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전반적으로 ‘인색한 평가’, ‘마셔블’은 신랄한 비유로 평가 절하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14일 ‘애플 이벤트’를 본 삼성전자가 “반으로 접을 순 없잖느냐”며 아이폰13을 비아냥댔다. 자사의 갤럭스 Z시리즈에 빗대어 이날 행사를 폄하한 것이다. 사실 이런 반응은 삼성뿐 아니라, 미국 현지 외신들이 표현만 다를 뿐 비슷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나 테크레이다도 ‘알맹이 없는 쇼’라고 했고, 로이터나 AP등 글로벌 통신사들도 ‘테크놀러지’ 섹션에서 이를 평가절하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셔블의 리포터이자 IT업계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테일러가 이번 행사를 신랄하게 비판한 ‘거대한 캘리포니아판 컬트’(제의, 허구적 우상숭배)라는 장문의 리뷰다.
그는 “애플은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한) 캘리포니아 컬트족이 되었다. 아이폰13 출시는 좌파적 이상에 대한 러브레터였다.”라고 했다. 과포장된 거대한 이상을 표면에 내건채, 정작 그 내실은 없다는 뜻이다. 그는 애플의 아이폰 13 출시 행사를 주최한 애플 자체를 ‘거대 연예 기획사’에 빗대었다. 마치 “(이미 오래된) 1969년 재즈의 전설 말레나 쇼의 히트곡인 ‘캘리포니아 소울’의 펌킹한 표지를 갖고, 바이올리니스트, 가수, 색서폰 연주 속에 다양한 음악가들과 연출한 것”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테일러의 리뷰는 시종 비아냥과 우회적 비판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적어도 이번 행사만으로 보면) ‘애플사’는 도처에 널려 있다고 했다. 별로 특별한 것 없는 기술과 제품만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래서 “사용자들을 쾌적한 첨단 기술 ‘비전’과 ‘벽’으로만 둘러싸인 정원 속의 안락함으로 세뇌시키기 위해 고안된 수조 달러에 달하는 ‘캘리포니아 컬트’”라고 비유했다.
이는 동료 실리콘 밸리의 거물들(삼성,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은 “대중의 인식 속에서 텀블(동의나 기부 등)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는 것이다. 실물이 아닌 ‘이벤트’나 ‘쇼’를 통해 그렇고 그런 제품을 마치 새로운 혁신의 아이콘인양 부각시킨다는 날선 비판을 우회적을 표현한 것이다.
특히 페이스북의 성장 모습과 비교해 눈길을 끈다. 즉 애플의 이미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서, “애플사는 14년 연속 포춘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회사이지만 페이스북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며 “부분적으로는 (이번 이벤트처럼) 매끄럽게 제작된 여러 시간 계속되는 제품 광고 덕분”이라고 했다. 즉 페이스북은 그런 요란한 ‘쇼’가 아닌 20억 가입자들과 모든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며, 티를 내지 않고 세계 최대의 정보 허브로 성장하고 있음을 빗댄 것이다.
이번 아이폰13 출시 행사를 ‘내실없는 쇼’로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오로지 ‘스토리텔링’의 진화를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대신에 이벤트 화면에는 애플 사의 간부들이 미 서해안 몬테레이 해안에서 샌디에이고 원형 경기장으로 가는 도중의 화려하고 멋진 야외 활동을 보여준 것이다. 종전에 흔히 등장시켰던 디스토피아풍의 흰색 우주선 배경은 삭제했다. 더욱 화려한 배경 화면으로 포장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워치가 (애플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자체임을 보여준 것”이라며 “오로지 황금빛 햇살과 ‘골드러시 강박관념’으로 가득 찬 (내실없는) 행사”라고 평가했다.차 있다.
물론 테일러처럼 총체적으로 이번 행사를 평가 절하하는 것만은 아니다. 일부 매체들은 그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블룸버그나 테크레이다도 ‘아이패드 미니’에 대해선 후한 평가를 내렸다. 그 중 블룸버그는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과 더 큰 8.3인치 디스플레이로 아이패드 미니를 업그레이드했다.”며 장점을 조목조목 나열했다.
이 매체는 “오랜 기다림이었지만, 애플은 마침내 그것을 해냈다.”고 한다. 적어도 ‘아이패드 미니 7’에 대해서만은 그렇다는 얘기다. 이에 따르면 아이패드 미니의 오른쪽 위에는 터치 ID가 있다. 새로운 아이패드 미니는 한층 고르게 평평한 평면 디자인과 더 큰 8.3인치 디스플레이를 가진 애플의 프로 아이패드 라인업과 많이 닮았다는 평가다. 또 터치 ID는 오른쪽 상단 버튼으로 옮겨졌다. 이 또한 더 빠른 A15 바이오닉 CPU, 그리고 종전 버전의 라이트닝 대신 USB-C 포트, 5G 연결, 애플의 2세대 연필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
후면에는 1,200만 화소, f/1.8 조리개를 갖춘 카메라가 있고, 트루 톤 플래시 덕분에 저조도 시나리오에서 사진을 더 잘 찍을 수 있게 되었다. 반면에 셀카 카메라는 움직일 때 프레임에 머물 수 있게 해주는 센터 스테이지를 지원하는 1,200만 화소 울트라 와이드 촬영기로 업그레드되었다. 또 신선한 슬림 폴리오 커버 세트를 지원한다. 이 제품은 스페이스 그레이, 핑크, 퍼플, 별빛의 네 가지 종류가 있다. 추가로 1세대 펜슬을 지원하는 1200만 화소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800만 화소)를 탑재한 ‘엔트리 레벨 아이패드’를 업데이트했다. CPU 또한 애플의 A13 바이오닉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럼에도 테일러는 평가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 아이폰13뿐 아니라, ‘애플 워치 시리즈 7’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즉 “이 제품의 광고는 거대한 실존적 질문으로 가득찼다.”면 “‘살아간다는 것은 큰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거나, ‘우주의 신비들은 손이 닿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명상의 힘으로 그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가?’ 등과 같다”고 인용했다. 그러나 “ 그것(질문에 대한 답)은 연꽃 포즈를 취한 한 여성이 문자 그대로 공중부양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며 “대신에 애플 워치의 명상 앱인 ‘마인드퍼니티’는 피트니스에 안내 명상 라이브러리를 포갠 장면만 내보냈다”고 폄하했다.
테일러는 “해바라기처럼 디자인된 컴퓨터, 만질 수 있는 전화 화면, 수천 곡의 노래. 이것들은 잡스의 캘리포니아의 꿈이었다.”고 했다. 일단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등의 제품을 통해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애플이 지방세와 주세를 공평하게 부담해야 하는 긴급한 윤리적 의무를 외면하는 것에 면죄부를 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CEO)팀 쿡의 회사는 막연한 이상주의를 세계에 알리는 효과적인 대사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