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6%, “이미 채택”…기술 부족‧보안‧과도한 지출 등이 당면 과제
[애플경제 이광재 기자]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세가 멈추질 않고 있다. 올 2분기 전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 규모가 1년 전보다 40% 가까이 커지며 40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이번 분기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17억달러(39%)가 늘어난 420억달러(약 48조원)로 집계됐다. 2016년 이후 2분기 기준 가장 높은 증가률이다. 1년 후에는 분기 시장 규모가 1520억달러(약 175조원)에 달할 것으로 시너지리서치는 추정했다.
이처럼 클라우드 시장의 고속 성장속에소 기업들은 어떠한 형태의 클라우드 환경을 도입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멀티 클라우드를 위한 인프라 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업 하시코프(HashiCorp)가 최근 IT 전문가 3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채택 현황과 과제 및 저해요인, 그리고 코로나 19가 클라우드 채택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조직에서 이미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든 산업 분야의 IT 기업들이 압도적으로 멀티 클라우드를 표준 운영 모델로 채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멀티 클라우드는 가상 데이터 스토리지 또는 컴퓨팅 성능 리소스에 다른 프라이빗 클라우드 및 온프레미스 인프라 외에 2개 이상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통해 기업은 어떤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할지 더 폭넓게 선택할 수 있게 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 옵션이 늘어날 뿐 아니라 한 곳의 벤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멀티 클라우드 옵션과 조합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기업의 멀티 클라우드에는 다양한 워크로드에 따른 여러 IaaS 공급업체의 사용과 새로운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테스트하기 위한 퍼블릭 PaaS가 포함될 수 있다. 기업마다 요구 사항 및 제한 사항에 따라 멀티 클라우드 인프라가 다르다.
하시코프 공동창업자겸 CTO 아몬 데드가(Armon Dadgar)는 “공급업체에 종속되지 않고 디지털 혁신과 비용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멀티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했다. 놀랍게도 설문조사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이미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통해 비즈니스 가치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기술 부족과 클라우드 환경 전반의 일관되지 않은 워크플로우 및 팀 작업의 사일로 문화 등은 멀티 클라우드 운영의 걸림돌로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하시코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멀티 클라우드 전략이 조직의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으며 특히 대기업들이 멀티 클라우드에 대한 가치를 가장 높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멀티 클라우드 채택의 가장 중요한 동인으로는 디지털 혁신(34%), 단일 공급업체에 대한 종속 방지(30%), 비용절감(2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특히 멀티 클라우드는 비즈니스 목표 달성에 중요하지만 여러 부문에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와 저해요인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9%가 조직이 계획된 클라우드 예산 보다 과도하게 지출하고 있으며 가장 큰 이유는 잦은 우선순위 변경(29%) 및 코로나 19와 관련된 예상치 못한 요구(21%) 등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들은 멀티 클라우드 프로그램의 가장 큰 걸림돌로 비용(51%), 보안(47%), 사내 기술부족(41%) 등을 꼽았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기술 부족(57%), 인력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예산 제약(27%), 클라우드 환경 전반의 일관되지 않은 워크플로우(32%), 그리고 조직 및 팀 작업의 사일로 문화와 협업 부족, 너무 복잡한 프로세스(29%) 등으로 인해 멀티 클라우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클라우드 보안 문제와 관련해 응답자들은 최우선 관심사로 데이터 및 개인정보 보호(40%), 데이터 유출(33%), 규정준수(31%)를 꼽았으며 가장 중요한 클라우드 보안 과제로는 인력 및 기술 부족(26%)이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 19가 기업의 클라우드 채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6%가 클라우드 채택을 가속화하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응답자의 54%는 클라우드 채택 일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이는 기업들의 클라우드 채택 확산이 단순히 코로나 19효과가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하는 결과다.
코로나 19로 인해 가속화된 주요 인프라 이니셔티브는 코드형 인프라(IaC: Infrastructure as Code)가 49%,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이 41%, 규정준수 및 거버넌스, 네트워크 인프라 자동화가 각 33%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점은 코로나 19로 인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사용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39%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한편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클라우드 2대 강자를 필두로 네이버클라우드, KT, SK텔레콤, 신세계아이앤씨, SK C&C 등 국내 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