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매체 프리랜서들, ‘기자이기 앞서 사실상 ‘MS홍보맨’ 역할
D데이 앞둔 ‘윈도우11’ 시험판에 “극찬 일변도의 후기” 대서특필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윈도우11 출시를 대략 한 달 가량 남겨두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례없는 ‘섀도우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컴퓨팅과 모바일 관련 매체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언론 플레이를 통해 베일에 가려진 윈도우11의 “획기적 성능”을 강조하는 등 신비주의 전략을 펴고 있다. 그 과정에선 컴퓨팅 관련 외신들의 전문기자들은 앞다퉈 예상되는 윈도우11의 스펙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프리랜서 신분의 기자들로서, 이번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홍보성 기사를 전담하며 사실상 ‘홍보맨’ 역할을 하는 인물들이다. 예를 들어 <테크레이다>를 중심으로 활약하는 대런 앨런, <마셔블>이나 <테크 크런치> 등의 지면을 누비는 알렉스 페리, <디지털 트렌즈>의 애립 배커스 등이 그 대표적인 상업 저널리스트들이다.

이들은 이번 윈도우11 출시를 앞두고도 극성스러울 정도로 시장의 ‘간’을 보며 사전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야말로 MS의 홍보 대행 프리랜서를 자처하고 있는 모습들이다.

특히 알렉스 페리의 경우는 여러 매체에 걸쳐 프리랜서 홍보맨으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정확히 숫자를 매길 수는 없으나, <애플경제>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이 밖에도 <윈도우 센트럴>이나 <GSM아리나> 등 7~8개 매체를 오가는 약 10~15명 가량으로 짐작된다.

<마셔블>에서 페리는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다. 지난 달 MS가 사전에 배포한 베타프로그램(시험판)을 시연해본 그는 “윈도우11은 PC 애호가들을 위해 날렵한 새로운 외관과 몇 가지 매력적인 소프트웨어 변화를 얻었다”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달부터 MS는 27일(현지시간) 라이브 스트리밍 행사에서 윈도우11을 공식 공개하며 다음 달 이후 혹은 연말 무료 업그레이드 형태로 출시될 새 운영 체제의 성능을 과시한 바 있다.

이에 페리는 “윈도우11은 새로운 모습, 생산성 지향적인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편리함, 그리고 PC 게이머들에게도 만족할 만한 보너스를 제공한다”면서 윈도우11의 세세한 스펙 하나하나를 한껏 치켜세우는 장문의 기사를 지난 달 내내 출고한 바 있다.

그는 프리랜서로서 <테크 크런치> 등 다른 유사 매체에도 같은 취지의 기사를 연달아 출고 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도 그는 “윈도우11 인사이더 ‘미리보기’에는 ‘Microsoft Teams’ 간의 대화 기능이 추가됐다”며 “새로 출시될 윈도우버전(윈도우 11)에 대한 최신 인사이더 빌드(베타프로그램)를 사용하면 팀이 없어도 다른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다”고 부각시켰다.

이에 앞서 역시 동종 업계 프리랜서인 로버트 카니배일은 <윈도우 센트럴> 지면을 통해 “전세계의 ‘윈도우 팀즈’는 현재 매월 2억5천만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는 기본 채팅 앱으로 ‘윈도우11’에 직접 통합될 뿐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윈도우와 결합되고 있으며 자체 기능에 대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받고 있다”면서 윈도우 팀즈와 윈도우11을 결합시킨 사전 홍보 성격의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다.

<디지털트렌즈>이 애립 배커스도 만만찮은 홍보성 ‘필력’의 소유자다. 잊을만 하면 사실상 간접광고나 다름없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10을 공개한 이후 처음으로 윈도우의 미래에 대해 매우 흥분해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하이브리드 작업과 학습에 중점을 둔 윈도우 운영 체제의 차기 빅 릴리즈인 윈도우11을 공개했다”고 거창하게 출시의 변을 대신했다.

그는 “윈도우11의 초기 버전(베타 프로그램)을 (본인이) 직접 사용해 봤다”면서 “독자들도 기다릴 필요없이 MS가 이미 윈도우11을 베타 테스트하고 있고, 테스트를 위해 출판할 때 운영 체제의 세 가지 주요 시제품이 출시됐다”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곤 “마이크로소프트가 웹 페이지에서 윈도우11을 초기화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면서 독자들에게 직접 시도해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

<테크 레이다>에서 대런 앨런은 아예 “윈도우 11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주장한다”는 간접화법으로 확인되지 않은 ‘인기’를 전하고 있다. 그는 이 회사 임원의 말을 빌려 “윈도우11은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며 새로 출시되는 운영 체제의 미리보기 버전은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최근 어닝 콜에서 윈도우 11이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다른 윈도우 릴리즈에 비해 프리뷰 빌드(시제품)의 다운로드 횟수가 더 많다고 언급했다”고 MS측의 홍보 멘트를 그대로 인용했다.

그는 또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출시 일자를 두고 폭발적인 관심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윈도우11에 대한 높은 호기심으로 인해 더 많은 다운로드를 유발할 것”이라며 “특히 시작 메뉴와 같은 핵심 요소에 대한 변경, 맥(Mac)과 유사한 전체적 재설계 등은 물론 크롬 OS의 런처와도 한층 유사한 재배치 등이 강점”이라고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시장에선) 윈도우11의 모든 것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정확히 알아내려는 유혹이 매우 강렬하다”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듯한 멘트를 덧붙이고 있다.

물론 간접광고나 다름없는 이런 기사, 혹은 홍보맨 역할을 하는 프리랜서들이 이번에만 그치는게 아니다. 아이폰이나 갤럭시 등도 역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곤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리포터들이 홍보성 기사를 쏟아내곤 했다.

그럼에도 윈도우11 출시를 앞두고 최근 한 두 달 동안 벌어지고 있는 전문 언론매체들의 간접광고 러시는 그 도가 지나치다는게 업계 애널리스트와 전문가들의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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