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별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글로벌 SaaS 시장 2023년 220조원에 달할 전망
[애플경제 이광[애플경제 이광재 기자] 기자] 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ervice as a Service)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B2B SaaS 시장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39%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지난해 1000억달러(한화 약 119조원) 규모에 이를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2025년에는 세계 시장 기준 525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리서치 기관 IDC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SaaS 시장은 2010년 130억달러(약 14조3200억원)에서 2020년에는 10배 이상 성장한 1570억달러(약 173조원)로 늘어났다. 또 다가올 2023년엔 2000억달러(약 22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IDC는 전망했다.
규모가 커짐에 따라 시장 내 플레이어들의 역학 구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동안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과 오라클, SAP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 등 대형 플레이어 중심 시장에서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B2B SaaS 네이티브 기업과 스타트업을 비롯해 다양한 업종의 외부 기업들이 전에 없던 창의적인 유형의 B2B SaaS로 시장을 이끌어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최근 IP 보호, 채팅 API, 클라우드 모니터링 등 목적성이 뚜렷한 전문 SaaS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경쟁 구도가 개편되고 있다.
B2B SaaS 네이티브 스타트업 중에서는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이하 TWC)의 움직임이 이목을 끌고 있다.
TWC는 협업, 재택근무, CS 통합 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비대면 환경에 최적화된 AI 통합 솔루션 ‘클라우드게이트’를 자체 개발해 론칭한 국내 스타트업이다. 클라우드게이트는 국내 최초 한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음성 및 텍스트 문의에 응대가 가능한 솔루션으로 GS리테일의 펫케어 상담 서비스 ‘어바웃펫’의 24시간 케어 상담 서비스 지원 등에 적용돼 있다.
해당 솔루션은 재택근무 환경에서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지원해 코로나19 및 향후 디지털화 트렌드에 적합한 솔루션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TWC는 전년 동기 대비 올해 4월 매출이 350% 성장했을 뿐 아니라 연간 매출 역시 지난해보다 100%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2019년 10월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유치, 올해 6월에는 2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400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확보하며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 마크비전은 현재 25개국 70여개에 달하는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위조상품 적발 및 삭제 신고를 자동화해주는 AI 모니터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마크비전은 ‘랄프로렌코리아’, ‘젠틀몬스터’, ‘레진코믹스’ 등 다수의 국내외 유명 브랜드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는데 성공했으며 매출은 지난 6개월간 매월 평균 50% 이상 증가해왔다.
마크비전은 거대한 글로벌 위조상품 시장으로 타깃으로 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과 B2B SaaS 업계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고속 성장을 높이 평가받아 미국 실리콘밸리의 세계 최대 엑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의 스타트업 투자육성 프로그램에 선발되기도 했다.
현재 와이콤비네이터(YC)를 비롯해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36억원의 시드투자를 유치한 상태다.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사업영역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미국 보스턴에 글로벌 본사를 두고 있던 마크비전은 위조상품 모니터링 서비스를 넘어 캐릭터, 콘텐츠 등 저작물에 대한 지식재산권(IP) 보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 5월 LA로 글로벌 본사를 이전했다. 마크비전은 LA를 거점으로 웹툰, 게임, 엔터테인먼트, 방송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발굴해 나가면서 콘텐츠 IP 모니터링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공동창업자들을 포함한 핵심 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패션 및 명품 기업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미국 현지에 세일즈 팀을 강화하고 주요 투자사인 ‘와이콤비네이터(YC)’ 및 실리콘밸리 ‘VC(Venture capital)’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여 신규 클라이언트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마크비전 이인섭 대표는 "전 산업 군에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트렌드가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의 SaaS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국내 SaaS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글로벌에서도 통할만큼 뛰어나, 해외 시장 반응도 좋은 편이다"라고 전했다.
