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안정성‧사후지원 체계 필수…국내 SW업계 17%, 도입‧활용

최근 AI기술을 활용해 초단기 제약 기술을 개발한 미국의 인실리코 메디슨은 자사가 애써 개발한 새로운 AI 알고리즘 ‘GENTRL’을 오픈소스로 공개함으로써 누구나 이를 열람‧이용하거나 개조할 수 있도록 했다. 심지어는 미국이 경계하는 중국 기업과도 협업해 관련 제품군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 밖의 고객 기업들에게도 관련 기술을 오픈소스로 제공하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호의에서 비롯된 것이 결코 아니다. 제약에 필요한 화합물에 관한 데이터를 축적해 AI의 정밀도를 향상하는게 진정한 의도다.

이처럼 오픈소스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기술 개발 차원을 넘어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 공생을 도모하고 한층 수준높은 기술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출처=현대자동차그룹)
(출처=현대자동차그룹)

 

국내서도 자사 소스 공개 비율 늘어나

국내에서도 점차 오픈소스를 공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진흥원이 지난해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IT업계의 경우 전체 SW개발 업체의 17%가 오픈소스를 공개하고 있다.

그중 남의 오픈소스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일수록 자사의 소스를 공개하는 비율(26.2%)도 높아 ‘십시일반’의 공생 전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오픈소스를 적극 도입, 활용하기 위해선 보안과 안정성, 자신에게 적합한 기능 등 여러모로 따져볼 것도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기업, 특히 IT스타트업인 경우 오픈소스는 거의 필수요소이자 성공을 향한 첫 단추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도 오픈소스의 산업적 가치를 높이 사고 있다. 오픈소스의 사회적, 산업적 효용을 가장 먼저 주목, 분석했던 박준완 한국레드햇 수석 솔루션 아키텍트는 한 분석보고서를 통해 “오픈소스는 가격뿐만 아니라 안정성, 성능 측면에서도 이미 유닉스를 능가하고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소셜 미디어, 클라우드 등 모든 IT 트렌드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 역시 오픈소스를 도입하기 전에 유의해야 할 점과 체계적인 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약 600여 기업을 대상으로 오픈소스 관련 조사를 실시했던 한국정보통신진흥원에 따르면 일단 국내기업의 오픈소스 활용률은 전체의 58.8%에 달할 만큼 높았다. 추세 또한 2019년보다 2020년이 5.4%p 증가하는 등 날로 활성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SW업계의 경우는 전체의 74.1%가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특히 게임SW업계는 그 비율이 무려 87.3%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세’와는 별개로 보안과 성능, 자신과 적합한 체계 유무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글‧페이스북‧트위터 등 모두 ‘오픈소스’ 기반

실제로 오픈소스의 대표주자격인 리눅스는 가격뿐만 아니라 안정성, 성능에서도 유닉스를 따라잡거나 능가하고 있다. 이는 소셜 미디어,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주요 IT 트렌드의 기반 기술로 확산되고 있다.

또 세계 IT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시스템은 모두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실행되고 있다. 더불어 IT기술의 핵심 아이콘이라고 할 사물인터넷(IoT)의 표준이라고 할 ‘올신(ALLSEEN ALLIANCE)’이나 Oliot(Open Language for IoT)도 모두 오픈소스 기반이다.

다만 오픈소스를 도입, 활용하기 전에 반드시 보안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기존 유닉스나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경우엔 x86이나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오픈소스 활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거부할 일은 아니란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오픈소스는 이미 유닉스의 보안 수준과 거의 같다. 래드햇 패치의 경우도 IBM의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 HP UX의 버그나 패치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안정성도 중요하다. 유닉스의 경우 가장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유닉스는 시스템 아키텍처 레벨과 운영체제 레벨, 둘 다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x86 또한 2000년대 후반부터 인텔 CPU 칩에서 신뢰도와 편의성, 사후서비스(RAS) 기능이 탁월한 것으로 입증됐다.

운영체제에서도 RAS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흔히 오픈소스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원체계가 부족할 수 있다. 이에 서비스를 주목적으로 하는 오픈소스 업체의 지원을 받을 경우 기존 상용 서비스와 동일한 수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스타트업 R&D의 모티브

오픈소스는 많은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모티브가 되고 있으며, 지금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젠 IT트렌드의 중심에 오픈소스가 자리잡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오픈소스 엔지니어나 전문 업체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픈소스를 잘 활용하면 가상화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통해 경쟁업체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면서 “특히 오픈소스에 의해 핵심기술에 대해 빨리 이해할 수 있기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고 장점을 부각하고 있다.

물론 적잖은 기업들이 아직은 오픈소스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아직 만족할 만한 보급율이 나오지 않고 있는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 기존 IT 환경에 익숙한 엔지니어나 관리자들의 반발도 극복해야 할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이런 난관에도 불구하고 미국 GAFA나 MS, 유럽의 스타트업들은 오픈소스를 중요한 사업 인프라로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잘 알려져있다시피 ‘코로나19’의 와중에 오픈소스를 활용해 초특급 신약 개발에 뛰어든 회사들의 사례가 줄지어 전해지고 있는 것도 그런 경우다.

앞서 인실리코 메디슨을 비롯해 영국의 스타트업 비네벌런트AI사와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의 협업, 콘세르토 헬스 AI와 화이자, 브리스톨마이어스이 협업, 마이크로소프트와 옥스퍼드 바이오메디카의 제휴 등도 오픈소싀 장점을 최대한 살려 기업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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