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공학ㆍ합성생물학ㆍAR/AI로 ‘초인 수준’ 인간 개조 가능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능력을 초인 수준으로 확장해 사이보그처럼 만드는 이른바 ‘인간 확장 공학’이 최근 다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영국에선 근위축성 측색경화증(ALS)이라는 불치병에 걸린 로봇 과학자 피터 스콧 모건 박사가 자신의 신체 부위 일부를 기계 부품으로 바꾸는 수술에 성공해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에 대해선 그 효능과 효율성을 인정하는 의견이 많지만, 윤리 도덕적 차원에서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근 일본의 IT연구기관인 앰프미디어와 IRS글로벌은 이런 개념의 ‘인간 확장 공학’이란 용어를 제시해 관심을 끈다.
‘인간 확장 공학’은 인간이 가진 운동 기능이나 감각을, 기술을 사용하여 확장하거나 증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이다. 로봇 공학이나 AR, AI 등을 사용해 사람과 기계, 컴퓨터가 하나로 작동하게 하고 인간의 인식ㆍ행동 능력을 지원하거나 확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인간 확장 공학이 목표로 하는 개념은 이른바 ‘자유화’다. 위험하거나 귀찮은 일은 ‘자동화’하는 한편 굳이 자동화를 하지않고 인간 스스로 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느끼거나 할 경우엔 언제든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유화’다.
운동 기능과 감각 대폭 확장하거나 증강
‘인간 확장 공학’은 인간 자체를 ‘초인화’하여 자유롭게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하자는 개념이다. 이같은 인간 확장 공학에 의한 인간의 ‘초인화’는 평소 만화같은 상상을 잘 하는 일본에서 적극 제기된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이를 통해 인간은 사이보그가 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생겨난다. 이에 대해 많은 인간공학 전문가들은 고도의 알고리즘에 의한 강력한 인공지능으로 조만간에 도덕과 철학이 결여된 공학적 이성만 지배하는 로봇 디스토피아가 출현할 수도 있다고 본다.
심지어는 기술에 의한 이상적 사회, 즉 테크노피아의 극성을 통해 죽음마저 거부하는 ‘영생’의 존재가 예언되기도 한다.
특히 질병이나 신체적 핸디캡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간의 능력 및 편리성을 확장시키는 사이보그화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는 앞서 영국의 모건 박사처럼 대부분 의료 행위의 일환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시력을 잃은 사람에게 장착하는 ‘아이보그(시점을 그대로 녹화해 영상을 스마트폰 스크린에 띄우는 것)’나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이 장착하는 ‘인공 내이(내이의 달팽이관에 전극을 접속시켜 시각을 보조하는 것)’ 등도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경우는 진짜 사이보그라기보단, 디지털 기술에 의한 신체능력 보조나 향상 정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윤리적 기준, 법과 시스템 틀’ 필요
또 한 가지는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초인’ 수준을 도모하기 위한 사이보그화다. 예를 들어 뇌나 근육 등에 인공 장치를 연결해 마치 자신의 신체인 것처럼 다루는 경우다.
이는 그야말로 사이보그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가 현실화될 경우엔 ‘사이보그’와 ‘인간’의 경계선이나 그에 맞는 윤리적 기준, 법과 시스템의 틀이 정비돼야 한다는 의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합성생물학이나 유전공학자들은 “기술적으로 말하면 인간 신체의 대부분을 기계로 전환해 인간을 ‘사이보그’로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실제로 해마다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있는 주요 선진국에선 불사(不死)를 꿈꾸는 사람도 적지 않고 신체를 기계로 전환해서라도 오래 살고 싶어 하는 경우도 많다.
부품 갈아끼우듯 신체 부위 교환?
그 과정에선 인체디자이너도 등장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나노기술과 유전공학이 접목된 합성생물학 기술에 의해 부품 갈아끼우듯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를 수시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모든 질병을 극복하고 나아가선 영생을 꿈꾸는 ‘신’(데우스)과 같은 ‘호모데우스’를 꿈꾸는 단계다. 또한 첨단 기술에 의해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인공생명(AL)도 탄생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이는 기술과 기계로 만들어진 초인적 경지인 트랜스휴먼을 출현케하며 이를 통한 포스트휴머니즘을 구현한다는 인문학적 전망도 차츰 그 현실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앰프미디어는 이에 대해 “질병을 극복하기 위한 사이보그화는 주변 사람들의 공감과 이해를 얻을 수 있지만 회춘이나 불로불사를 목적으로 하는 사이보그화는 그런 이해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이보그를 ‘똑같은 인간’으로 허용하기는 어려운 만큼 인간의 사이보그화를 심리적으로 용인하는 세상이 되려면 아직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