야놀자는 2017년부터 호텔, 레저시설, 레스토랑 등 여가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 공급해왔다.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면 고객사는 고객정보 관리를 위해 별도 서버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까지 170개국 3만여 고객사를 확보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 부문을 ‘야놀자 클라우드’라는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키며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야놀자 클라우드는 올 하반기 연구개발 인력 충원과 야놀자가 인수했던 이지테크노시스(eZeeTechnosys), 젠룸스(ZEN Rooms), 산하정보기술, 트러스테이 등을 자회사로 둬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야놀자 클라우드는 올해 하반기 호텔의 운영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연결하는 플랫폼 ‘와이 플럭스(Y FLUX)’를 선보일 예정이다. ‘끊어져 있던 호텔 데이터를 물 흐르듯(FLUX) 연결한다’는 의미로 이 플랫폼을 통하면 일반 여행객도 야놀자 앱 하나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야놀자 클라우드 측의 설명이다.
센드버드는 기업간거래(B2B) 솔루션 분야 유니콘 스타트업이자 세계 최대 채팅 API 솔루션 기업이다. 월 이용자는 1억7000만명에 이르며 지난 4월에는 10억5000만달러(1조17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1억달러(11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채팅, 음성 화상 통화, 스팸 차단 등의 기본적 기능 뿐만 아니라, 채팅 데이터 분석과 통합, 연동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점이 센드버드 채팅 플랫폼의 특징이다. SaaS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에 몇줄의 코드만 추가하면 기업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쉽고 편하게 구축할 수 있다. 주문, 문의 등 간단한 대화부터 영상을 통한 원격진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현재 ‘레딧(Reddit)’, ‘힌지(Hinge)’, ‘페이티엠(Paytm)’, ‘텔라닥(Teladoc)’, ‘버진모바일 UAE’, ‘딜리버리히어로(DH)’ 등의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넥슨,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국민은행 등 국내 기업들이 센드버드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탭랩스는 2015년부터 클라우드 모니터링 서비스 '와탭'을 제공하고 있다. 와탭 서비스는 기업 서버, 애플리케이션, 컨테이너 상태와 성능 데이터를 초 단위로 수집·분석해 장애를 감시하고 알림 기능을 제공한다. 서비스 담당자는 웹과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여러 성능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주요 고객사로는 롯데홈쇼핑, 나이키코리아, CJ E&M 등의 대기업부터 와디즈, 밸런스히어로, 티켓몬스터 등 스타트업까지 다양하다.
와탭랩스는 매년 2배 넘는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IT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구축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모니터링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에는 기존 투자사인 KB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를 비롯해 신규 투자사 4곳을 포함 총 6곳에서 총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채용 플랫폼 기업 원티드랩은 기업 고객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HR 솔루션 ‘커먼스페이스'를 4월 인수했다. 커먼스페이스는 출퇴근 관리부터 전자 문서 발급 및 결재, 외부 협업 툴 연동까지 기업 인사관리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담고 있는 ‘원스톱 HR 플랫폼’이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기반으로 고객의 초기 인사 시스템 구축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 Wi-Fi, GPS 등을 이용해 출퇴근을 등록할 수 있어 다양한 근무 형태에 맞게 유연한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인사관리에 꼭 필요한 ▲출퇴근 기록 ▲휴가·재택 등 근태 관리 및 기록 다운로드 ▲조직 관리 ▲개인별 근무 스케쥴 지정 ▲기본 게시판 등은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의 필요한 상황에 맞춰 증명서 발급과 외부 협업 툴 연동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고, 각종 제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인사관리 업무 특성에 맞춰 업데이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원티드랩은 앞으로 커먼스페이스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기업 고객의 HR 솔루션에 대한 니즈를 해결하며 신규 고객사 유치 등 B2B 사업 분야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영화감독 피터 잭슨이 공동 창업자로 알려진 디지털 시각 효과 전문 업체 웨타 디지털도 SaaS 시장에 진출했다. 웨타 디지털은 지난 26년 간 시각 효과 관련 툴들을 자체 개발해 온 전문 업체로 3D 설계 및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데스크와 제휴를 맺고 핵심 툴 일부를 SaaS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웨타M’이라는 서비스명으로 판매되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반지의 제왕, 아바타 등 제작에 사용된 것과 같은 툴의 서비스를 쓸 수 있다.
오피스플랫폼 기업 패스트파이브도 SaaS 시장에 진출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공식 MSP(Managed Service Provider) 파트너 자격을 취득한 패스트파이브는 입주사에 기업 및 산업 특성에 맞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인공지능, 협업 툴 등 클라우드 서비스와 인프라 교육, 네트워크, SaaS, IaaS 등 IT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