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시장의 디지털화 급가속, 빅테크 기업 보험시장 활발히 진출
디지털 보험 플랫폼도 급성장 지속
[애플경제 김향자 기자]
금융산업 중에서도 특히 보험산업은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한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챗봇이나 AI와 빅데이터 분석 등 보험산업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 런가운데 빅테크 기업이 보험산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미 중국과 미국, 일본 등지에선 유명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보험업계를 주도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이런 추세가 날로 두드러지고 있다.
하나경영연구소가 최근의 보험시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보험사 내부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를 결합한 빅데이터 분석 능력을 가진 빅테크 기업들이 점차 부상하고 있다. 국내 정책당국도 최근 보험사의 ‘디지털 혁신 추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 골자는 보험회사와 빅테크간 협업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디지털 보험’ 시장에서 기존 보험사는 신규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고, 빅테크 기업은 기존 플랫폼 생태계에 새로운 보험 서비스를 추가하는 성장 전략을 모색하며 상생을 도모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빅테크는 특히 디지털화에 익숙한 고객들을 겨냥하고 있다. 보험상품을 직접 탐색하고 비교하여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플랫폼을 활용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또 스마트워치를 사용해 전반적인 건강상태와 습관 데이터를 건강보험 개발에 활용하기도 한다. 기존 보험사도 상담과 조언이 필요한 복잡한 상품을 판매할 때 챗봇 등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AI채널을 활용하여 설계사 채널의 기능을 일부 대체할 수 있다. AXA, 알리안트, 로이드 등 국내에 진출한 그로벌 보험사들도 챗봇을 상품 판매에 활용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보험사의 영업 환경이 비대면 중심 디지털 환경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분위기와 맞물린 것이다. 하나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고객 접점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계기를 맞은 보험회사는 고객에게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다. 그런 디지털 전환의 노력이 빅데이터 기반의 분석기술로 나타났고, 빅테크 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다.
빅테크는 빅테이터에 기반을 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 기존 보험사에 위협적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순기능도 적지 않다. 즉 “방대한 고객 데이터와 MZ세대 대상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보험시장의 혁신을 선도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당국은 보험회사와 빅테크와 같은 시장 진입자간에 협업과 경쟁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보험사들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 편익이 높은 상품을 출시하고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는 등 데이터에 기반한 소비자 중심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험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유도하고, 기존 보험사와 새로운 시장 진입자, 즉 빅테크 간의 협업과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또 ICT, IoT, 빅테이터 등 디지털 기술에 기반을 둔 혁신적인 보험 상품이 출시되는 등 보험산업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 금융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미 보험산업의 디지털화와 이를 선도하는 빅테크의 성장은 해외에선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인 테슬라도 보험산업에 뛰어들었다. 주행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AI 모델을 활용하여 기존 보험상품보다 저렴한 자동차보험을 출시한 것이다.
자동차 내 센서, 카메라 등의 방대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한 테슬라의 보험은 기존 보험회사보다 보험사고 예측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업무대행대리점인 MGA를 인수한 이후 2019년 미국에서 내연기관자동차보다 20~30% 저렴한 전기자동차보험을 출시했으며, 향후 이를 전 세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에선 자동차 사고가 나면 손해사정사가 사고현장으로 출동하여 보험료를 청구하는 대신, AI 모델을 개발해 고객이 앱을 통해 사진을 제출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일본의 경우는 IoT를 활용한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는 참가자의 99.1%가 혈당수치 개선효과를 거두면서 해당 서비스를 유로로 전환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하나경영연구소의 이기홍 수석연구원은 “상품 개발이나 서비스 제공에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 데이터와 건강·의료·마이데이터 등의 외부데이터를 결합시키는 한편,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금융당국의 노력도 지속적으로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료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