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조현성 차장, ‘메타버스, 포스트 인터넷시대의 게임체인저’ 눈길
A4 2장에 연원과 원리‧쓰임새‧생태계‧전망 등 간단, 명확하게 정리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NFT에 이어 최근엔 메타버스 기술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의 해석이나 용도, 목적에 따라 그에 대한 개념도 여러 가지로 규정되고 있어 일반인들로선 헷갈릴 수도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IBK기업은행 경제경영연구실 조현성 차장이 ‘IBK경제 브리프’에 공개한 ‘메타버스_포스트 인터넷시대의 게임체인저가 될까?’라는 제목의 기고문이 눈길을 끌고 있다.

페이스북의 최신형 혼합현실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2로서 이 제품에 대한 국내 유통권을 가진 SKT가 소개한 홍보 이미지
페이스북의 최신형 혼합현실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2로서 이 제품에 대한 국내 유통권을 가진 SKT가 소개한 홍보 이미지

A4 2장 분량의 짤막한 문서임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을 매우 알기쉽고 친근한 논리로 풀어 소개하고 있다. 여느 전문가들의 ‘전문적 해석’이나 명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부정확한 내용을 전달하는 일부 언론매체 기자들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문서에서 조 차장은 일단 메타버스의 정의부터 차분히 풀어간다. 즉 메타버스는 초월(META)과 세상(UNIVERSE)의 합성어로서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3차원의 세상이다. 이 정도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그 연원과 상세한 원리, 구조, 그리고 쓰임새나 생태계, 전망 등을 간략하면서도 명확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1992년 美SF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Snow Crash’란 소설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고, 그 후 ‘아바타’라는 용어와 함께 인터넷 기반의 3D 가상세계를 뜻하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기존 인터넷공간에만 존재하던 3차원 세계를 현실에 옮겨와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한 생활형·게임형 가상 세계’라는 의미로 폭넓게 사용된 것이다.

조 차장은 특히 김상균 저 ‘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 메타버스’를 인용, 메타버스의 원리이자 구조를 간단명료하게 소개했다.

즉 메타버스는 구현되는 공간과 환경정보에 따라 증강현실, 라이프 로깅, 미러세계, 가상세계로 구분된다고 했다. 그 중 증강현실(Argmented reality)은 ‘포켓몬고’처럼 현실세계의 모습 위에 가상의 물체를 덧씌워서 보여주는 기술이다.

‘라이프 로깅(Lifelogging)’은 기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처럼 개인의 삶에 대한 정보, 경험을 기록·저장·공유하는 활동이다. ‘미러세계(Mirror world)’는 구글어스, 배달의 민족처럼 실제 세계의 모습, 정보, 구조 등을 가져가서 복사하듯이 만들어 낸 세계다. 그리고 ‘가상세계(Virtual world)’는 ‘로블록스’ 등 게임에서 보듯,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전혀 다른 신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조 차장은 “그 중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확장현실(XR)에 기반해 온라인상에 구현된 가상현실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파악했다. 확장현실은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을 통칭하는 eXtended Reality(XR) 기술이다.

이에 대해 조 차장은 “XR과 D(Digital), N(Network), A(AI)의 융합과 같은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정착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물리적 공간을 초월한다는 개념도 덧붙였다. 즉 가상공간에서의 놀이가 게임을 넘어 콘서트, 팬사인회, 영화관람, 회의, 모임 등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바일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진행된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의 콘서트가 대표적인데 이는 1,230만명 접속 기록을 남겼다. 또 VR 소셜 플랫폼인 ‘바이브 XR 플랫폼’ 도 VR장비를 이용해 가상회의, 가상강의, 가상전시회 등을 선보이는 메타버스 기술의 일종이다.

메타버스의 쓰임새는 특히 광고나 마케팅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기업들은 가상공간에서 자신들의 제품을 광고하기도 한다. 제페토와 구찌가 대표적이다. 구찌는 제페토에 구찌 IP를 활용한 패션 아이템과 3D월드맵을 출시하고 있다. 제페토는 네이버가 운영하는 가상플랫폼으로 전세계 2억명의 가입자가 있으며, 그 중 80%가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차장은 메타버스의 생태계에도 주목했다. 그는 우선 “유튜브와 같은 프로슈머 생태계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이미 현실의 통화와 환전도 가능해졌다”. 그리고 게임 로블록스의 사례를 들었다. 이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직접 게임을 만들 수도 즐길 수도 있으며, 자신의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가상 아이템을 생성하여 자체 가상화폐(로벅스)로 사고 팔고 한다. 로볼록스는 미국 16세미만 청소년의 67%가 이용하며, 하루 평균 사용시간이 무려 156분(유튜브 54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진단을 바탕으로 그는 “(메타버스는) 기술적·제도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포스트 인터넷 시대의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그에 따르면 우선 AR·VR기기의 기술적 문제(오감 상호작용기술, 무게 등)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반면에 가상공간에 대한 법·제도적 정비 여부에 따라 아날로그 세상과는 다른 또 하나의 디지털 세계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런 제약 요인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머무는 시간 확보’라는 측면에서 현재의 플랫폼을 능가하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의 VR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2’를 사례로 들며 이런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조 차장은 금융인의 시각에서 메타버스 시대에 대응한 전략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서를 마무리했다. 즉 “인터넷세상을 넘어서는 또 다른 세계의 등장을 예의주시하며 점포·영업전략,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의 변화역량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가상공간에 익숙한 미래고객의 확보를 위해서는 관련 부문에 대한 이해가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인용 : IBK경제경영연구실 ‘IBK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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