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전 단계의 AR, VR 기법, “실제 현자상황 대응 능력 배양”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가상 중재 콘텐츠 유형화 기술’, ‘감각융합기술’ 등 개발 '주목'

훈련생이 장애인을 위한 바리스타 취업 가상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
훈련생이 장애인을 위한 바리스타 취업 가상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직업훈련에도 메타버스 전 단계의 AR, VR 기법이 본격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최근 국내 한 연구기관은 특히 장애인들의 직업훈련에 이를 도입, 효과적인 실무 적응 능력을 배양하도록 해 눈길을 끈다. ICT와 나노기술, 양자역학 등의 신기술을 꾸준히 개발해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이번엔 “‘사용자 맞춤형 가상훈련 실감 콘텐츠 기술’을 발달장애인 가상직업훈련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기관은 자체 개발한 직업훈련용 AR․VR 기법을 ‘장애 맞춤 초실감 인터랙티브 콘텐츠 핵심기술’이라고 명명하고, 실제 직업 현장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술은 발달장애인이 많이 진출하는 업종인 바리스타 분야나 스팀세차 직종에 특히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직업훈련용 AR․VR 기술은 일단 장애인들을 위한 특수교육 교수법인 ‘중재기법’을 콘텐츠에 적용, 맞춤형 가상훈련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실제 직업 현장 실무와 똑같은 상황에서 이에 대처하기 위한 실무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그야말로 ‘실감나게’ 가상훈련을 체험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인터랙티브 콘텐츠 기술”이라는 설명인데, 일종의 XR기법과도 유사한 수준이다.

 

이같은 ‘중재 콘텐츠 기술’은 장애인들이 많이 진출하는 바리스타 직종을 겨냥한 가상훈련에 최적화되어 있다. 실제로 특정한 상황에 맞는 대응능력을 키워주는 ‘가상 중재 콘텐츠 유형화 기술’, 훈련 결과와 현장 실무능력을 비교하는 ‘훈련 콘텐츠 모니터링 기술’, 현장에 즉시 적응할 수 있는 감각을 키워주는 ‘감각융합기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종의 쌍방 피드백에 기반을 둔 ‘인터랙티브 콘텐츠 기술’의 경우는 자동차 세차장의 스팀세차를 설정한 가상훈련에 적용되었다. 이는 다시 실제 현장 상황을 재연한 ‘훈련환경 가상화 기술’과 세부적이고 탄력적인 작업능력을 키워주는 ‘훈련 동작인식 기술’, 그리고 ‘다중 센싱 기반 실감 피드백 기술’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AR․VR 가상화훈련은 매 순간의 실제 돌발 상황과 이에 맞는 세밀한 대응능력을 키우는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바리스타의 경우는 커피 한 잔을 만드는 전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전제한다. 즉 커피를 만들다가 잘못된 선택을 하거나 오류가 생기면, 즉시 컨트롤러에 진동이 전해져 다시 시정한 후 올바른 방법을 선택하는 식이다. “쉽고도 실감나게 기술을 익힐 수 있다.”는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스팀세차의 경우는 압력센서를 통해 훈련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자동으로 분석한다. 잘못된 동작을 취할 경우, 실시간으로 음성안내를 제공하고 훈련이 마무리되면 결과를 수치화해 알려준다. “직무 숙련에 필요한 반복 훈련과 단계․수준별 훈련이 가능해 실제 직업 현장에서 장애인들을 비로 고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게 연구원의 자체 평가다.

 

연구원은 “바리스타 가상훈련 콘텐츠는 대전발달장애인훈련센터와 서울남부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 설치, 바리스타 직업훈련 및 체험에 활용 중이며 수업에 참여한 훈련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스팀세차 가상훈련 콘텐츠는 현재 대전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 설치되었고 서울남부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도 8월 말에 설치되어 실제 직업체험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실제로 장애를 가진 훈련생 5명이 대기업 취업을 전제로, 바리스타 훈련을 진행 중이고 오는 10월에는 훈련생 3명이 스팀세차 가상훈련을 받을 계획이다. 이들 훈련생 중 바리스타 훈련생들은 10월 말경 대기업 자회사에 실제로 채용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AR․VR훈련을 받도록 한 발달장애인훈련센터는 이 기술을 ‘리빙랩(Living Lab)’ 방식으로 운영하며 실효성을 인정받아 고용과 연계된 공식적인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ICT분야에서 많은 기술적 성과를 거두어온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직업훈련용 AR․VR기술 역시 그 외연을 넓혀갈 것으로 알려졌다. 바리스타나 스팀세차 외에도 ‘카셰어링 관리사’처럼 장애인 취업률이 높은 직종을 중심으로 직업훈련 콘텐츠 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다양한 AR/VR 융합 스포츠 콘텐츠도 개발해 직업훈련기관 등에 보급할 예정이다.

지능형지식콘텐츠연구실 길연희 책임연구원은 “향후 장애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의 가상직업훈련을 체험하고 실질적인 고용연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업 상호작용을 위한 다중 사용자 인식기술’이나 ‘맞춤형 가상중재 자동 제어기술’ 등을 통해 기술적 고도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또한 일반인들의 비대면 교육․훈련에도 활용될 수 있는 ‘초실감 가상 교육․훈련 시뮬레이션 콘텐츠 기술’도 적극 개발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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