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 규제로 ‘구글 검색엔진-애플 iOS’ 독점 파트너십 균열
전문가들 “애플 독자적 검색엔진으로 아이폰 등 경쟁력 높일 수도”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애플이 iOS뿐 아니라, 자체 검색 엔진을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최근 실리콘밸리 주변에서 나오고 있어 관심을 끈다. 애플은 현재 검색엔진의 기반이 되는 iOS를 제공하면서 알파벳사(구글을 포함한 지주회사)로부터 매년 수십 억 달러의 수익을 얻어왔다. 구글은 또한 압도적인 검색엔진으로 이 분야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양사는 그야말로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인 셈이다.
그러나 독점금지법 등 미국 정부의 규제로 양사의 ‘파트너십’에 균열이 생기면서, 애플은 구글이 독점하고 있는 검색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는 구글(의 검색시장 독점)에 대한 반독점 규제의 분위기를 틈탄 셈이어서 역설적 현상인 셈이다. “iOS나 빌려주고 억만금을 버는 것도 좋지만, 그 보단 아예 자체 검색 엔진을 만들어 검색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더욱 지속 가능할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사실 애플은 그 동안 구글에게 iOS를 제공하면서 손쉽게 큰 돈을 챙겨왔다. 하지만, 날로 심해지는 독점 금지와 규제의 영향으로 두 공룡기업의 ‘적과의 동침’ 관계는 이제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려울 것이란게 업계의 전망이다. 일부 외신은 “그렇기 때문에 애플은 어떠한 리스크도 사전에 극복하고 독자적인 서비스(검색 엔진 기능)를 제공하는 사업을 구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을 통해 규제 당국들의 호감도 사고, 향후 새로운 사업의 지평을 열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더욱이 최근 구글 검색 거래 건수가 유독 엄청난 속도로 늘어난 것도 그 배경이 되고 있다. 그 바람에 규제 당국의 눈초리도 더욱 매서워졌다. 그렇게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구글로부터 애플이 얻는 수익금도 천문학적 수준으로 치솟았다. 올해 구글로부터 받을 수익금은 무려 150억 달러로 예상되고, 내년에는 무려 2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었다.
바로 이런 점때문에 미 규제당국은 지난해 구글을 상대로 독점금지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다. 그런 만큼 세계 검색시장에서 구글의 그런 독점적 지위(세계 검색엔진 산업의 92%)에 감히 도전할 기업은 현재로선 생각키 어렵다.
물론 아마존도 진작에 검색엔진 시장에 군침을 흘리곤 했다. 일부 제품 검색 시장에서 의미있는 수익을 창출하는데 성공했지만, 결코 구글의 무대를 잠식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서 일반 검색 엔진 산업은 지난 10년간 그다지 큰 변화나 혁신이 없는 실정이란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그러나 애플은 다르다는 평가다. “세계 10억 명이 넘는 활발한 아이폰 사용자를 갖고 있고, 탄탄한 재무구조를 지닌 애플이야말로 구글과 견줄 만한 규모와 자원을 가진 유일한 회사”라는게 미국 현지 애널리스트들의 얘기다.
구글과 애플의 ‘사이좋은 독점’ 구도가 규제 당국의 개입으로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게 되자, 애플이 마침내 구글의 독점적 검색엔진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실제로 구글이 독점하는 검색 시장의 현실을 보면 더욱 애플이 ‘욕심’을 낼만 하다. 구글이 iOS 고객들로부터 거두는 수익은 매년 500억 달러가 넘는다. 어떤 기업도 감히 뛰어들지 못하는 구글의 독무대에 애플이 눈독을 들인 까닭이다.
이미 애플은 이런 행보를 염두에 둔 듯 “앞으로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자격 증명에 대해 좀 더 성실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새삼 밝힌 바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광고주들부터가 개인 정보 보호를 최우선시해야 할 것”이라며 “일부 기업들은 고객의 동선을 추적하고 방대한 개인 사용자 데이터를 획득하는 등 착취적이고 불투명한 관행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실상 구글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자신들이 만약 검색엔진산업에 뛰어들면 철저한 개인정보보호를 실천할 것이라는 차별화 선언으로 해석될 만한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쿡의 논리를 좀더 확장하면 그런 불투명한 개인정보 정책으로 악명높은 구글로부터 애플이 수익을 챙기는 것도 위선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점을 의식한 듯 쿡은 ‘개인정보보호를 정직하게 실천할’ 새 사업을 천명한 셈이다. 다시 말해 “더 나은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을 갖춘 검색 엔진을 개발할 것”이란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만약 애플이 자체 검색엔진을 개발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의 주요 제품들에 ‘날개’을 달아주는 격이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때 애플은 전기차 생산을 위해 한국의 현대차 등 자동차 메이저들과 협업을 시도했다가 좌절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경우와는 다르다는 얘기다. 이미 (검색 엔진 사업에) 필요한 엔지니어링은 애플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모바일 소프트웨어나 클라우드 서비스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즉 인접한 영역이기 때문에 어떤 검색 대상이 되는 전문지식이라도, 애플 특유의 인공지능에서 음성 인식 기술 등을 활용해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경쟁력 역시 크게 강화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에선 “물론 당장 구글을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백억 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폰 등 핵심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애플은 분명 검색엔진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