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협, 의사 등 분야별 전문가 참석 디지털치료제 가능성 및 발전 방향 논의
[애플경제 이광재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한 신약 개발만큼 치열한 분야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약업계 주도권을 결정할 것이라는 ‘디지털치료제’ 분야다. 디지털치료제는 기존 화학의약품, 바이오의약품만큼 효과가 좋으면서 부작용이 적어 치료제 시장을 바꿀 것이란 전망이 다수 제기된다.
이러한 가운데 29일 ‘디지털 치료제(DTx)’를 주제로 진행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의 굿인터넷클럽에서 의료계를 비롯한 해당 산업 전문가들은 디지털 치료제는 의료 현장에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질병의 예방, 관리, 치료에 온전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는 헬스케어 산업에서 주목 받는 개념으로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정의할 수 있다. 약물중독 치료제로서 개발된 앱인 reSET, 소아 ADHD 치료를 위한 게임인 AKL-T01이 대표적인 사례다.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질병이나 장애를 예방하고 관리, 치료하는 기술이다. 전류나 자기장으로 세포를 자극하는 전자약(Electroceuticals)도 디지털치료제에 속한다. 시장규모는 지난 2018년 1697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매년 약 15%씩 성장해 2024년에는 392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만성질환 환자가 병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전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 연장선 상으로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 중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정신질환 관련 디지털 치료제의 규제 완화 또는 국가 의료보험 적용을 시작했고 우리나라도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개발 분야도 정신질환이나 신경질환에 국한되던 초기와 달리 다양해지고 있다. 2015년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가 세계 첫 약물중독 치료용 소프트웨어인 ‘reSET’을 개발한 이후 통증, 근감소증, 시야 장애, 당뇨, COPD·천식, 암 등 다양한 질환에서 디지털 치료제 개발이 진행 중이다. 2형 당뇨의 경우 이미 웰닥, 볼룬티스, 오마다 헬스, 휴레이포지티브, 블루 메사 헬스, 카나리아 헬스, 비타 헬스, 로슈 당뇨 케어 등 8개 기업이 당뇨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는 시대적 필요성에 따라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를 주제로 디지털 치료제 관련 의료계 및 진흥기관, 디지털 치료제 개발사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해당 기술 및 산업의 가능성과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간담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게임이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들’이라는 타이틀로 개최된 73회 굿인터넷클럽은 황용석 교수(건국대)가 진행하고 한덕현 교수(중앙대학교병원)가 ‘디지털 치료제의 개념 및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으며 발표 이후 이뤄진 간담회에서는 김주완 교수(전남대학교병원), 박대원 대표(다윈테크), 탁용석 원장(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인기협 관계자는 “디지털 치료제는 앱, 게임과 같이 소프트웨어라는 특수성이 존재하므로 디지털 기반 산업의 한 축으로도 볼 수 있으며 시대의 요구가 반영된 기술이라고 본다”며 “이에 의료 현장에 계신 분들부터 진흥기관, 개발사까지 이해관계자를 대표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모시고 디지털 치료제의 지금과 미래를 위한 논의를 해보고자 했다”라고 간담회 개최 취지를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의료 전문가들은 디지털 치료제가 특히 ADHD 등 기능, 행동 장애 관련 치료제로서 유효하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를 쉽게 표현하자면 ‘약’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예방‧관리, 치료 분야에서 역할을 할수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주완 교수 역시 “만성질환등 기존 치료의 한계로서의 대안이 될수 있다”며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작년 식약처에서 디지털치료제 허가심사가이드를 발표하긴 했지만 이는 기존 의료기기 적용 규정을 반영한 것으로 치료제에 맞는 새로운 적용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 역시 “디지털치료제가 소프트웨어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기존과는 다른 빠른 허가승인 절차가 필요하다”며 “디지털 치료제의 실질적인 현장 적용을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치료제 실증 시범사업’을 추진 중인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탁용석 원장은 “디지털뉴딜시대에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며 지역 SW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 산업 관점에서도 디지털 치료제가 또 하나의 동력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실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박대원 대표는 “식약처의 허가심사제도 개선 뿐만 아니라 임상 등을 위해선 의료계의 적극적 도움이 필요하고 디지털치료제 분야의 전문가가 부족함에 따라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히며 산업 초창기의 허들을 넘기 위한 넓은 시야의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