드 수수료보다는 수많은 소비자들과 가맹점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300만개 이상의 빅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차 이를 통한 데이터마이닝과 마이데이터 전략으로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등 보다 큰 시야의 경영을 꿈꾼다는 얘기다.
곧 출시될 ‘토스뱅크카드’는 “편의점이나 택시, 버스, 햄버거 가게 등에서 한 차례씩 쓸때마다 300원이 환급되며, 월 최대 46,500원 돌려받는다”는 설명이다. 각 ‘카테고리별’로 하루 한 번씩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전국의 수많은 가맹점들로부터 소비자들의 각종 거래정보를 비롯한 방대한 데이터를 ‘흡입’하듯 축적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토스뱅크 ‘바람’을 예고하는 듯, 토스뱅크는 지난 9월 10일부터 ‘조건 없는 연 2% 통장’의 사전 신청 접수를 받으면서 통장 가입자가 접수 사흘 만에 50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중의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은행은 10월 5일에 서비스를 시작하며 사전예약 순번을 기반으로 순차적으로 가입이 가능할 예정이다.
애초 토스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인터넷뱅킹 사업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50.5% 지분의 1대 주주 비바리퍼블리카를 비롯해 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웰컴저축은행, 한국전자인증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19년 1월 토스뱅크 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토스혁신준비법인을 출범시켰다.
그 후 지난 6월 금융위원회에서 토스뱅크에 대한 인터넷전문은행업 최종본인가를 받았으며, 은행연합회 23번째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그 후 금융공동망 업무를 개시하고, 계좌이체도 가능하도록 기능을 정비했으며, 계좌 통합관리서비스에 등록되었다. 지난 10일부터는 토스앱을 통해 본격적인 사전예약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은행업무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래서 “토스뱅크의 출법은 단순한 인터넷뱅킹 업계의 경쟁을 가열시킬 뿐 아니라, 장차 모든 금융거래의 온라인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게 금융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