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일손부족도 해결…‘이앙과 수확ㆍ채소 비파괴 선별ㆍ힘든 상하차 작업’ 등

스마트팜 기술이 발달하는 가운데, 최근엔 특히 ‘팜봇’(Farm Robot)이 가장 먼저 실용화되고 있는 추세다. 농촌은 인구 감소로 인해 만성적으로 일손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그 동안 농촌 노동력 부족을 해소해주던 외국인 노동자들의 출입국이 크게 제한을 받으면서, 농촌 일손 부족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 되고 있다.

이런 비상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부 귀농인들을 중심으로 ‘팜봇’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움직임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누리집 이미지 캡처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누리집 이미지 캡처

농업 로봇이란 뜻의 팜봇은 논밭이나 비닐하우스 등 현장의 재배와 생산은 물론, 농산물 가공과 유통, 물류 전 과정에서 스스로 상황을 인식, 판단하여 자율적인 동작을 통해 스스로 작업을 한다.

스마트팜 기술은 다양하지만, 팜봇은 그 중에서도 농촌 현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라는게 농업인들의 얘기다.

특히 농작물 이앙과 수확은 물론, 채소 자동이식, 과일 비파괴 선별, 축산 분야 개체 선별과 자동화 등 다양한 기능을 해내고 있다. 또 최근엔 무인자율주행 트랙터도 등장했으며, 제초기를 대신한 작업 로봇, 사과·토마토·딸기 수확 로봇 등도 개발되고 있다.

실제로 강원도 평창군 대화농협의 경우 현지 귀농인들과 함께 팜봇을 적극 보급하고 있는 사례 중 하나다.

특히 IT기술에 대한 감각을 갖고 있는 일부 귀농인은 아예 별도의 ‘팜봇’을 개발, 영농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뙤약볕 아래 넓은 들판에 사람이 이앙이나 이식을 하는 대신 이들이 자체 개발한 ‘팜봇’이 투입되고 있다.

또 힘든 제초 작업 역시 ‘제초용 팜봇’이 스스로 알아서 풀밭을 돌아다니며 해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관련 기술을 주도적으로 개발, 보급하고 있다. 연구원은 농촌 지역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농업용 로봇 기술을 전수하거나, 지역 단위의 농사 로봇 실증센터를 별도로 설립해 완제품을 보급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봄엔 안동실증센터를 설립, 다양한 팜봇을 개발하고 테스트한 후 농사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 중엔 인간의 근육질 힘을 배로 늘려주는 팜봇도 있다. 사람이 조끼처럼 생긴 팜봇을 입으면, 과일이 가득 담긴 상자를 가뿐히 들어 옮길 수 있다. 사람의 동작에 따라 팜봇이 근육 역할을 하면서 최대 20~30kg까지 힘을 보태주는 것이다.

또 밭을 갈고 모종을 심는 등 사람이 힘들게 허리를 굽히며 온종일 뙤약볕에서 땀흘려야 하는 작업들도 불과 1시간 남짓 만에 거뜬히 해내는 ‘팜봇’이 보급되고 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이에 대해 “국내 농업용 로봇은 아직 해외 의존도가 높은 실정인 만큼, 한국 농업환경에 맞는 로봇을 적극 개발하여 보급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 동안 씨나 모를 심고, 논과 밭에 물을 대거나 농작물이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잡초를 제거하는 작업을 돕는 반자동 장비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장비는 결국 사람이 직접 일을 해야 작업을 끝낼 수 있다. 이에 반해 최근 실용화되고 있는 팜봇들은 인공지능 기술과 정밀 제어계측 기술에 힘입어 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사람이 없어도 저절로 논과 밭을 가는 무인 트랙터나, 과일이나 농작물이 익으면 자율적으로 주행하며 수확하는 자율주행 수확기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등 해외에선 우리보다 앞선 기술의 팜봇이 적극 보급되고 있다. 그중 미국은 세계 최초로 자동 로봇 농장을 개발했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아이언 옥스사는 이미 AI와 중장비를 이용해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고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동안 로봇을 활용한 농장은 있었지만, 아이언 옥스는 아예 파종부터 수확까지 로봇에 의해 완전히 자동화된 농장을 선보인 것이다. 미국에선 또 팜봇과 IoT 기술을 결합한 정밀농업 보급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현지 조사기관에 따르면 미 전역의 25만 농민들이 농작물 재배와 가축 관리, 유제품, 채소, 과일, 온실재배 등에 팜봇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팜봇을 접목한 정밀농업 기술이 빠른 속도로 실용화되고 있다. 자동화ㆍ로봇화ㆍ무인화 기술을 인간공학과 결합한 것이 정밀농업기술이다.

시설농업은 시설 자동화와 함께 로봇화를 추진 중이며, 파종에서 수확까지 대부분의 생산공정을 로봇기술 기반의 자동화 기술로 발전시키고 있다.

축산이나 가축 관리는 물론, 구제역, AI 등 각종 전염성 가축 질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ICT 및 로봇 기술을 도입하려는 추세다.

물론 아직은 작업 형태에 따라 결국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술 발달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팜봇은 미래 농업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팜봇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농촌의 일자리마저 빼앗아 간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농업 역시 ICT기술에 의한 자동화나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추세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더욱이 팜봇을 투입할 경우 사람의 노동시간은 줄어들지만, 오히려 부가가치나 농산물 매출량은 증가한다는게 현장의 얘기다.

특히 귀농인들의 경우 “1년 내내 농사에만 매달려야 했던 과거와 달리 농업인들은 팜봇을 통해 여가를 즐기면서 고부가가치와 고수익을 기할 수 있어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 때문에 팜봇은 귀농을 위한 필수 장비로도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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